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아파도 운동해야 할 때 vs 하면 안 될 때
중년 이후 찾아오는 고질병, ‘어깨 통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어깨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단, 통증이 있는 경우 먼저 원인을 파악한 후 움직여야 한다.
어깨가 삐걱대고 불편하면 흔히 어깨를 크게 돌리며 스트레칭을 하곤 한다. 어깨 근육이 부족한가 싶어 어깨 운동을 시작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어깨가 불편할 때는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후에 움직여야 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이다.
중년 괴롭히는 어깨질환··· "운동이 늘 정답은 아냐"
어깨는 고장 나기 쉬운 관절 중 하나다. 하루에 3000~4000번 움직일 정도로 분주한 데다 360도 회전하는 유일한 관절로 운동 범위 역시 넓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나이가 들면서 어깨 근육이 빠지면 무리하게 관절 자체의 힘으로 버텨야 하므로 관절이 빨리 닳는다. 중년을 포함한 노년층에게 어깨 통증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질환이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이다. 두 질환은 퇴행성 변화가 주원인으로, 노령 인구의 증가와 함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최근 중년층 이상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질환이다.
전문가들은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을 예방하려면 운동을 통해 퇴행성 변화를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만, 이미 통증이 있는 상태라면 움직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두 질환은 운동이 도움 되는 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오십견은 통증이 있더라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좋다. 어깨를 움직이려면 관절낭이 부드러워야 한다. 오십견은 이러한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두꺼워지고 힘줄과 인대의 유착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어깨가 잘 움직이지 않고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심할 때는 머리를 감거나 세수를 하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 이처럼 움직임에 제약이 생기다 보니 운동을 두려워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런데 오히려 조금씩 움직여야 관절낭과 관절 주변 조직이 부드럽게 풀어진다. 즉 통증이 있더라도 운동을 꾸준히 해야 어깨의 가동성을 되찾아 오십견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어깨 통증의 원인이 회전근개파열이라면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둘러싼 회전근개에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파열에까지 이르는 질환이다. 회전근개파열이 경미한 경우에는 스트레칭, 어깨 주위 근력 운동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파열이 심할 때 운동을 하면 회전근개에 과도한 자극이 가해져 손상이 악화되고, 통증도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석회성건염, 견봉쇄골 관절염 등 2차 질환을 초래할 위험도 있다. 그 때문에 통증으로 관절 운동이 줄거나 근력 약화가 나타나는 등 심한 파열이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운동을 삼가고 치료부터 받아야 한다.
오십견과 회전근개파열은 일부 증상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모두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있다 보니 두 질환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파열은 전체가 파열되어도 자각 증상이 경미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있을 때는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후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갑자기 생긴 통증, 생활 습관부터 점검해야
어깨 통증이 갑자기 나타났다면 무작정 운동에 나서기보다는 우선적으로 생활 습관을 개선해 나가길 권한다. 현대인의 생활 습관 중에는 어깨 건강을 해치는 것이 많은데, 질환이 원인이 아니라면 이들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어깨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어깨를 너무 강한 압력으로 마사지하면 근육이 과도한 자극을 받아 오히려 경직 상태가 되어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어깨 사용이 잦은 테니스, 배드민턴, 야구 등의 종목을 과도하게 즐기는 것도 어깨 통증 발생 요인 중 하나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어깨 건강 해치는 생활 습관 3
❶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
올바른 자세는 근골격계 건강을 위한 필수 요소다. 어깨 건강을 생각한다면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를 피해야 한다. 한쪽으로 누우면 바닥에 닿은 어깨 아래쪽에 불필요한 압력이 가해지기 때문. 이런 자세에서는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근육이 긴장 상태에 놓이고, 그 결과 어깨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어깨충돌증후군, 석회성건염 등 염증성 질환이 있을 경우 증상이 악화될 위험도 있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있다면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을 필히 삼가야 하며, 습관상 자꾸 옆으로 눕게 된다면 어깨 높이를 고려해 조금 높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❷ 스마트폰을 내려보는 습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내려보다 보면 자세가 구부정해지면서 어깨가 말린다. 이런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소흉근이 짧아지고 견갑골이 앞으로 기울어진다. 동시에 하부 승모근이라는 등근육이 약해지면서 어깨와 등이 굽어 라운드 숄더가 생긴다. 라운드 숄더는 견갑골 주변의 근육을 긴장시키고 등 근육을 약화시켜 어깨관절 움직임을 불안정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 결과로 근육이 쉽게 손상되고,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예방하려면 스마트폰 및 PC를 사용할 때 고개가 숙여지지 않도록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평상시 등과 허리를 곧게 펴 어깨가 말리지 않도록 늘 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❸ 한 손으로 운전하는 습관
한 손으로 운전하는 습관은 좌우 균형을 무너뜨린다. 또 두 손으로 운전할 때보다 어깨 회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한쪽 어깨에 과한 부담을 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급하게 운전대를 꺾으면 어깨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져 통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운전할 때 주로 사용하는 쪽의 어깨가 아프다면 두 손으로 운전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에는 틈틈이 어깨 스트레칭을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