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독서 목록을 만들어봤다... 제3편 인문교양

2023-10-05     이영민 에디터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위대한 사람의 경험과 지식, 지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 바로 독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영혼을 살찌우는 일이다.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패러다임이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옮겨가면서 독서 인구가 심각할 정도로 줄고 있지만, 지식인들은 입을 모아 진정한 지식은 인터넷이 아니라 책에 있다고 강조한다. 지금이야말로 좋은 책을 통해 공부를 해야 할 때다.

 

인문 교양

 

<국화와 칼>

루스 베네딕트, 을유문화사, 2008

일본인의 양면성을 파헤친 문화인류학의 교과서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 미국 국무부의 위촉을 받은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일본인의 행동과 사고 패턴을 파악할 목적으로 저술한 책이다. 저자는 아름다움을 사랑하고 예술가를 존경하며 국화를 가꾸는 데 정성을 다하는 민족성을 지님과 동시에 칼을 숭배하며 무사에게 최고의 영예를 돌리는 일본인의 양면성을 예리하게 짚어냈다. 놀라운 건 저자가 일본에 한 번도 가보지 않고 책을 썼다는 것.

 

<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김영사, 2014

어른을 위한 윤리 교과서

27세에 최연소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된 정치 철학가 마이클 샌델이 실제로 하버드에서 강의한 수업 ‘Justice(정의)’를 바탕으로 쓴 책. 샌델 교수의 강의는 현재까지도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 중 하나로 손꼽힌다. 구제 금융, 모병제, 대리 출산 같은 현실 문제를 비롯해 경로를 이탈한 전차, 고통의 대가를 계량하는 시험 같은 사고 실험을 주제로 삼아 위대한 사상가들은 ‘정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비판적으로 살펴본다.

 

<중국적 사유의 원형>

박정근, 살림, 2013

중국인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광활한 대륙과 유구한 역사를 지닌 중국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다. 이 책은 중국인들의 내면을 이루는 문화적 배경을 고찰했다. 중국에 대한 근원적 사유는 유가와 도가의 원류인 ‘역(易)’ 철학으로 귀결되고, 역 철학은 사물에 관한 근원적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 <주역>과 <중용>을 기반으로 중국인들의 사유 방식의 원형을 설명했다.

 

<전을 범하다>

이정원, 웅진지식하우스, 2010

우리가 몰랐던 고전 문학 속 잔혹사

‘이몽룡은 정말 춘향을 사랑했을까? <심청전>의 본질은 ‘효’가 아니라 ‘살인’ 아닐까?’ 이 책은 천편일률적인 권선징악의 교훈에 가려졌던 고전소설 속 욕망을 재해석한다. 국문학자인 저자는 <심청전>, <춘향전>, <홍길동전> 같은 유명한 소설부터 낯선 작품에 이르기까지, 진부한 해석에 묶여 있던 우리 고전소설의 잔혹한 속내를 파헤친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

강신주, 사계절, 2011

현실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철학 실용서

쉽게 읽히는 대중적인 철학서로 유명한 강신주 박사의 대표작. 그간의 강연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실에서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철학적 조언을 들려준다. 뜬구름 잡는 식이 아닌, 직접 문제에 부딪힘으로써 사유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인문학적 충고가 담긴 철학 에세이다.

 

<그때, 한비자를 알았더라면>

손영석. 스타북스. 2014

우리나라 상황에 맞춰 설명한 한비자

<한비자>의 주제를 총 19장으로 나눠 권력의 핵심을 잡기 위해 필요한 법ㆍ술ㆍ세의 세부 사항을 자세히 풀어놓았다. 각각의 주제에 맞는 원문을 해석한 뒤 지금 우리 사회에 맞는 예시를 들어 설명했다. 법령, 법을 운용하는 기술, 권세가 필요한 이유와 그 방법을 전수해 성공의 노하우를 제시한다.

 

<중국인 이야기> 1~4

김명호, 한길사, 2014

지금의 중국을 있게 한 인물들의 기록

세계의 중심으로 성장 중인 중국을 만든 걸출한 인물들의 이야기. 청조의 멸망부터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중국 근현대사는 그 어떤 영화보다 재미있고 드라마틱하다. 이 책에서는 중화민국 탄생, 공산당 창당, 북벌전쟁, 항일전쟁, 국공내전과 합작, 중소와 중미 외교, 신중국 수립과 문화대혁명 등 파란만장한 역사를 혁명가·지식인·예술인의 삶을 통해 이야기한다.

 

<역사란 무엇인가?>

에드워드 H. 카, 베이직북스, 2012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

영국 BBC TV에서 진행한 특별 강연 내용을 엮은 책. 역사를 보는 눈과 역사의 진정한 의미를 다루고 있다. ‘왜 역사는 영웅만 기억하는가?’, ‘사실만을 기록한 역사를 올바르다 할 수 있는가?’ 등의 의문을 던지며 그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다. 대중을 미개한 자로 치부하고 위인을 신격화하는 잘못된 역사관에 이의를 제기하고 ‘진짜 역사’란 무엇인지에 대해 화두를 던진 책이다.

 

<총·균·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문학사상사, 2005

인종주의적 이론의 허구를 벗기다

‘왜 어떤 민족은 다른 민족의 정복과 지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말았는가?’, ‘왜 각 대륙마다 문명의 발달 속도에 차이가 생겨났나?’ 책의 배경은 모든 인류가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1만3000년 전 석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는 제국, 지역, 문자, 농작물, 총의 기원뿐 아니라 각 대륙의 인류 사회가 각기 다른 발전의 길을 걷게 된 원인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신화의 힘>

조지프 캠벨·빌 모이어스, 이끌리오, 2002

신화로 모든 인간사를 설명하다

신화가 너무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신화의 세계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가 부담없이 재미 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뿐 아니라 북미 아메리카 인디언 신화와 인도 신화, 불교 사상, 중국의 노자 사상은 물론 20세기 현대 영화 <스타워즈>, 비틀스까지 풍부하게 활용해 신화의 본질과 그 속에 녹아 있는 큰 지혜를 들춰내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어제까지의 세계>

제레드 다이아몬드, 김영사, 2013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일까?

저자는 남태평양 뉴기니 섬에서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까지 전 세계 곳곳을 탐사하며 전통과 현대 사회를 비교·분석해 나간다. 낭만적으로 미화하지 않은, 현대인에게는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전통 사회의 풍습을 가감 없이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방법, 노후를 더 즐겁게 살 수 있는 방법, 아이들을 더 자유롭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전통의 세계로부터 배울 수 있음을 역설한다.

 

<술탄과 황제>

김형오, 21세기북스, 2012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간 시대를 읽다

1453년 오스만 튀르크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는 날을 중심으로 50여 일간의 치열한 전쟁에 대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이는 1400년간 지속된 로마제국 최후의 날이자, 동양·이슬람 문명에 의해 정복된 서양·기독교 문명이라는 점, 중세에서 근대로 시대가 전환된 시기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크게 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방대한 자료를 기초로 해 비잔틴제국 최후의 날들을 그렸다.

 

<동물농장>

조지 오웰, 민음사, 1998

시대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통찰

저자 조지 오웰은 20대 중반부터 런던에서 저널리스트, 문화비평가, 평론가, 소설가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그의 글이나 작품에는 시대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겨 있다. 특히 말년에 집필한 <동물농장>은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손꼽힌다. 평소 전기나 수도 시설이 없는 오지 생활을 꿈꾸던 조지 오웰이 런던 북쪽에 있는 하트퍼드셔(Hertfordshire) 지방의 쓸쓸하고 고요한 풍경을 보며 구상한 작품인 만큼 저자 자신에게도 의미 있는 소설이다.

 

<창조자들>

폴 존슨, 황금가지, 2009

무엇이 그들을 불멸의 창조자로 만들었을까?

14세기 초부터 20세기까지의 문학, 회화, 음악, 건축에서 실내장식, 의상 디자인, 애니메이션까지 각 분야의 창조적 예술가로 꼽히는 17인을 소개한다. 세계적인 역사학자인 저자는 방대한 자료 수집을 바탕으로 각 인물의 삶과 창작 활동을 다각도로 재조명했다.

 

<난세에 답하다>

김영수, 알마, 2008

21세기로 온 사마천의 <사기>

EBS 기획 시리즈 32시간 특강 ‘김영수의 사기와 21세기’를 책으로 옮겼다. 저자는 사마천의 삶과 <사기>를 통해 오늘을 ‘난세’로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방 또한 역사에서 찾고자 한다. <사기>에 담긴 인물 저마다의 삶이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삶에 어떻게 유용한 좌표가 될 수 있는지를 책을 통해 탐구해본다.

 

<서양미술사>

에른스트 곰브리치, 예경, 2003

서양미술의 역사가 한눈에 보이다

선사 시대 동굴벽화부터 오늘날의 실험적인 작품까지, 각 시대와 양식, 작품과 작가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서문에는 이 책을 쓰면서 지은이가 정한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도판으로 보일 수 없는 작품은 가능한 한 언급을 피할 것, 둘째 진정으로 훌륭한 작품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 셋째 임의대로 도판을 선정하지 않을 것. 그의 말처럼 컬러 도판 413개가 실려 있다.

 

<대항해 시대>

주경철, 서울대학교출판부, 2008

새로운 시각으로 근대 세계사를 조망해보자

근대 세계사를 ‘해양 세계의 발전’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재해석한 책이다. 근대 해양 세계의 팽창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다뤘다. 1부에서는 근대 세계의 전반적인 구조가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구성되었는지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2부, 3부에서는 세계 문명권이 상호 접촉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과 세계화와 지역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근대 세계에서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다뤘다.

 

<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더클래식, 2012

비참하고 가난한 인생 스토리

찰스 디킨스는 정말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목숨을 바친다는 이야기가 감동적이다. 디킨스는 비참하고 가난한 인생을 탁월한 이야기로 꾸며내는 데 대가다.

 

<로마인 이야기> 1~15

시오노 나나미, 한길사, 2007

역사에 대한 기존 인식을 깨다

전 15권에 이르는 장대한 로마제국 대서사시. 세계 역사에서 1000년 지배 체제를 구축했던 원동력과 그 변화 과정을 드라마틱한 필체로 그려낸 작품이다. 개방적 사고 체제, 현실적 합리주의, 그리고 역동적인 사회 시스템 구축 등이 바로 로마를 세계 역사의 승자로 만들었다. 지성으로는 그리스인만 못하고, 체력으로는 켈트나 게르만인만 못했던 로마인들이지만 그들은 세계를 포용할 줄 아는 관대한 정신으로 세계 시민이 될 수 있었다.

 

<대국굴기>

왕지아펑, 천용 외 3명, 크레듀하우, 2007

강대국이 되려면 강대국을 알아야 한다

중국 CCTV와 EBS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대국굴기>의 핵심 요약본이자 심층 해설서다. 중국이 앞으로 시대의 흐름을 선도하는 진정한 강대국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찾기 위해 15세기 이후 강대국으로 군림했던 9개 나라의 성공 비결을 찾아 정리했다. 책은 강대국의 요건을 국민과 지도자 간의 신뢰와

단결력, 지도자의 선견지명과 리더십, 생산성을 위주로 한 경제력,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군사력 등으로 설명한다.

 

<제국의 미래>

에이미 추아, 비아북, 2008

21세기에 흥하는 국가의 가치는 관용이다

제국의 일대기를 통해 지구의 미래를 전망한 책으로 최근 벌어지는 세계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하다. 저자는 고대 페르시아와 로마, 동양의 당나라, 서양의 영국을 거쳐 미국에 이르기까지, 2500년 동서양 제국의 흥망사를 정리했다. 그리고 오늘날 쇠락해가는 제국인 미국의 현실과 유럽연합, 중국, 인도 등 21세기 초강대국이 필요로 하는 가치와 패러다임을 보여준다.

 

<그리스인 조르바>

카잔차키스, 열린책들, 2009

한 번 열면 멈출 수 없는 스토리

주위의 많은 사람이 추천하는 책. 조르바는 정말 흥미진진한 캐릭터라 꽤 두꺼운 책이었지만 멈출 수가 없다. 마침 크레타 섬에 저자 카잔차스키의 박물관을 둘러볼 기회가 있다면 더욱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제4편 사회 과학 도서 추천 필독서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