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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이태원’, 안녕한가요?

참사 이후 싸늘히 식어버린 곳. 지금 그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입력 2023.05.24 08:40
  • 수정 2023.05.30 12:56
  • 2023년 5월호
  • 진주영 에디터

‘한국 속 작은 지구촌’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세계 문화를 품은 동네, 서울 이태원. 개성 넘치는 가게, 세계 각지의 음식, 재미있는 축제 등 언제 방문해도 자유와 청춘이 넘실거리는 곳이었다. 그런 이태원이 지난해 10월 29일 참사 이후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사단법인 인플루언서협회 등이 힘을 합쳐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해 ‘헤이, 이태원(HEY, ITAEWON)’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거리 공연, 이태원 회식 챌린지, 다큐 제작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4월 8일(토)과 9일(일)에는 이태원 세계음식거리에서 <헤이, 이태원> 거리 전시회가 열렸다. 가수 이선희, 방송인 조세호, 배우 이준혁, 2pm 황찬성, 모모랜드 제인 등 사진이나 그림에 두각을 보이는 연예인을 필두로 페데리코 꾸에요(現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브루노 피게로아(前 주한 멕시코 대사) 등 외국 대사와 케이티 김 등 각계각층의 아티스트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 모두 이태원 상권 회복이라는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하며 재능 기부 형태로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 덕에 90여 점의 작품이 이태원 골목을 가득 메울 수 있었고, 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이태원을 찾았다. 황찬성, 제인 등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이번 전시회와 이태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시 주제는 ‘뉴 믹스테이프(New Mixtape)’. 힙합 뮤지션 등이 자신의 색깔을 담은 음원을 비상업적 목적으로 공개하는 형태인 믹스테이프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으로, 아티스트의 가치관이 담긴 사진, 회화, 설치 예술 등의 작품을 전시한다는 뜻이다. 인생의 즐거움을 노래한 ‘뉴 믹스테이프’에 출품한 작품이 궁금하다면 다음 장을 놓치지 말 것. 작가 13인의 작품을 엄선해 소개한다.

 

“30여 명의 아티스트가 작품을 통해

인생과 즐거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행복을 느낀 순간, 편안함을 주는 공간,

황홀함을 선사한 풍경 등 여러 아티스트의

시각을 엿보면서 관람객이 자신의 즐거움까지

되짚어 볼 수 있는 전시였다.”  

– 케이티 김(총괄 디렉터, 사진가)

신디 크로퍼드Cindy Crawford, Chanel, Paris 2018방송인 조세호샤넬 패션쇼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스트리트 패션 사진가가 되어본다. 내 운명의 피사체는 누가 될 것인가. 그 순간 톱 모델 겸 영화배우 신디 크로퍼드가 보였다.

신디 크로퍼드 Cindy Crawford, Chanel, Paris 2018
방송인 조세호
샤넬 패션쇼가 열리는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스트리트 패션 사진가가 되어본다. 내 운명의 피사체는 누가 될 것인가. 그 순간 톱 모델 겸 영화배우 신디 크로퍼드가 보였다.

 

 

일루전 Illusion, 2014
헤어 아티스트 겸 사진가 김세호
오브제의 디테일한 부분을 사진에 담아내는 걸 선호하는 편이다. 이 사진 역시 디테일한 부분을 섬세하게 기록하고 싶어 중형 디지털카메라인 핫셀블라드를 사용했다.

 

 

Day Dream #01, 2022
가수 이선희
뭔가 흐릿한 것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물체는 모두 고유의 색을 지니고 있다.
그 감정까지 표현하고 싶다. 그런 사진을 만들기 위해 셔터를 누르곤 한다.

 

 

空, 2023
모모랜드 제인
구름 한 점 없이 공활한 하늘처럼, 마음을 무겁게 하는 짐들은 하늘 위로
가볍게 날려 보내길 바란다. 모델은 강경원.

 

 

드림 Dream #01, 2021
사업가 미희 킴
‘어떤 생각을 하는가?’, ‘무엇을 추구하려 하는가?’.
꿈속에서도 손을 더듬어 라이카 카메라를 잡고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 셔터를 누르곤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핑크빛 구름, 20222pm 황찬성렌즈를 통해 본 내 눈에 맺힌 세상. 근사한 오후, 이런 구름 위에 누운 채로 어떤 날들을 떠올리곤 한다.

핑크빛 구름, 2022
2pm 황찬성
렌즈를 통해 본 내 눈에 맺힌 세상. 근사한 오후, 이런 구름 위에 누운 채로 어떤 날들을 떠올리곤 한다.

 

 

Under the sun, Lisbon, Portugal, 2023
브루노 피게로아(前 주한 멕시코 대사)
표준 렌즈 50mm로 촬영한 포르투갈 리스본의 평화로운 풍경. 그림자를 드리운 사람들의 움직임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다.

 

 

센강, 파리, 2018
배우 이준혁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는 언제든 근사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두 명씩 짝지어 있는 모습처럼.

 

 

Seoul, Korea, 2022
사업가 셀모 킴
제목을 따로 붙이지 않았다. 사진에서 중요하다고 느끼는 건 선과 순간적인 교차점이다.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셔터를 누르게 된다.

 

 

어쩐지 크리스탈_Somehow Crystal, Cheongdam Series, 2022
사진가 케이티 김
일본 작가 다나카 야스오의 소설 <어쩐지, 크리스탈(Somehow Crystal)>에서 제목을 따왔다.
1980년대에 읽은 소설인데 그때 나는 글 쓰는 사람 혹은 플루트 연주자가 되고 싶었다.
현재 나는 스마트폰을 쥐고 있고, 서울 청담동 밤길을 걸으며 청년 시절의 단편들을 주워 담는다. 

 

 

발레 #01, 2018
사진가 안태희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춤을 추는 그녀들. 근육의 움직임, 깃털처럼 가벼운 몸동작···,
그런 그녀들을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사진가인 나는 새처럼 움직이며 셔터를 누른다.

 

 

마이 라이프, 이태원, 2022
헤어 아티스트 태양
서울 이태원 작업실에서 내려다본 이웃의 지붕을 촬영했다.
그러고는 ‘사진이 시간까지 찍을 수 있구나’ 깨달았다.
흘러가는 시간을 멈춰 세워 나만의 타임캡슐에 담는 일 말이다.  

 

 

Parisian Essence, 2008
페데리코 꾸에요(現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제목 그대로 와인을 마시고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바라본다.
누구나 셔터를 누르는 이곳에서 나는 트렌치코트를 입은 멋진 여인을 떠올렸다.
그녀의 이름은 나탈리아. 내 아내, 내 아이들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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