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계의 유명 서점


서점은 책과 사람, 역사와 문화를 연결하는 공간이며 영감의 원천이다.
‘나만의 서재’는 ‘Den’의 원형이기도 하다.
개성과 품격을 자랑하는 세계 각지의 서점을 통해 ‘나만의 Den’을 상상해 보는 건 어떨까?



서점이야, 극장이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엘아테네오 그랜드 스플렌디드 El Ateneo Grand Splendid

1903년 당대 최고 건축가와 예술가가 힘을 모아 설계한 이곳은 탱고처럼 화려한 공연을 올리던 오페라극장이었다. 이후 시대 흐름에 따라 영화관으로 운영되는 등 경영 위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던 중 서점 체인 ‘엘아테네오’가 경영을 맡으면서 2000년 서점으로 재탄생했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는 그대로 유지한 채 객석만 떼어내고 그 자리에 서가를 놓았다. 좌석을 남겨둔 2층과 3층의 발코니에선 책을 읽어도 된다. 붉은 장막이 시선을 끄는 무대 공간은 카페로 활용하고 있다. 극장 중앙에 자리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면 음반 매장이 나온다. 서점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면서 오래된 오페라극장의 정취를 느껴도 좋겠다. 2008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 2019년 미국 월간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홈페이지 www.yenny-elateneo.com


<해리 포터>에 나온 나선형 계단

포르투갈 포르투 

렐루 Lello

100년 역사를 이어온 ‘렐루’ 서점은 소설 <해리 포터> 속 마법학교 기숙사에 자리한 ‘움직이는 계단’의 모티브가 된 곳이다. 서점 중앙에 놓인 나선형의 붉은 계단이 바로 그것. 오로지 이 계단을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몰려온다. 그 덕에 이곳을 둘러보려면 5유로의 입장료를 내야 하는 것은 물론, 인파에 파묻힐 각오도 해야 한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듯, 서점 한편에 <해리 포터> 시리즈와 관련 상품을 별도로 모아뒀다. 해당 시리즈 팬이 아니어도 한 번쯤 찾아갈 만하다. <가디언>, BBC 등 여러 매체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선정할 만큼 멋스러운 곳이기 때문이다. 1906년에 설계한 아르누보 양식의 화려한 인테리어는 100년이 지난 지금도 세련미를 뽐낸다. 천장 높이로 벽면을 빼곡히 채운 서가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홈페이지 www.livrarialello.pt


800년 된 고딕 교회의 변신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도미니카넌 Dominicanen

8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고딕 양식 교회가 2006년 서점으로 탈바꿈했다. 네덜란드 최대 서점 체인인 셀렉시스가 교회의 원형을 그대로 살린 이색 서점을 연 것. 마스트리흐트 교구는 교회 시설을 훼손하지 않는 조건으로 서점 운영을 허가했다. 1294년 건축한 이래 단 한 번의 화재도 입지 않고 온전한 모습을 유지해 온 이곳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입소문 난 것은 당연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천국의 서점’이라고 극찬했을 정도. 고풍스러운 고딕 양식, 800년 세월을 간직한 천장화, 따스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스테인드글라스 등 서점의 모든 요소가 방문객의 마음을 훔친다. 천장 가까이 세운 3층 높이의 서가 또한 볼거리 중 하나. 옛 재단 자리에는 카페가 들어서 향긋한 커피 향을 솔솔 풍긴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서점에도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2012년 셀렉시스 부도 이후 경영 위기를 겪으면서 폐업이 결정된 것. 다행히 서점 직원들이 개시한 크라우드펀딩이 성공하면서 오늘날에도 아름다운 서점으로 그 명성을 지키고 있다.

홈페이지 libris.nl/dominicanen


기차 대신 책과 오가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

영국 안윅 

바터 북스 Barter Books

영국 안윅에 위치한 ‘바터 북스’는 빅토리아 시대 기차역을 개조한 서점이다. 1850년에 문을 연 안윅역은 1968년에 폐쇄됐다. 이후 장난감 기차 세트를 만드는 공장이었다가 1991년 서점으로 또 한 번 변모했다. 약 35만 권의 도서를 보유한 이 서점은 매표소, 대합실, 플랫폼 등 기차역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놨다. 그 중 대합실 공간은 카페와 식당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수많은 사람이 자유롭게 오가던 기차역답게 서가 사이사이에 푹신한 의자를 두어 누구나 쉬어 가도록 했다. 이 서점이 재미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터(Barter)’라는 서점 이름에 걸맞게 물물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고책을 가져가면 서점 내 다른 도서로 교환 가능한 쿠폰을 준다. 이젠 기차 대신 책과 사람이 오래된 기차역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홈페이지 www.barterbooks.co.uk


지중해를 품은 공간

그리스 산토리니 

아틀란티스 북스 Atlantis Books

2002년 그리스 산토리니섬을 여행하던 영국 대학생 올리버와 크레이그는 이곳에 서점을 열기로 다짐한다. 2년 뒤 그리스 전통 가옥을 개조해 오픈한 ‘아틀란티스 북스’는 이 섬의 유일한 서점이자 전 세계 작가 지망생의 아지트가 된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작품 활동을 하려는 이들이 계속해서 찾아오는 것. 서점에서 무료로 숙박하는 대신 매장 운영을 돕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천장에는 이곳을 거쳐간 작가 지망생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그리스어뿐 아니라 영어, 독일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의 책을 구비해 둔 것도 특징. 신간뿐 아니라 중고 서적도 함께 판매한다. 옥상에 올라가면 지중해의 청명한 하늘과 푸른 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홈페이지 atlantisbooks.org


누구나 쉬어 갈 수 있는 열린 공간

미국 오하이 

바츠 북스 Bart’s Books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가까운 소도시 오하이에는 독특한 야외 서점 ‘바츠 북스’가 있다. 1964년 집주인 리처드 바틴스데일이 넘쳐나는 책을 감당하지 못해 집 앞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 이 서점의 시초. 책장에 놓인 빈 통에 돈을 내고 책을 사 가는 방식이었다. 지금도 가게 문이 닫힌 후에는 벽에 뚫어놓은 구멍에 책값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책을 판매한다. 10만 권 이상의 도서가 담벼락, 마당, 주방 곳곳에 놓여 있다. 대부분 중고 도서지만 간혹 희귀한 고서도 발견할 수 있다. 남부 캘리포니아의 건조하고 온화한 기후 덕분에 눈, 비 걱정 없이 운영해 온 곳이다. 이곳의 또 다른 전통은 고양이가 카운터를 지킨다는 것. 마당에 책 읽기 좋은 테이블과 의자를 구비해 누구나 편히 쉬어 갈 수 있다.

홈페이지 bartsbooksojai.com


수상 도시에서 책을 파는 방법

이탈리아 베네치아 

아쿠아 알타 Acqua Alta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위치한 서점 ‘아쿠아 알타’ 서점에 들어서면 여기저기 불규칙하게 쌓인 책 더미에 놀랄지 모른다. 일반적 서재가 아닌 욕조, 보트, 곤돌라 등에 책을 진열해 놨기 때문이다. 물이 자주 범람하는 도시의 특성상 책 손상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서점 한편의 문을 열면 운하와 맞닥뜨린다는 점이다. 바로 발을 담가도 될 정도로 가깝다. 운하 옆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의자도 마련해 놨다. 또 서점 뒤편에는 오래된 책으로 만든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베네치아 골목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이탈리아어로 ‘높은 물 위의 서점’이란 뜻을 지닌 서점답다.

인스타그램 @libreriaacquaalta


<Den> 164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세계의 유명 서점>
에디터 진주영 | 사진 셔터스톡, 알라미, 아틀란티스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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