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요즘 애들은 뭘 볼까?

유튜브 콘텐츠 트렌드를 알면 2030세대와 문화적 거리를 좁힐 수 있지 않을까?

  • 입력 2023.05.24 08:51
  • 수정 2023.05.24 14:17
  • 2023년 5월호
  • 정지환 에디터

 

유튜브엔 내가 알고 싶은 정보 콘텐츠가 넘쳐난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내가 관심 있는 것만 골라본다면 트랜드에 뒤쳐져 한참 오래된 유행어를 따라하는 ‘아재’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소개하는 채널의 영상만 알고 있어도 ‘유행 모르는 아재’ 소리는 듣지 않을 것.

 

코미디

개그맨은 유튜브라는 무대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22년 12월 5일 유튜브가 발표한 ‘2022년 인기 동영상 및 크리에이터 결산’에 따르면, ‘인기 크리에이터 TOP10’ 중 코미디 유튜브가 세 자리를 차지했다.

코미디 콘텐츠는 주로 ‘스케치 코미디’ 형식을 가져간다. 스케치 코미디는 단발성 에피소드로 구성한 코미디를 지칭하는 용어로, ‘숏박스’, ‘너덜트’, ‘킥서비스’ 등이 그 예다. 스케치 코미디는 평균 5분 내외의 짧은 에피소드로 풀어가는 것이 특징. 코미디 장르인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영상 길이가 5분 내외로 짧다. 이러한 특징은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2030세대에게 강점으로 어필된다.

 

숏박스 ‘장기연애’ 썸네일 이미지
숏박스 ‘장기연애’ 썸네일 이미지

 

숏박스는 코미디 유튜브 중 구독자 수가 가장 많다. 숏박스는 일상에서 한 번쯤 있을 법한 상황을 위트 있게 풍자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다. 그야말로 ‘하이퍼 리얼리즘’인 셈. ‘장기연애’ 시리즈와 ‘찐남매’ 시리즈가 가장 유명하다.

너덜트는 2030세대가 공감할 포인트를 풍자한다는 점에서 숏박스와 유사하지만, 약간의 차별점이 있다. 숏박스는 주로 일상 속 ‘관계’를 다룬 콘텐츠가 인기를 얻은 반면, 너덜트는 일상 속 ‘상황’을 풍자해 인기를 얻었다.

킥서비스의 ‘2033년’ 콘텐츠는 미래 시점을 연출하는 방식으로 최근 이슈나 현재 상황을 풍자한다. 2033년 콘텐츠 속 스마트폰의 후면부는 카메라 렌즈로 가득한데, 이는 스마트폰이 발전할수록 카메라 렌즈 개수가 늘어나는 것을 풍자한 것. 이런 디테일한 풍자가 킥서비스의 매력 포인트다.

피식대학은 대부분의 코미디 유튜브와 다른 방향을 선택했다. 평균 20분 내외의 영상 길이에도 2030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대세 유튜브 반열에 올랐다. 피식대학은 주요 소비층인 2030세대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중년층이나 외국 프로그램을 모방한다. 이는 시청자로 하여금 ‘직접적 공감’이 아닌 ‘간접적 공감’을 풍자했다고 볼 수 있다. 3040세대를 모방하는 ‘05학번이즈히어’ 콘텐츠는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으며, 최근 외국 토크쇼를 연상케 하는 ‘피식쇼’ 콘텐츠가 인기다. 어설픈 영어와 한국어를 섞는 것이 ‘킹받는’ 포인트.

 

토크쇼

코미디 콘텐츠와 더불어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콘텐츠. 지상파 방송에선 유재석이나 유희열 등 예능 MC를 주로 담당하는 연예인이 정해져 있었다면, 유튜브에선 그 틀을 깨고 다양한 연예인이 토크쇼를 진행한다. 특히 최근엔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음주 토크’ 콘텐츠가 대세다. 이는 래퍼 이영지가 진행하는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이 큰 성공을 거둔 영향이 크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데, 지상파 방송에서는 볼 수 없는 ‘최애’ 연예인의 취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 귀여운 술버릇이나 진솔한 이야기 등이 음주 토크쇼 콘텐츠의 매력이다.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은 영상이 업로드될 때마다 조회수가 1000만을 웃돈다. 출연하는 게스트의 면면 또한 심상치 않다. 블랙핑크를 포함한 유명 아이돌뿐만 아니라 해외 팝스타도 출연했다. 방탄소년단의 진이 출연한 회차는 조회수가 무려 1700만 회를 넘었다. 채널의 인기 이유는 단연 이영지의 ‘인싸력’. 특유의 친화력과 에너지는 어떤 게스트가 오더라도 10년지기 친구인 것처럼 흥을 돋운다.
 

슈취타 유튜브 캡처
슈취타 유튜브 캡처

 

슈취타는 ‘슈가와 취하는 타임’이라는 뜻으로,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진행하는 토크쇼다. 같은 그룹 멤버인 RM과 지민뿐만 아니라 이성민, 신동엽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까지 출연했다. 이렇듯 신선한 조합이 주는 의외의 재미로 대중과 방탄소년단 팬에게 인기를 얻는 중이다.

혼성그룹 어반자카파의 멤버 조현아도 최근 본인의 이름을 달고 토크쇼를 시작했다. 조현아의 목요일 밤은 ‘뮤직 토크쇼’라는 콘텐츠를 내세웠다. ‘어떤 고민이든 노래로 만들어준다’는 도입부 멘트처럼, 토크쇼 도중에 조현아가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올해 1월에 개설해 아직 채널 구독자 수가 많진 않지만, 음악이라는 포인트로 다른 토크쇼 콘텐츠와 차별점을 두면서 최근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웹 예능

유튜브에도 지상파에서 방송하던 예능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방송국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엄격한 제재를 벗어나 유튜브 플랫폼에 맞는 자유로운 예능을 제작한다. 최근에는 대형 기획사인 안테나와 AOMG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웹 예능 제작을 시작했다. 이들이 만든 웹 예능의 강점은 단연 압도적인 제작 규모와 섭외력이다. 대형 방송국과 기획사의 막대한 지원을 받아 제작하는 만큼 콘텐츠와 게스트의 수준은 여타 유튜브와는 비교하기 민망할 정도.

 

채널 십오야 유튜브 캡처
채널 십오야 유튜브 캡처

 

채널 십오야는 나영석 PD를 중심으로 tvN이 운영하는 유튜브다. 독특한 건 tvN 본방송에선 10분 내외만 방영하고, 본방송 이후 유튜브 채널에 전체를 담은 ‘풀버전’ 영상이 올라온다. 사실상 유튜브가 메인 플랫폼인 셈.

문명특급은 SBS에서 운영하는 예능 유튜브 채널로, ‘연반인’(연예인+일반인) 재재가 기획과 진행을 맡는다. 문명특급은 과거 유행했던 곡을 다루는 ‘숨어 있는 명곡’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2020년 4월에는 제53회 휴스턴 국제 필름 페스티벌 뉴미디어 웹 시리즈 부문에서 국내 뉴미디어 콘텐츠 최초로 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요를 주로 다루는 만큼 컴백하는 가수들이 주로 게스트로 참여하는 편.

래퍼 박재범이 설립한 힙합 레이블 AOMG도 유튜브 예능 콘텐츠를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킹받는’ 매력으로 인기를 끌었던 ‘미노이의 요리조리’가 AOMG에서 제작한 예능 콘텐츠다. 이를 시작으로 어두운 매력의 래퍼 우원재가 진행하는 ‘우원재의 요모조모’를 제작했으며, 최근에는 4차원 캐릭터로 유명한 기안84가 AOMG 소속이 되면서 기안84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막내84’ 콘텐츠를 시작했다.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이들의 콘텐츠 행보가 주목할 만하다.

 

중년 예능인

지상파에서 활약하던 예능인이 유튜브에서도 여전히 건재한 경우도 있다. 국민 MC 두 사람도 마찬가지. 유재석은 소속사 ‘안테나’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뜬뜬’에, 강호동은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강호동네방네’에서 활약하는 중이다. 콘텐츠 트렌드는 아니지만, 평균 연령이 50세에 가까운 이들이 2030세대와 소통하는 콘텐츠를 보면 세대의 벽을 허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할명수 ‘OO할 명수’라는 콘셉트. 박명수가 최근 2030세대의 트렌드를 경험하는 콘텐츠로 인기를 모았다.

 

노빠꾸 탁재훈 유튜브 캡처
노빠꾸 탁재훈 유튜브 캡처

 

노빠꾸 탁재훈 게스트를 초대해 심문한다는 콘셉트의 토크 콘텐츠. 탁재훈의 필터링 없는 ‘드립’은 여전히 건재하다.

지편한 세상 지석진의 유튜브 채널. 절친 연예인 김수용과 함께하는 ‘핫저씨’ 코너는 2030세대를 이해하려는 아저씨들의 노력이 웃음 포인트.

저작권자 © 덴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