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을 위협하는 골다공증의 실체

남성도 50세가 넘으면 골다공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골절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지키는 비결을 묻는다.

2023-04-17     정지환 에디터

Profile  서동현
• 現 부평힘찬병원 병원장
• 해부학 의학박사
• 가천대학교 길병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
• 대한정형외과학회 정회원
• 유럽 · 미국 · 대한민국 족부족관절학회 정회원

 

 

“남성 골다공증 환자 수가

여성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남성 환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

폐경기 여성 대부분은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노력하지만,

남성은 골다공증으로 골절된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 여성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골다공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113만8840명이다. 이 중 남성은 6만5635명으로 전체 환자의 6%를 차지한다. 2017년 5만5909명 대비 17.4% 증가한 수치다.

 중장년 남성의 골밀도는 청년에 비해 낮은 상태다. 남성호르몬은 뼈를 튼튼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데, 중장년 남성은 노화로 인해 남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뼈 건강을 해치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용해 골다공증이 발생한다. 서동현 원장은 남성의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요인으로 음주와 흡연, 카페인을 꼽는다.

 

술, 담배가 뼈 건강을 해친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체내에 흡수되는데, 이때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비타민 D 합성을 방해한다. 사람의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적절히 유지되지 않으면 칼슘이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고, 이로 인해 골밀도가 감소한다. 또한 알코올은 분해되면서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생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관절이나 척추로 가는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뼈조직에 악영향을 준다.

 담배 속 니코틴 성분 역시 뼈 건강을 해친다. 니코틴은 칼슘과 비타민 D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로 인해 뼈에 산소와 영양 성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또 니코틴은 장의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소변으로 칼슘 배출을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유발한다. 커피와 콜라 등에 든 카페인도 마찬가지다.

 이 외에 운동 목적이나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제를 3개월 이상 복용하는 사람도 골다공증 고위험군이다. 전립선암을 앓은 경험이 있는 남성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암 치료 과정에서 남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골절 예방에 신경 써야 하는 이유

골다공증을 방치하면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주로 골절되는 부위는 척추, 고관절(엉덩이 관절), 대퇴골(넓적다리뼈), 손목, 상완골(위팔뼈)이다. 특히 고관절이 골절되면 1년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0%에 육박한다. 남성은 골절이 한 번 발생하면 1년 이내에 다시 골절될 확률이 여성에 비해 2배 더 높다.

 70세 이상 남성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다공증인 경우 일반적으로 ‘골 흡수 억제제’라는 약물을 처방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약물은 주로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이다. 약은 보통 주 1회 복용하거나, 월 1회 혹은 연 1회 주사를 맞는다. 남성이 3년 정도 꾸준히 약물 치료를 받으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골절 위험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수년 이상 장기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골 흡수 억제제는 뼈에 수년간 남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3~5년 정도 투약 후 골절 위험도가 낮아지면 휴지기를 갖기도 한다.

 

생활습관 개선은 필수

골다공증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려면, 뼈를 약하게 만드는 음주와 흡연, 카페인 섭취를 삼가야 한다. 아울러 칼슘과 비타민 D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다. 서동현 원장은 “칼슘은 우유와 치즈, 멸치 같은 뼈째 먹는 생선에 풍부하며, 비타민 D는 연어와 고등어 같은 기름진 생선에 많이 함유돼 있다”라고 조언했다.

 햇볕을 쬐며 피부를 통해 합성되는 비타민 D의 양을 늘리는 것도 좋다. 오후 2~4시경 하루 20분 이상 햇빛을 보면 피부를 통해 비타민 D가 400IU 이상 만들어진다. 대한골대사학회는 하루 800IU 이상의 비타민 D 섭취를 권장하는데, 오후 시간에는 이 중 절반 정도를 합성할 수 있는 셈. 또 걷기, 줄넘기 등 체중으로 뼈를 자극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