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전문의 방상일 원장의 모터사이클 "투박한 엔진 소리가 남자의 심장을 두드린다"
외과전문의, 가톨릭의과대학, 동대학원 졸업. 현 방외과 원장. 가톨릭의대 외래 정교수.
젊고 활기차 보인다. 평소 어떤 취미를 즐기나?
운동을 좋아한다. 특히 스노보드를 좋아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스키장에 다녔다. 사실 의사란 직업이 종일 좁은 공간에 갇혀 지내지 않나. 쉬는 날이면 되도록 가족들과 함께 교외로 나가 스포츠를 즐기는 편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요즘은 다 커서 같이 운동을 즐길 시간이 없다. 요즘 가장 재미있게 즐기는 취미는 모터사이클이다.
언제부터 모터사이클 마니아가 됐나?
오래전부터 할리데이비슨(이하 할리)에 관심이 있었다. 나는 다이내믹한 레포츠를 좋아한다. 다만 가족들 반대가 심해서 참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다 2년 전쯤 망막파열이 생기면서 더 이상 스노보드를 즐길 수 없게 됐다. 스노보드 대신 즐길 수 있는 취미를 찾다 보니 모터사이클이 눈에 들어왔다.
오토바이 경력이 전무한데, 얼마나 준비했나?
할리는 배기량이 높아서 면허가 따로 있어야 한다. 아내 몰래 점심·저녁 식사시간을 이용해 연습해서 면허를 취득했다. 이후에 잠실 대림 레이싱스쿨에서 따로 연습을 더 했다. 또 할리를 사면 대리점에서 직원이 연수를 시켜준다. 도로에서 할리를 몰기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여러 준비를 했다. 하지만 아내에게 허락을 얻는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다.
아내와 가족들은 어떻게 설득했나?
아마도 가정이 있는 중년 남자들이 모터사이클을 즐기는데 가장 큰 문제는 아내와 가족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아내 몰래 모터사이클을 구입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숨겨두거나 동네 모터사이클 상점에 맡겨놓는다. 내 경우에는 모터사이클을 사겠다고 했을 때 아내가 많이 걱정해서 술하고 모터사이클을 맞바꿨다. 개인적으로 1년이면 300일 정도 술을 마셨는데, 모터 사이클을 타다 보니 대리운전할 사람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술을 끊게 됐다.
할리의 매력은 소리에 있다. 시동을 켜면 ‘둥둥둥둥’ 울리는
엔진 소리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할리 안장에 앉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그렇게 즐기던 술과 맞바꿀 만큼 할리가 매력적인가?
물론이다. 그건 할리의 안장에 앉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할리의 매력은 소리에 있다. 시동을 켜면 ‘둥둥둥둥’ 울리는 엔진 소리가 사람을 흥분시킨다. 진동이 사람의 심박동하고 같다. 한마디로 표현하기는 힘든데 ‘미친다’는 표현이 가장 가까운 것 같다.
모터사이클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더 구매하고 싶은가?
1~2대 정도 더 가지고 싶다. 모터사이클은 특히 각각의 제조사와 모델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다르다. BMW 모터사이클과 혼다 모터사이클의 독특한 운전 재미를 느끼고 싶다.
주로 언제 모터사이클을 즐기나?
겨울이면 모터사이클을 주차장에 보관만 하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라이딩 기어를 착용하고 계절에 관계없이 주말마다 즐기는 편이다. 라이딩 기어에는 열선이 내장되어 모터사이클과 연결하면 재킷은 물론 장갑과 부츠까지 모두 따뜻해진다. 시속 100km 이상 달려도 전혀 춥지 않다.
안전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나?
모터사이클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것은 선입견 때문이다. 물론 안전장비 없이 도로를 질주하는 ‘폭주족’은 위험하다. 하지만 할리는 평균 100km 내외의 속도로 주변 경치를 즐기는 모터사이클이다. 라이딩 기어와 같은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쓸데없는 만용만 부리지 않으면 오히려 자동차보다 더 안전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물론 할리의 무게가 400kg이 넘다 보니 안전을 위해 여러 가지 숙지할 것이 많다. 또 모터사이클의 움직임에 자연스럽게 몸을 맞춰야 하는데 그건 오랜 시간 연습을 통해서만 익힐 수 있다.
초보 입문자에게 도움말을 준다면?
자동차 운전을 오래 한 후에 모터사이클에 입문하라고 말하고 싶다. 자동차 운전을 오래 하면 도로에서 차가 움직이는 흐름이 보인다. 또 나이가 들면 의미 없이 속력을 높이는 일도 줄어든다. 항상 상대방 입장에서 방어운전을 하는 게 안전하게 모터 사이클을 즐기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