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데이부터 슈링크플레이션까지, 최신 트렌드 8

이것만 알아도 대화가 통한다! SNS 최신 트렌드와 각종 신조어를 정리했다.

2024-02-13     김보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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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찾는 MZ세대

굳이데이

“2월의 굳이데이”, “굳이데이에 할 것 추천해 주세요!” 요즘 블로그나 SNS에서 자주 보이는 말이다. ‘굳이데이’는 ‘굳이’와 하루를 뜻하는 ‘데이(Day)’를 합한 말로, ‘귀찮더라도 낭만적인 것을 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조개구이를 먹으러 ‘굳이’ 바닷가까지 찾아가거나, 책 한 권 사러 ‘굳이’ 서점에 들르는 등의 일을 하는 날인데, 가수 우즈(조승연)가 “낭만을 찾으려면 귀찮음을 감수해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굳이?’ 소리가 나오는 일을 하는 ‘굳이데이’를 만들었다”라고 말한 데에서 시작됐다. ‘굳이데이’를 소개하는 트위터 게시물이 4만 번 넘게 리트윗되고, MZ세대 사이에 공감을 얻으면서 ‘굳이데이 투두리스트’가 활발히 공유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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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간 덕질하는 시대

버추얼 아이돌

버추얼 아이돌은 K-팝 콘텐츠와 AI 기술을 접목해 만든 가상 아이돌이다. 3D 그래픽 게임 개발 툴 ‘언리얼 엔진’ 등을 사용해 외형을 만들고, 목소리는 실제 사람의 것을 사용하거나 AI로 만들어 낸다. 가장 인기 있는 버추얼 아이돌 그룹은 ‘플레이브’와 ‘이세계아이돌’이다. 플레이브의 앨범은 20만 장이나 판매됐고, 이세계아이돌은 오프라인 콘서트 티켓 1만 장이 8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버추얼 아이돌 팬들은 만화에서나 볼 법한 비현실적 외모를 갖춘 데다 실제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멤버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일이 없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는다. 팬데믹을 거치며 비대면 소통과 가상세계에 익숙해진 1020세대가 가상인간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면서 버추얼 아이돌 시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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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시대를 견디는 법

현금 챌린지

고물가 시대, 지출을 줄이기 위한 ‘현금 챌린지’가 유행이다. ‘현금 챌린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금만 사용하는 챌린지로, 수첩처럼 생긴 바인더에 날짜와 용도에 맞게 현금을 넣어두고 그 금액만큼만 사용하는 생활 방식을 뜻한다. 카드를 사용할 때보다 지출 흐름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 무분별한 소비가 자연스레 줄고, 소비를 미리 계획하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것이 현금 챌린지의 묘미로 꼽힌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현금 챌린지’ 해시태그로 공유된 게시글만 약 3만 8000개에 달한다. 2030세대는 현금을 바인더에 정리한 모습과 절약 성과를 SNS에 공유하며 성취감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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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서 벗어나기

도파민 디톡스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은 기쁜 감정을 느낄 때 분비량이 늘어나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리지만, 이전보다 더 강한 쾌락과 자극을 추구하도록 만들어 각종 중독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이기도 하다. 도파민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도파민 디톡스’ 트렌드가 빠르게 번지고 있다. 도파민 디톡스는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 사용을 멀리해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는 행동을 줄이는 것이다. 잠금장치가 달린 상자에 스마트폰을 넣고 일정 시간을 보내거나,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설정하고 책을 읽는 등의 행동이 그것이다. 도파민 디톡스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휴대전화를 반납해야 이용할 수 있는 북 카페도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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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스타 스토리도 꾸민다

스꾸

다이어리 꾸미기는 ‘다꾸’, 폴라로이드 꾸미기는 ‘폴꾸’, 아이돌 포토 카드를 보관하는 탑로더 꾸미기는 ‘탑꾸’. 무엇이든지 꾸미는 1020세대가 최근 푹 빠진 건 ‘스꾸’다. ‘스꾸’는 ‘스토리 꾸미기’의 줄임말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게시할 때 사진이나 텍스트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누끼 따기, 텍스트 겹치기, 그림자 만들기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해 스토리를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말한다. 평범하지 않고 톡톡 튀는 스토리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이가 많아지면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는 ‘스꾸’ 강좌를 업로드하는 인플루언서도 생겨났다. 요즘 세대는 ‘스꾸’ 강좌 콘텐츠를 보고 따라 하면서 스토리 꾸미는 것을 연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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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저녁 식사

걸 디너

지금 틱톡을 휩쓴 트렌드는 ‘걸 디너’다. 인플루언서 올리비아 마허가 유행시킨 식사법 ‘걸 디너’는 극도로 간단한 저녁 식사를 말한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냉털 요리’와 비슷한데, 냉장고 속 재료를 활용한다는 건 같지만 조리를 거의 하지 않고 접시 사용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조금 다르다. 틱톡에 ‘걸 디너’를 검색하면 커다란 접시에 치즈, 과일, 올리브, 각종 채소나 햄을 가득 담은 영상이 나온다. 불을 사용해 조리할 필요가 없다는 점과 설거짓거리를 최소화해 뒷정리가 번거롭지 않다는 점이 여성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단번에 유행으로 번졌다. 현재 틱톡에서 ‘걸 디너’ 해시태그는 조회수 2억 9000회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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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 스위프트 파워

스위프트노믹스

지난 2023년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이름을 올린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걸어 다니는 대기업’이라 불릴 정도로 막강한 티켓 파워를 지닌 그가 공연을 하는 지역마다 교통, 숙박, 식당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그의 이름에 경제(Economics)를 합성한 ‘스위프트노믹스’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실제로 2023년 7월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같은 해 5월 열린 스위프트의 필라델피아 공연 당시 지역 호텔 매출이 최대치를 기록했고, 시카고 투어 기간에는 대중교통 이용이 4만 3000회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분석업체 퀘스천프로 역시 스위프트의 미국 투어를 찾은 팬들은 해당 지역에서 평균 1300달러(약 170만원)를 사용했고, 그로 인해 약 50억 달러(약 6조 3500억원) 규모의 지역 경제 부양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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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유지, 용량은 축소

슈링크플레이션

‘양을 줄인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슈링크플레이션’은 제품 가격은 유지하지만 용량이나 크기를 소비자가 알 수 없도록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전략을 의미한다.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12월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한 결과 2022년 12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3개 품목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 시대에 유통업계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이 기승을 부리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용량, 규격, 성분 등이 변경될 경우 포장지 혹은 제조사 홈페이지에 표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용량 축소 등에 대한 정보 제공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시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