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다른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어깨질환이다.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두 질환의 차이를 정형외과 전문의 이태경 원장이 명쾌하게 설명한다.
젊은이 사이에 늘고 있는 어깨질환 환자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면 야외 활동량과 운동량이 늘고, 겨울 동안 굳어 있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면서 근골격계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송파원정형외과의원 이태경 원장은 “근골격 중 어깨관절은 우리 몸에서 움직임이 가장 자유로운 관절로 운동 범위가 넓고 사용량이 많은 데다 구조적으로 불안정해 부상 위험이 높은 부위 중 하나다. 대부분 노화로 손상되지만, 최근에는 무리한 운동이나 잘못된 자세로 어깨관절이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어깨 병변으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2021년 249만6232명으로 4년 전인 2017년에 비해 약 32만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50대 이상이 전체의 73.5%를 차지했다. 어깨질환의 주원인이 ‘노화’라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 원장은 “회전근개파열, 석회성건염 등의 증상과 오십견 증상이 비슷하기도 하고, 스마트폰과 PC 사용이 증가하며 젊은 층에서도 어깨질환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의 차이는?
오십견의 정식 병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어깨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인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쪼그라들고 들러붙은 상태로 어깨가 굳어 움직임이 크게 제한되는 질환이다. 주로 50대에 퇴행과 더불어 발생한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오십견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요즘은 오십견이라고 하기에 무색할 정도로 오십견 증상을 호소하는 젊은 층이 많아졌다.
이태경 원장은 “어깨는 관절뿐 아니라 인대, 근육에 문제가 있을 때도 통증이 생긴다. 오십견 증상을 의심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다른 어깨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는 것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으로 치료 방법 및 변화 양상에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때문에 이 원장은 “어깨 통증이 생기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라고 강조했다.
만세 불가능한 통증 vs. 아프지만 만세 가능한 통증
오십견은 다양한 원인으로 어깨 관절낭에 염증성 변화가 생기면서 어깨관절이 굳어져 지속적으로 통증이 나타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로 이루어진 회전근개가 파열되어 통증을 동반한다. 두 질환 모두 일종의 퇴행성 질병으로, 최근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증가하고 부상의 위험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젊은 30~40대에서도 많이 발생한다.
두 질환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이태경 원장은 ‘팔의 운동 범위’를 꼽는다. 오십견은 어깨가 굳어 팔을 위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아예 하기 힘들지만, 회전근개파열은 통증이 따라도 힘을 주면 팔을 들어 올릴 수는 있다는 것.
“오십견은 가벼운 외상에 의해 염증이 발생하면서 갑작스럽게 심해지는 경우도 있고, 다쳐서 오랜 시간 어깨관절을 쓰지 않아 생기기도 한다.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자연적으로 회복하기도 한다. 반면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각도에서는 통증이 있지만 다른 각도에서는 그다지 통증이 없다. 그래서 오십견과 혼동하는 것. 회전근개파열은 시간이 지날수록 근력이 떨어지고 회전근개에 지방 변성이 진행될 수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오십견처럼 자연적으로 낫기를 바라면서 그냥 두면 파열 부위 범위가 커질 수 있고, 심해지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자연 치유 가능 vs. 빠른 치료 필요
이태경 원장은 “수술이 필요한 회전근개파열 환자가 타 병원에서 보존적 치료만 진행하다 결국 악화되어 어깨 인공관절 수술까지 받은 사례가 있다”라며 이어 “어깨질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환에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은 물론 환자 스스로 운동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관리가 이뤄지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오십견은 시간이 어느 정도 경과한 후 자연 치유가 되기도 하지만, 일상의 불편함으로 삶의 질이 떨어질뿐더러 운동장애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태경 원장은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관절 가동 범위가 회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지속적인 어깨 통증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회전근개파열은 파열 정도에 따라 부분 파열, 완전 파열로 구분해 치료한다. 부분 파열 환자는 오십견과 같이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는데 물리치료, 스트레칭, 근력운동 등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주사 치료를 병행한다. 6개월간 보존적 치료를 했는데도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영상 검사를 통해 파열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수술적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완전 파열된 경우, 그대로 두면 파열 부위가 점점 커지면서 주변 인대나 힘줄이 변형되어 2차 손상이 뒤따르거나 어깨 힘줄이 굳어지고 결국 더 많이 파열될 수 있으니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우선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지만 환자 나이, 기능 제한 정도, 필요한 기능 정도, 통증 정도와 기간 등에 따라 신중히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 내시경으로 이루어지며, 피부에 작은 구멍을 뚫어 카메라를 삽입한 후 회전근개가 파열된 범위를 확인하며 손상 부위를 봉합한다. 회전근개파열 수술 후에는 바로 어깨를 사용할 수 없으며, 반드시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는 점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질환으로 치료 방법 및 변화 양상에 큰 차이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