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라면 사자처럼 생각하라! PART 3. 사례를 알면 사자의 길이 보인다
사자는 인류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온 소재였다. 신화, 예술, 영화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 삶 가까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사례를 통해 사자답게 생각하는 법을 배워본다.
그리스 신화 속 사자
불사의 영물
그리스 신화에서 사자는 헤라클레스조차 생사를 장담하지 못하는 수준의 괴물이자 영물로 묘사된다. 헤라클레스는 네메아에 사는 사자를 퇴치한 적이 있는데, 그 사자는 달의 여신 셀레네가 젖을 먹여 키운 불사의 괴물이었다. 네메아의 사자는 영물답게 튼튼하고 두꺼운 가죽과 어마어마하게 단단한 근육 때문에 헤라클레스가 화살을 쏴도 가죽이 뚫리지 않았다. 도끼와 칼로도 베이지 않았고, 창으로 찌르거나 몽둥이와 주먹, 발차기로 위협해도 멀쩡했다. 결국 헤라클레스는 사자와 맨손으로 붙어 30일간 사투를 벌인 끝에 겨우 사자를 물리칠 수 있었다.
영웅의 상징
헤라클레스는 네메아의 사자를 죽인 뒤 가죽을 벗겨 옷으로 입었다. 이후 사자는 헤라클레스 같은 영웅의 상징이 됐다. 머리가 3개 달린 개 케르베로스 조차 손쉽게 잡은 헤라클레스가 사자에게는 쩔쩔맸다는 이야기가 사자의 용맹을 대변한다. 그리스 신화 세계관에서 사자는 그만큼 강력하고 무시무시한 위상을 지닌 존재로 나타난다.
어렵고 힘든 시련에 등장하는 관문
사자는 힘든 시련, 어려운 미션을 달성해야 할 때 넘어서야 하는 장벽과 같이 묘사된다. 그만큼 사자는 강인하고 위력적이기에 인간이 감히 다루기 어려운, 야성적이고 힘 있는 존재라는 의미다.
테살리아 페라이의 왕 아드메토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손녀 알케스티스를 아내로 삼으려 했다. 그러나 알케스티스의 아버지 펠리아스는 사자와 멧돼지가 끄는 전차를 탈 수 있어야 사위로 인정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먹고 먹히는 관계의 멧돼지와 사자가 함께 할 수 없을뿐더러 둘 다 사나운 들짐승인 만큼 더더욱 한 번에 다룰 수 없었다. 다행히 태양의 신 아폴론이 제우스의 어머니 레아의 수레에서 사자를 빌리고, 전쟁의 신 아레스를 멧돼지로 둔갑시켜 수레를 끌게 했다.
대지의 어머니 키벨레의 호위 무사
그리스 신화에는 고대 프리기아 지방(현재 튀르키예)과 관련 한 내용이 등장한다. 프리기아의 여신 키벨레는 생식 능력이 풍부 한 대모신(大母神)으로, 사자가 끄는 전차를 타거나 사자가 그를 호위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즉 사자는 용맹하고 범접할 수 없는 특별한 위상을 만드는 존재로 묘사되는 셈이다.
딸을 시집보낼 자격 있는 사람
그리스 신화 속 사자는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위상이 높은 동물로 그려진다. 아르고스의 왕 아드라스토스는 딸이 있었는데, 우연히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의 아들 폴리네이케스 장군이 사자 가죽을 걸친 것을 보고 단번에 그에게 딸을 보내 아내로 맞이하게 했다. 사자 가죽을 입었다는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을 만큼 용맹하고 강인한 사람임을 증명하는 셈이었기 때문이다.
이룰 수 없는 사랑의 대상
아르카디아 지방의 공주 아탈란테는 자신과 경주해 이긴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밝혔다. 단, 경주에서 진 사람은 그 자리에서 죽이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청년 멜라니온은 경기에 나서기 전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에게 도움을 청했다. 아프로디테는 멜라니온에게 황금 사과 3개를 주었다.
멜라니온은 경주 중 아탈란테가 쫓아올 만하면 황금 사과를 던졌고, 아탈란테는 황금 사과를 줍느라 경주에 패하고 말았다. 두 사람은 결혼했지만 제우스의 신전에서 사랑을 나눴고, 이에 분노한 제우스가 두 사람을 수사자로 만들었다. 수사자끼리는 경쟁을 하기에 서로 이뤄질 수 없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가 혹한 형벌이었다.
예술 속 사자
미술
페테르 파울 루벤스 ‘사자 사냥’
17세기 바로크를 대표하는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1621년에 그린 작품이다. ‘사자 사냥’은 건장한 남자들이 수사자, 암사자와 뒤엉켜 싸우는 장면을 격렬한 동작과 선명한 색채로 묘사해 바로크 회화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가운데 사자를 잡기 직전인 검은 갑옷을 입은 남자는 완벽히 무장한 것으로 보아 지휘관인 듯하다. 사자는 맹수의 제왕으로 불리는 만큼 최고 권력의 상징으로 여겼는데, 이런 사자를 사냥하는 것은 제의적 행위이자 전쟁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문학
프랑스 문학 <여우 이야기>
프랑스 문학의 걸작 <여우 이야기> 는 동물 왕국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여우에 대한 이야기로, 봉건사회의 가치관이나 종교적 권위를 풍자한 것이 특징이다. 작품 속 동물 왕국에서 사자는 왕으로 등장 한다. <여우 이야기>를 비롯해 현대문학에까지 사자는 왕이자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정의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음악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OST ‘생명의 순환’(Circle of Life)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1994)의 오프닝을 여는 음악 ‘생명의 순환’은 영국 가수 엘턴 존이 작곡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용어 중 하나인 줄루어로 구성된 도입부, 아프리카 리듬 등을 통해 사바나 평원을 연상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사자의 힘을 표현하기 위해 생동감 넘치는 아프리카 전통 타악기를 활용했다.
카미유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
‘동물의 사육제’는 프랑스 작곡가 카미유 생상스의 관현악 모음곡으로, 총 1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악장 서주와 왕자의 행진은 피아노의 굉음 같은 반복 연주와 저음역 현악기의 반복 연주로 사자의 웅장한 행진을 표현하고, 반음계로 진행하는 낮은 선율로 사자의 포효를 표현했다. 모음곡에서도 사자는 동물의 왕으로서 그 위엄을 드러낸다.
지고 다니는 것은 칠성판이요, 먹는 것은 사자 밥이라
항상 죽음의 위협을 받으며 고된 노동을 하는 처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칠성판은 밑바닥에 깔아 시신을 고정하는 관 속의 얇은 판을 말한다.
사자 어금니 같다
아주 든든하고 믿음직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자 어금니같이 아끼다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긴다는 말.
사자 없는 산에서 토끼가 왕 노릇 한다
뛰어난 사람이 없는 곳에서 보잘것없는 사람이 득세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공은 사자 밥 지고 칠성판에 오른 목숨이다
배를 타고 파도를 가르며 물 위에서 일하는 사공의 목숨은 죽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다는 말.
범을 피해 사자 굴에 들어간다
범이 무서워 피해 간 곳이 그보다 더 무서운 짐승인 사자의 굴이었다는 뜻으로, 어려운 경우를 벗어난다고 한 일로 오히려 더 어려운 경우에 부닥치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자분신(獅子奮汛)
사자가 세찬 기세로 돌진한다는 뜻으로, 목표한 것을 맹렬한 기세로 온 힘을 다해 달려든다는 뜻.
하동사후(河東獅吼)
황하의 동쪽 언덕에서 사자가 으르렁거린다는 뜻으로, 아내가 사나워 남편에게 큰 소리로 욕설하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
영국
리처드 1세 이후 영국 왕실의 상징이 된 사자는 용감한 기사를 뜻한다. 문장 속 사자는 ‘신과 나의 권리(Dieu et mon droit)’라는 문구 위에서 방패와 왕관을 붙잡고 있다.
스페인
네 등분된 방패 문양 속 좌측 상단의 성채는 카스틸리아 왕국을, 우측 상단의 사자는 레온 왕국을, 좌측 하단의 적색 세로줄은 아라곤 왕국을, 우측 하단의 사슬 문양은 나바라 왕국을 나타낸다.
벨기에
붉은 발톱과 혀를 가진 황금 사자가 레오폴드 훈장으로 장식된 검은 방패 속에서 용맹함을 뽐내고 있다. 붉은 리본에는 ‘단결이 힘이다(L’union fait la force)’라는 벨기에 국가 문장이 쓰여 있다.
핀란드
뒷발로 칼을 밟고 앞발로는 칼을 들고 있는 왕관을 쓴 사자는 적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겠다는 결의를 상징한다.
필리핀
독수리와 금색 사자는 각각 미국과 스페인의 식민 역사를 상징한다. 이는 혁명에 대한 경고의 의미다.
캐나다
중앙의 왕관을 쓴 사자는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전사자들을 추모하며 빨간 단풍잎을 들고 있다. 양 옆의 수호자는 캐나다를 식민지로 삼았던 네 나라의 국화를 밟고 서 있다.
세네갈
방패 좌측에는 힘의 상징인 사자가, 우측에는 국가 나무이자 장수를 뜻하는 바오바브나무가 그려져 있다.
모로코
두 마리의 사자가 수호자로서 왕관을 떠받들고 있으며, 하단 황금 띠에 ‘신은 신을 돕는 자를 돕는다’ 라는 코란 글귀가 적혀 있다.
케냐
사자는 수호자로서 방패와 창을 들고 케냐산 위에 올라 서 있다. 마사이족 용사의 전통 방패와 두 개의 붉은 창은 자유를 상징한다.
영화 속 사자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1950년에 출판된 C.S. 루이스의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영화화한 첫 시리즈.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에서 사자 아슬란은 사람들의 우상이자 구원자로 나온다. 이처럼 유럽 소설 속 사자는 신적 존재로 등장하는데, 이는 숭배와 관련이 있다. 고대 유럽인은 숲에서 가장 힘센 동물을 곰이라 여겨 가문의 시조나 왕가의 문장에 사용했다. 그러나 로마제국 당시 기독교가 세력 확장을 위해 우상숭배의 상징인 곰을 도살하기 시작했고, 대신 사자를 동물의 왕으로 내세웠다.
<오즈의 마법사> (1939)
사자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완전히 비틀어 사자를 ‘겁쟁이’로 표현한 작품이다. 용기를 갖기 위해 도로시 일행과 함께 마법사 오즈를 찾아가는 이야기로, 작품의 마지막에 ‘용기가 생기는 물약’이라고 받은 가짜 약을 먹고 용기가 생겨 서쪽 숲 동물의 왕이 된다.
<라이온 킹> (1994)
라이온 킹은 디즈니의 32번째 클래식 애니메이션 장편영화다. 쫓겨난 왕자가 다시 돌아와 복수한다는 점이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과 성경의 모세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따온 듯한 진행을 보여준다. 기독교에서 사자는 동물 중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로, 그 힘은 하느님의 심판을 의미한다. <라이온 킹>에서 사 자는 동물의 왕이자 심판하는 존재로 그려진 것이다.
<비스트> (2022)
사자를 야생의 맹수이자 공포의 상징으로 보여준 작품. 남아프리카의 한 마을에서 사람들을 해친 사자와 펼치는 혈투를 긴장감 넘치게 연출했다. 마블의 ‘토르’ 시리즈 에서 헤임달을 연기한 이드리스 엘바가 주연을 맡았다.
<고스트 앤 다크니스> (1996)
식인 사자와의 혈투를 그린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1896년 케냐에 실존했던 사자 고스트와 다크니스는 철도 공사장 캠프에 출몰해 인부 135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영화에서 인부들은 사자를 일반 맹수 가 아닌 ‘사악한 악마’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