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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는 재활의학과 의사 이종민

‘재활의학과 의사 겸 피트니스 선수’, 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 이종민 원장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는 표현이다. 운동과 의학, 두 가지 분야에서 남다른 영향력을 펼치며 ‘셀럽’에 가까운 삶을 사는 의사, 이종민 원장을 만났다.

  • 입력 2023.03.18 21:18
  • 수정 2023.05.24 14:47
  • 2023년 4월호
  • 진주영 에디터
Profile이종민•1986년생•재활의학과 전문의•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 원장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국가대표 여자 농구팀 닥터 장난 아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피트니스 모델로도 활동하는 이종민 원장의 보디 프로필 사진과 함께 간단한 이력을 덧붙인 글이었다. 눈이 번쩍 뜨이는 미모와 운동선수를 압도하는 건강한 몸매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문무를 겸비한 그의 삶이 부럽다’, ‘건강 그 자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누가 봐도 탄탄한 몸의 소유자, 이종민 원장의 몸매 관리 비결은 단연 웨이트트레이닝. 2018년 결혼 준비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헬스에 입문해 킥복싱, 유도 등 다양한 운동을 익히는 중이다. 그 덕에 각종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마음을 더욱 잘 이해하게 됐다고.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방송 출연, 도서 출간 등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종민 원장을 만나 운동하는 삶에 대해 물었다.

 

국가대표 농구팀의 ‘미녀 팀 닥터’로 화제가 됐는데

대한민국농구협회 소속으로 국가대표 경기를 치를 때 팀 닥터로 동행한다.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에서 경기를 뛸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경기 외적으로 SNS 등에서 선수들과 교류하고 가끔은 경기장에 직접 응원을 가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을 하지 않아 ‘국가대표 여자 농구팀닥터’ 게시물이 업로드됐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얼마 전에 지인이 “이거 너 아니야?” 하면서 보여주더라.

 

의사보다는 ‘셀럽’으로 인식하는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나?

스스로 셀럽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미디어의 영향력을 느낄 때가 종종 있긴 하다. 인스타그램을 보고 일부러 찾아왔다는 환자를 마주할 때면 신기한 기분이 든다. 최근에는 “유튜브 예능 <다이다이(DIE DIE)> 팀 닥터이지 않느냐”고 물어보는 경우도 생겼다.

 

유튜브 채널 <디알미니(DRMINI)>를 운영 중인데, 어떤 내용을 다루나?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운동 정보나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좀 더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은데,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중 유튜브 격투기 예능 프로그램 <다이다이(DIE DIE)>에 팀 닥터로 출연하게 되면서 유튜브 채널을 오픈하기로 마음먹었다. 재활 운동법, 운동 체험 등 건강 관련 콘텐츠를 주로 올리고 있다.

 

원래 운동을 좋아했나?

TV에 나오는 ‘몸짱’ 연예인을 보면서 운동을 하면 진짜 몸이 달라지는지 궁금했다. 그러던 중, 2018년 결혼을 앞두고 본격적인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이전에는 식이 조절이나 유산소 운동만 주로 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근력 운동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피트니스 선수 레슨을 전문으로 하는 헬스장이어서 자연스럽게 대회 출전을 결심했는데, 첫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이후 꾸준히 대회에 나가고 있다. 2021년에는 ICN 내셔널리그 비키니 종목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운동 루틴은 어떻게 되나?

출근 전에 1시간, 퇴근 후에 또 1~2시간씩 근력 운동을 하고 유산소 운동도 매일 1시간씩 한다. 아무리 바빠도 어떻게든 헬스장에 가려고 노력한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모든 게 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많지 않나. 그런데 운동하는 시간은 다르다. 헬스장에서만큼은 스스로 몸을 움직여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오직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시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운동에 몰입하는 순간이 좋다. 그 결과가 눈에 바로 보이는 것도 원동력이다.

 

운동을 통해 달라진 점은?

환자의 상황이나 심경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 현재 일하는 병원은 스포츠의학을 중점으로 하는 곳이어서 프로 선수는 물론 체육대학 입시생, 아마추어 선수, 운동 마니아 등 운동에 진심인 사람이 많이 방문한다. 피트니스 선수로서 대회를 준비해 봤기 때문에 부상으로 운동을 쉬어야 하는 이들의 심정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더 나은 대안이 없는지 함께 고민한다. 이런 의사는 처음이라고 고마워하는 환자도 많다. 비슷한 맥락에서 필라테스 강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재활의학과 특성상 필라테스에 대해 물어보는 환자가 많다. 환자 상태에 맞는 답변을 하려면 그 운동을 잘 아는 게 좋다. 최근 킥복싱, 유도 같은 운동도 배웠는데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Profile 이종민•2021년 ICN 내셔널리그 비키니 그랑프리 수상•2021년 헬스&피트니스 잡지 '맥스큐(MAXQ)' 표지모델 선발전 본선 진출
Profile 이종민•2021년 ICN 내셔널리그 비키니 그랑프리 수상•2021년 헬스&피트니스 잡지 '맥스큐(MAXQ)' 표지모델 선발전 본선 진출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유튜브, 팟캐스트, 지면 매체 등 각종 미디어 일정을 소화하느라 최근에는 정말 바쁘게 지냈다. 본래 내 성격이 그렇다. 한시도 가만있지 못한다. 집에서 TV를 볼 때도 유산소 운동이라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또 어떤 목표를 정했다면 오로지 그것만 생각한다. 의사로 일하면서 피트니스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도 대회 출전이라는 목표를 정해 놨기 때문이다.

 

재활의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학창 시절 몸무게를 고백하자면 약 100kg이었다. 돌이켜 보면 10대 때는 늘 비만이었다. 20대 초반, 몇 년에 걸쳐 40kg 넘게 감량했다. 하루에 8시간 동안 트레드밀을 걸었을 정도로 유산소 운동과 식이 조절을 중점으로 했다. 이런 다이어트 경험을 바탕으로 가정의학과나 외과에서 비만 관련 공부를 하면 어떨까 고심했다. 그런데 더욱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라는 생각이 들어 재활의학과를 선택했다. 물론 재활의학이 단순히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다루는 학문이 아니라는 건 그 후에 알았다.(웃음)

 

중년 남성을 위한 건강관리 조언이 있다면

가장 강조하고 싶은 건 하체 단련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체보다는 상체 운동을 선호하는 중년 남성이 많은 듯하다. 그런데 중년 남성이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허리, 무릎, 목 등이다. 이런 부위의 통증을 완화하려면 하체 운동이 필수적이다. 허벅지 앞쪽과 엉덩이 근육을 키워야 한다. 레그 익스텐션, 힙 애브덕션 같은 기구 운동이나 스쿼트를 추천한다. 하체 근력이 탄탄하면 골프를 할 때도 도움이 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 근무하다가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꽤 많다. 최근에는 아픈 허리 때문에 스탠딩 테이블을 이용해 서서 일하는 경우도 있는데 짝다리를 짚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두 다리 힘을 균형 있게 써야 한다. 지난 2월 일상 속 올바른 자세를 알려 주는 책 <자세가 잘못됐습니다>를 출간했으니 많은 관심 바란다.(웃음)

 

운동하는 재활의학과 의사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어떤 환자든지 내게는 국가대표나 다름없다. 그만큼 환자 한 분, 한 분 귀하다는 뜻이다. 나를 믿고 내원한 환자에게 최상의 진료를 제공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그러기 위해 운동과 의학 연구 모두 게을리하지 않고 스포츠 재활의학 분야에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

또 거시적인 목표로는 인기 종목뿐 아니라 비인기 종목 선수들도 마음 편히 재활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 부상을 당한 후 선수 생활을 그만두는 경우를 보면 참 안타깝다.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아직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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