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이렇게' 기록하라

기록이라는 무기를 장착하면 누구나 성장 사이클에 올라탈 수 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줄 기록 방법을 소개한다.

2024-03-20     김보미 에디터

급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데도 원하는 만큼의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기록학자 김익한 교수는 성장하고 싶다면 ‘기록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록형 인간’이란 산발적으로 흩어진 지식과 지혜를 새기는 사람이다. 기록은 외부로부터 쏟아지는 지식과 비지식을 체계화하고 내면에 쌓인 지식을 외부에 표출할 수 있도록 한다. 기록하는 방법과 이를 잘 활용하는 방법만 알고 있어도 삶의 주도권을 갖고 성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기록하는 것이 좋을까? 기록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김익한 교수의 저서 <거인의 노트>에 그 방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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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기록 방식은

김익한 교수가 권하는 기록 방식은 ①핵심만 남기기 ②분류하기 ③다시 읽기로 정리된다. 기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요약이다. 강의나 책 내용 전체를 받아쓰기하듯 적으면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해 버리기 십상이다. 일상을 기록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핵심 키워드를 찾아 조금만 메모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면 전체 내용을 관통하는 키워드 2개를 뽑는 연습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메모와 기록은 다르다. 메모가 기록의 원천이라면, 기록은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한 권의 만능 노트에 다양한 종류의 메모를 한꺼번에 해두고 이를 종류별 노트로 분류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메모를 정리할 때에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거칠게 적어놓은 소재들을 종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정보가 지식의 수준으로 조합된다.

기록한 후에 이를 자주 꺼내 읽지 않으면 기록의 효용을 경험할 수 없다. 기록 습관은 쓰는 것과 읽는 것이 함께 이루어질 때 완성된다. 그간의 메모를 다시 들여다보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그것을 재차 기록으로 남긴다면 기록의 양은 대폭 줄어들고 더 많은 내용이 기억 속에 각인된다.

성장형 사이클에 올라타고 싶다면 공부, 대화, 생각, 일상, 일의 영역에서 기록하고, 반복하고, 이를 지속하는 과정을 습관화해야 한다. 내 것으로 만든 지식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도록 기록하고, 기록 내용을 정제하고 업그레이드하며, 하루, 일주일, 한 달 단위로 이 과정을 반복해 생활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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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하며 기록하기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어도 일주일이나 한 달이 지나면 기억이 흐려진다. 책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자기화하는 최고의 방법 역시 요약과 기록이다. 책 내용을 요약하기 어렵다면 전체 내용을 하나 하나 이해하려 하지 말고, 내가 관심 있는 부분에 집중해 보자.

몇 쪽을 읽고 맥락을 파악한 뒤 중요 키워드와 꼭 기억할 필요가 있는 부분에 표시를 해두고, 키워드 위주로 메모한다. 책을 다 읽은 후에는 키워드를 다시 요약해 독서 노트에 기록한다. 책을 베껴 쓰기보다는 직접 읽었던 내용을 떠올려가며 기억에 남는 것 위주로 작성한다. 그런 다음 키워드에 내 생각을 첨부해 나만의 이야기로 배열해 본다. 정보를 나의 논리로 구성하면 책에 담긴 지식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한 내용은 쉽게 잊히지 않아 다른 책을 읽을 때 배경지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이 능숙해지면 독서 능률이 자연히 올라간다.

 

일터에서 기록하기

업무 수첩이나 플래너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면 업무가 더욱 수월해진다. 일터에서 기록할 때의 원칙은 ‘조금만 쓰는 것’이다. 맹목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일과 그것에 대한 단상, 고민을 요약해 항목별로 정리한다. 회의록 작성 시에도 너무 상세히 쓰기보다는 핵심이 되는 부분만 선별해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이어리에 하루 계획을 쓰고는 있지만 그대로 실행한 적이 없다면 작성 방법을 바꾸는 것이 낫다. 매일 아침 오늘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일정을 선택한 뒤 그것을 중심으로 하루에 대한 큰 틀의 계획을 짠다. 이때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여유 시간을 넣고,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 함께 적어본다. 이렇게 다이어리를 관리하면 일상을 더욱 체계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하루 일과를 옮겨 적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고 핵심 내용을 구조화해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화 기록하기

책에서 정제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면, 대화에서는 좀 더 자유분방한 날것의 지식이 오간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대화 속 소재가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키워드 위주로 대화를 기록하면 상대방은 물론 나 자신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고, 상대방의 표현법이나 발상을 포착해 머릿속에 저장할 수 있다. 대화 기록은 책을 통해 얻는 것과는 다른 풍부한 성장 감각을 선사한다.

대화 기록은 속기사처럼 내용을 모두 적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이야기와 내가 한 말 중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핵심 단어만 간단히 적는 것이다. 작은 수첩에 추후 살펴봤을 때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만 기록해 두면 충분하다. 대화 도중에 기록하기 어렵다면 만남 이후 대화 내용을 떠올리면서 기록한다. 이렇게 하면 대화 중 얻은 정보에 대해 이해의 과정을 거친 뒤 나의 지식으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