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엔데믹 시대의 해외여행자 인터뷰

“이제, 다시, 떠나야 할 시간”
코로나19 엔데믹으로 2년 넘게 멈췄던 해외여행이 본격 재개되었다.
현 시점 여행을 다녀온 이들을 통해 각국의 여행 상황을 알아봤다.


마스크 벗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나라
프랑스

프랑스는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에 가까운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실내외를 비롯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프랑스를 자유 여행한 이기진
1960년생,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2022년 2~4월 여행 


“마스크 없이 즐긴 일상이 한없이 소중했다”


입국 절차와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
출국 전 주민센터에 들러 영문 백신접종 증명서를 떼고, 인천공항에서 ‘코 찌르고’ 받은 신속항원검사 음성 증명서를 가슴에 안고 파리 공항에 도착했다. “봉주르~” 대답 없이 무심코 찍어주는 입국 허가 도장에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다. “웰컴 투 파리!”를 외치며 공항에 마중 나온 지인들이 와락 껴안으며 마스크를 벗겨버렸다. 불안한 나만 마스크를 어정쩡하게 쓰고 지내길 하루, 그다음 날부터는 나도 마스크를 던져버리고 파리를 즐겼다. 아침은 카페에서 크루아상에 에스프레소를 곁들이고, 점심은 테라스에서 와인과 함께 크로크뮤슈를 먹었다. 마스크 없이 동네를 달리고, 오후 5시 동네 단골 카페 ‘해피아워’에서 칩스와 함께 맥주를 즐겼다.

파리에서의 일상은?
4월까지는 지하철 입구에 들어가기 전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쓰는 풍경이 파리의 일상이었다. 그나마 지하철에서는 마스크를 썼다. 뭐, 이 정도는 엔데믹에 대한 기본 예의라고 생각했다.
난 주로 걸어 다녔다. 파리의 시원한 공기와 햇살, 막 푸른 잎을 보이기 시작하는 가로수…. 마스크를 쓰고 빨리 지나가기보다 하늘을 보며 걷는 파리가 더 좋았다. 시내에 약속이 있거나 미술관에 가는 날은 곧 걷는 날이었다. 주로 마레에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늦은 시간 파리 시내를 걷는 일상이 더없이 행복했다. 그중 마스크 없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은 최고였다. 시내에서 일을 마치고 센강을 건너 강변을 따라 에펠탑까지 걷다 보면 숙소인 다락방에 도착했다. 마스크 없이 걷는 일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생각하며.

현지인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평화로운 파리와 달리 서울은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지인들은 순서 없이 오미크론에 쓰러져 갔다. 사랑하는 딸 역시 일주일 동안 바람만 스쳐도 고통을 느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전화로 “이렇게 아픈 적은 처음이야”라고 말하는데, 난 실감할 수 없었다.
파리 역시 엔데믹이 진행됐다. 어느 날, 옆방에 묵는 부인의 기침 소리가 새벽까지 나기 시작하더니 2주 넘게 이어졌다. 이후 남편의 기침 소리가 2주 정도 더 들렸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미뤄졌다. 약속한 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는 “열이 나니 다음에 만나자”, “아이가 감기인 것 같은데, 다음에 보자”라고 말했다. 이렇게 서서히 거리를 두고 ‘각자 알아서 식’ 파리의 엔데믹 일상이 진행됐다.

귀국 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프랑스에 가져갔던 마스크는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되가져오기로 했다. 귀국 전날 파리 약국에서 PCR 검사를 하고 음성 증명서를 받아 서울에 도착했다. 이후 서울 동네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하고 꼬박 하루를 기다려 음성 결과를 받았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서 아프다는 전화가 왔다. 불행히도 그런 전화는 아직도 걸려온다.
서울에 도착하자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정부의 발표가 났다. “이야, 이제 마스크에서 해방이야!”라고 외쳤다.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서울 사람들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정부 발표를 듣자마자 화끈하게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카페에서 파티를 여는 파리지앵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렇게 서서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팬데믹은 지나가고 있나 보다.


엔데믹 시대 프랑스 여행 정보 전문 보기 [클릭]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위드 코로나’
터키

‘형제의 나라’ 터키는 한국인에 호감도가 높고, 우리나라와 비슷한 수준의 방역 완화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만큼 현지 적응은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터키에서 한 달 살기 해본 김은덕
1981년생, 여행작가·유튜버 | 2022년 2~3월 여행 


“아직 여행객들에 조심스럽지만, 한국인에겐 호감”  


일상생활 중 마스크 착용은 어떻게 하고 있나?
터키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어 현지인도 여행자도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아직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라 모든 사람이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현지인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대부분 마스크를 잘 착용했고, 인적이 드물면 자율적으로 마스크를 벗는 이도 있었다. 물론 식당에서는 편안하게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한다.

현지인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현지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코로나19에 감염됐어도 많이 아프지 않으면 직장에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코로나19를 감기처럼 인식한다는 것과 더불어 위드 코로나가 정착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만 어린아이를 키우거나 필라테스 강사처럼 사람을 대면해야 하는 직업군은 조금 더 신중한 모습이다.

해외 여행객에 대한 시선은 어떤가?
우리나라에 대한 인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좋다. 특히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특유의 호기심으로 친근하게 여행자들을 대한다. 적어도 한국인이라고 대답했을 때 껄끄러운 눈초리를 받지는 않는다.

터키 여행에서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이스탄불은 워낙 유명한 도시이기 때문에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이미 이스탄불에 가본 적이 있다면 과감히 다른 여행지를 가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특히 에게해 지역의 이즈미르에서 한 달 살기를 추천한다. 이즈미르는 인구 밀도가 이스탄불만큼 높지 않다. 멋진 해변 도시로서의 자유분방한 분위기와 에페수스, 성모마리아의 집 등 에게해 지역의 다양한 유적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이스탄불 여행 팁이 있다면?
이스탄불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코스가 쇼핑이다. 쇼핑을 할 때는 사람이 붐비는 쇼핑몰이나 그랜드 바자르 대신 니산타시와 카니언 쇼핑몰을 추천한다.

1. 니산타시(Nisantasi)
이스탄불에서 가장 부유한 거리 중 하나다.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터키 로컬 브랜드가 길을 따라 이어져 있다. 답답한 쇼핑몰이 부담스럽다면 이 거리에서 쇼핑을 즐겨보자. 근처에 아기자기한 카페와 갤러리, 식당 등이 밀집해 있어 쇼핑하다 지치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 카니언(Kanyon) 쇼핑몰
이스탄불에서 가장 럭셔리하고 개성 있는 쇼핑몰이다. 쇼핑몰이지만 가운데가 바깥으로 뻥 뚫려 있어 코로나19 시국에도 안전한 쇼핑이 가능하다. 건물 자체를 큼직한 인공 협곡 모양으로 만들어 시원한 느낌이 든다. 쇼핑도 좋지만 터키에 가면 여행자들이 꼭 들르는 유명 레스토랑 체인점이 모두 이곳에 입점해 있으니 취향껏 골라 먹자.


엔데믹 시대 터키 여행 정보 전문 보기 [클릭]


위드 코로나 시대의 여행 성지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 티니안, 로타 등 15개 섬으로 이루어진 북마리아나 제도는 백신접종 의무, 국경 강화 등 적극적인 방역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이판으로 패키지 여행을 다녀온 박준영
1992년생, SK 홍보팀 근무 | 2022년 4월 말 여행 


“한국인에 호의적,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은 NO!”

 

사이판 여행을 떠난 계기는 무엇인가?
이직을 앞두고 리프레시 차원에서 다녀온 오로지 나를 위한 여행이었다. 여러 여행지 중 사이판의 경우 귀국용 PCR 검사를 포함해 현지 코로나19 확진 시 숙소, 식사 등을 지원해 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트래블 버블(2인 이상 단체 패키지) 승객뿐 아니라 개인 여행자에게도 이 같은 혜택을 준다.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
해외 여행자에 매우 호의적이다. 입국 수속도 어렵지 않았다. 북마리아나 제도는 PCR 검사뿐 아니라 신속항원검사 결과도 인정해 준다. 사이판 공용어는 영어, 차모로어, 캐롤라인어인데 한국인 여행자가 많은 지역이라 한국어 소통이 가능한 곳도 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은 의무지만 실외에서는 벗어도 된다. 그러나 한국인 여행자는 대부분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마리아나 정부가 지원하는 귀국용 PCR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
한국 귀국 2일 전 한국인 여행자 모두 검사 장소로 집결한다. 인원이 많다 보니 검사 소요 시간은 2~3시간 정도. 검사 결과는 다음 날 오전에 메일로 보내준다. 음성인 경우 일정대로 한국행 비행기를 타면 된다.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이판 현지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하지 않은 편인 데다 현지인 대부분은 3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태라고 한다.


엔데믹 시대 북마리아나 제도 여행 정보 전문 보기 [클릭]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 없는 엔데믹 여행지
스페인

코로나19 초반 강력한 봉쇄 조치를 취한 스페인은 빠른 백신 수급으로 백신접종 속도를 높여왔다.
그 결과, 현재는 엔데믹 상황에 들어서 국경을 활짝 개방했다.

코로나19 완치 후 힐링 여행 다녀온 이창희
1982년생, <더퍼스트미디어> 前 편집장 | 2022년 3~4월 여행


“느슨한 입국 수속, 그새 오른 물가, 자유로운 노 마스크”


여행 정보는 어디서 얻었나?
구글맵스와 네이버 카페 ‘유랑’을 통해 정보를 얻었다. 팬데믹 이전에는 블로그 포스팅을 많이 참고했는데, 아직까지는 정보 업데이트가 더딤이 느껴졌다. 관광지 운영 시간 및 입장료, 교통 정보 등이 사전 자료와 달라 애를 먹었다.

입국 절차는 간단했는가?
스페인을 여행하려면 SpTH라는 자체 검역 앱을 설치해야 한다. 부스터샷 접종을 인증하면 QR코드를 발급해 준다. 이 QR코드를 입국 시 보여주면 프리패스다. 영문으로 된 PCR 음성 확인서도 필요하다. 스페인은 유럽 중에서도 입국 절차가 느슨한 편이다.

현지 분위기는?
예상보다 많은 음식점과 숙소가 휴업 중이었다. 그동안 물가가 상당히 올랐다는 걸 체감했다. 예산이 조금 부족하기도 했다. 현지인들도 오랜만에 보는 이방인의 모습에 다소 낯설어하는 것이 보였다. 여행자가 많지 않아 쾌적한 여행이 가능했다. 방문 당시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됐는데, 실제로 대부분 사람이 마스크를 벗고 다녔다. 이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됐다.

엔데믹 여행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여행 전후 코로나19를 확진받을 경우를 대비해 항공권은 항공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발권하는 편이 좋겠다. 최저가 비교 사이트에서 구매하면 취소나 변경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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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과 더불어 여행하기 좋은 곳
모로코

스페인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모로코는 지난해부터 국경 개방, 주요 시설 재개장 등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차츰 완화해 왔다.

퇴사 후 모로코로 떠난 한유화
1985년생, 여행 블로그 ‘직장인 띄엄띄엄 세계여행’ 운영 | 2022년 4월 여행


“No 격리, No 마스크! 모로코는 코로나 이전으로”  


입국 절차는 어땠나?
영문 PCR 음성 확인서, 백신접종 증명서, 공항 도착 후 작성하는 건강상태확인서 등 세 가지 서류만 준비하면 된다. 비슷한 시기에 이용한 여타 유럽 공항에 비해 입국 절차가 까다롭지 않았다. 모로코는 이미 엔데믹 상황에 완벽하게 적응한 듯했다. 현지 입국 후 무작위로 PCR 검사를 진행할지도 모른다는 사전 정보에 겁이 나기도 했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다.

현지 분위기는 어떤가?
최근에야 다시 국경을 개방한 모로코. 코로나19 확산 이전 못지않게 자유로운 분위기다. 실내에서조차 마스크를 거의 쓰지 않는다. 관광지, 음식점 등에 입장할 때 체온을 측정하거나 손 세정제 사용을 권유하지도 않는다. 여행자로선 오히려 달가운 부분. 다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의 수가 적은 데다, 자가 키트는 병원에 가야만 구할 수 있다.

다른 여행자도 많았나?
아직까지는 여행자가 많지 않다는 걸 체감했다. 특히 열흘 넘게 여행하는 동안 10명 남짓한 동양인과 마주쳤다. 그래서인지 여행자에 대한 현지인의 관심이 어마어마했다. 마라케시 여행의 구심점인 제마 알프나 광장과 근처 시장을 한 바퀴 도는 사이, 중국어와 일본어로 된 인사말을 수십 번 넘게 들었다. 영어로 이름을 물어보던 꼬마 아이도 기억에 남는다. 이렇듯 이방인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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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 165호 <코로나19 엔데민 시대의 해외여행법>

에디터 이영민, 진주영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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