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이 담긴 공간, 예술가의 서재


책과 소장품, 가구 하나하나에 자신만의 취향이 묻어나는 서재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덴맨의 로망을 자극하는 예술가의 서재를 소개한다.


아버지와 함께하는 공간

조아나 아빌레즈 Joana Avillez

미국 뉴욕,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

이 서재는 과거 아버지가 사무실로 쓰던 공간이다. 아버지의 취향인 예술 이론이나 문화 관련 도서가 서재 한편을 차지한 이유다. 아버지는 이곳의 여러 가구를 직접 만들었다. 그중 벽면을 가득 채운 책장과 그 사이에 놓인 침대가 눈에 띈다. 아빌레즈는 이 침대에 누워 책에 파묻힌 채 잠을 청한다.

조아나 아빌레즈의 서재는 주제별로 분류돼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만화, 어린이 책 등 특별히 좋아하는 책은 자신의 눈높이에 진열해 자주 눈에 띄게 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는 그는 책에서 많은 영감을 얻지만, 가끔 책이 벅차게 느껴질 때는 커튼을 이용해 서재를 가리기도 한다.


창작의 고뇌가 담긴 곳

칼 오베 크네우스고르 Karl Ove Knausgård

스웨덴 말뫼, 소설가

노르웨이 소설가 칼 오베 크네우스고르는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하는 책, 꼭 읽어야 한다고 느끼는 책 등 세 가지 기준으로 책을 분류한다. 어떤 책이든 글 쓰기에 도움이 된다고 확신하는 그는 다양한 주제의 책을 닥치는 대로 사들인다. 그만큼 방대한 서가에서 원하는 책을 찾아 헤매는 일도 기쁘게 여긴다.

스웨덴 말뫼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그는 단독 별채를 서재 겸 작업실로 쓴다. 서재 내부에는 빈 접시와 재떨이는 물론이고 층층이 쌓아둔 책이 어지럽게 놓여 있다. 언뜻 혼란해 보이는 이 공간에서 그는 책을 읽거나 소설을 쓰면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 결과, 자전적 소설 <나의 투쟁>으로 2009년 노르웨이 최고 문학상인 브라게상을 수상했다.


할머니의 유산

요다나 멍크 마틴 Jordana Munk Martin

미국 뉴욕, 섬유 예술 탐구가

요다나 멍크 마틴의 할머니는 다양한 섬유 공예품은 물론 관련 저서를 수집해 왔다. 1960년대에 작은 박물관을 열었을 정도로 방대한 양의 수집품은 할머니가 죽은 후 마틴의 몫이 됐다.

마틴은 할머니의 유산을 다른 사람과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 직물예술센터에 오픈한 태터(Tatter)라는 이름의 도서관이 그 결과물. 섬유 예술과 관련한 3000여 권의 도서와 여러 공예품을 한데 모았다. 예약 후 방문 해야 하는 도서관이지만 대출도 가능하다. 마틴의 표현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사적인 섬유 관련 도서 컬렉션”을 만날 수 있다.


거대한 놀이터

비크 무니스 Vik Muniz

미국 뉴욕,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비크 무니스의 스튜디오 한쪽 벽면에는 수천 권의 책이 꽂혀 있다. 스튜디오는 업무 공간이니만큼 의도적으로 문학 도서를 배제했다. 천장 끝까지 닿아 있는 서가에서 필요한 책을 찾기 위해 사다리를 이용해 오르락내리락하는 일은 무니스의 또 다른 취미 생활. 서가 곳곳에 자리한 고래 뼈·상아로 만든 공예품, 조개껍데기, 화살촉, 대형 가위 등 다양한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곳 서가에 있는 책은 작품 활동에 도움을 주는 심리학 도서와 철학서가 대부분. 최근에는 천체물리학, 연금술, 유클리드기하학 등의 도서에도 많은 관심을 둔다.


편안한 쉼터 같은 공간

로만 알론소 Roman Alonso

미국 캘리포니아, 코뮌 디자인 공동 창업자

디자인 스튜디오 ‘코뮌 디자인’의 공동 창업자인 로만 알론소의 서가에는 리딩 누크가 있다. 리딩 누크란 독서를 위한 아늑하고 구석진 공간을 말한다. 알론소는 서재 가운데 푹신한 침대를 두고, 책 외에도 다양한 수집품을 진열해 자신만의 아지트를 만들었다.

직업상 디자인 도서가 주를 이루지만 사진, 영화, 반문화, 패션, 전기, 소설, 퀴어 등 다양한 주제의 책을 보유 중이다. 인물 전기와 회고록, 역사서 등도 상당하다. 다이애나 브릴랜드의 <매혹>, 슬림 에런스의 <원더풀 타임>, 애니타 루스의 <나 같은 소녀>를 포함해 다양한 희귀본도 소장하고 있다.


도서 <예술가의 서재>

미국의 실내장식 디자이너 니나 프루덴버거가 32명의 예술가를 만나 그들의 서재를 엿봤다. 책과 서재에 대한 무거운 이야기가 아니라 서재 주인이 좋아하는 책의 분야, 책을 다루는 방식 등 사사로운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그 덕에 내 이웃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술술 읽힌다.

니나 프루덴버거 | 출판 한길사


Den 165호 <개인의 취향이 담긴 공간, 예술가의 서재>

에디터 진주영 | 참고 도서 <예술가의 서재>(한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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