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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와인의 재발견

비주류로 여겨온 독일 와인은 사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알고 보면 독일은 와인 산지가 될 운명을 타고났다.

  • 입력 2023.05.24 08:37
  • 수정 2023.05.25 14:33
  • 2023년 5월호
  • 이영민 에디터

율리우스슈피탈(Juliusspital)

54만 평 부지에 녹아든 445년의 전통
1576년 율리우스 에히터(Julius Echter) 대주교가 설립한 와이너리다. 180헥타르(약 54만4500평)에 달하는 포도밭은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포도밭은 100km 이상 뻗어 있으며 뷔르츠부르크 지역 전역에 걸쳐 있다. 토양은 붉은 사암, 폐석회암, 큐퍼 세 가지 암석으로 이뤄졌고, 높은 수작업 비율로 전통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균일한 포도 숙성은 율리우스슈피탈 와이너리만의 노하우로 잘 알려졌다.

관광 명소로 부상한 대규모 와인 저장고
율리우스슈피탈 와이너리는 뷔르츠부르크의 시민병원인 율리우스슈피탈 병원 재단이 소유하고 있다. 병원 지하에 250m 길이의 어마어마한 와인 저장고가 있는 이유다. 이곳에서는 율리우스슈피탈의 오랜 전통을 확인할 수 있을뿐더러 음식과 와인을 맛볼 수도 있다. 뷔르츠부르크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손꼽힌다.

 

대표 제품

폴카허 카토이저 바이써 부어건더 GG 2020
화이트•피노 블랑
향기로운 꽃향기, 배와 복숭아의 은은한 단맛, 크리미한 바닐라와 화이트 초콜릿의 노트가 균형을 이루는 와인이다. 고품질 프랑스 샤르도네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이라고 볼 수 있다. 일일이 손으로 수확한 포도 중 좋은 것만 선별해 만들고, 오크통에서 100% 자연발효한 뒤 500L 토너에서 숙성시켰다. 까다로운 수작업과 숙성 과정 덕에 GG 등급을 자랑한다.
※ GG는 그로세스 게바흐(Grosses Gewach)의 이니셜로 독일 와인 등급 분류에서 최상급을 뜻한다. 프랑스 와인의 ‘그랑 크뤼’와 같은 의미다.

 

 

 

호프켈러(Hofkeller)

유네스코 세계유산 레지던스 궁전 지하에 숨겨진 보물
호프켈러는 1128년 문을 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다. 120헥타르(36만3000평)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연간 85만 병의 와인을 생산한다. 호프켈러는 장소부터 특별하다. 뷔르츠부르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레지던스 궁전 지하에 위치한 것.

괴테가 사랑한 와인
독일의 대문호 괴테, 비스마르크 제국을 건설한 오토 폰 비스마르크 등 많은 역사적 인물이 호프켈러 와인을 사랑했다. 특히 이 와인에 대한 괴테의 애정은 남달랐다. 그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기간에도 아내 크리스티안에게 편지를 보내 뷔르츠부르크 와인을 더 보내달라고 했다. “뷔르츠부르크 와인을 보내주시오. 나에겐 그 어떤 와인도 맛이 없기 때문이오.”(1806년 6월 17일) 그렇게 괴테는 4주간 여행하는 동안 60L나 되는 호프켈러 와인을 공수할 정도로 그 맛에 푹 빠져 지냈다.

 

대표 제품

뷔르츠부어거 슈타인베어그 실바너 트록켄 GG 2021
화이트•실바너
2021년 독일에서 개최한 ‘G7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에게 선물한 GG 등급 와인. 실바너 품종 특유의 과일 향과 청량함, 드라이함이 특징이다.

그로쓰호이바허 비쇼프스베어그 슈패트부어건더 GG 2019
레드•피노 누아
독일 내 최고급 와인을 의미하는 ‘GG’ 등급을 받았다. 블랙체리, 라즈베리 등의 과즙 맛이 많이 느껴지고 여기에 더해진 약간의 바닐라 맛 덕분에 크리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카스텔(Castell)

카스텔 왕자의 와이너리, 독일 최초의 실바너
카스텔은 귀족인 카스텔 가문의 성과 와이너리가 있는 프랑켄 지역의 아름다운 도시이자 와이너리다. 카스텔 가문은 바이에른 최고 귀족으로 1057년부터 카스텔 지역을 통치해 왔으며, 그보다 훨씬 이전인 8세기(700년대)부터 와인을 생산했다. 1224년 포도 재배에 관한 기록이 발견될 만큼 와이너리 또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는 가문의 수장인 페르디난트 왕자가 소유하고 있다.

독일 최초 실바너 와인 생산지
카스텔은 실바너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 유명하다. 독일 최초로 1659년 4월 오스트리아에서 실바너 품종을 들여온 것이 그 시작이다. 또 26대에 걸쳐 지금까지도 전통 방식으로 오크통에서 와인을 숙성하면서도 기후변화에 따라 다양한 시도를 하며 변화를 추구한다. 카스텔성을 둘러싼 일곱 곳의 포도밭 또한 와인 맛을 북돋운다. 이곳의 포도들은 숙성 잠재력이 뛰어나고 드라이한 맛이 난다.

 

대표 제품

라이트슈타이그 슈패트부어건더 2019
레드•피노 누아
18개월 동안 바리크(오크) 배럴에서 숙성시키고 체리, 라즈베리 등 베리 맛과 우드, 화이트 초콜릿 향이 더해진 조화가 기분을 좋게 만든다. 투명하고 아름다운 루비색 또한 우아하다.

아프릴레스 실바너 2019
화이트•실바너
향긋한 과일 향과 은은한 스모키 향의 조화, 섬세하면서도 잘 통합된 산도, 유리잔에서 반짝이는 밝은 금빛, 복합적인 맛과 긴 여운 등 장점이 많은 와인이다. 잘 익은 노란 배, 복숭아, 구운 레몬, 바닐라의 달콤한 맛과 함께 스파이시하고 스모키한 노트를 지녀 풍미 있는 요리와 잘 어울린다.

 

 

 

호르스트 사우어(Horst Sauer)

독일 와인 명장이 키운 와이너리
호르스트 사우어는 독일의 유명한 와인 명장 호르스트 사우어가 운영하던 와이너리다. 지금은 그의 딸 산드라 사우어가 운영하며 아버지의 열정을 잇고 있다.  

스위트 와인 월드 챔피언
호르스트 사우어의 포도밭 면적은 37헥타르(약 11만1925평)로, 크지는 않지만 토양에 석회암이 풍부해 우수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석회암은 토양에 수분이 많을 경우 수분을 흡수하고, 수분이 적을 경우 포도에 수분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2019 올해의 스위트 와인 제조업체(Shortlisted Sweet Wine Maker of the Year 2019)’, ‘국제 와인 첼린지(International Wine Challenge)’, 세계 5대 와인 품평회 중 하나인 ‘AWC Vienna’ 등 수많은 와인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호르스트 사우어는 스위트 와인 세계 챔피언으로서 명성을 얻은 최고 와이너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표 제품

리슬링 베어렌아우스레제 2018
화이트•리슬링

밀도 높은 달콤함을 자랑하는 화이트 와인이다. 일명 ‘고급스러운 디저트 와인’으로 통한다. 이국적인 과일의 독특한 향이 특징이며, 깨끗하고 부분적으로 냉동된 베리와 ‘보트리티스’ 처리한 과일을 결합해 매우 낮은 온도에서 발효했다.
※ 보트리티스는 곰팡이의 한 종류로, 최고급 스위트 와인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도에 보트리티스가 생기면 포도알 내부에선 수분 증발로 인한 당도와 산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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