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축제로 물든 9월의 문화 소식
올가을 광주와 부산, 서울을 잇는 ‘대한민국 미술 축제’가 펼쳐진다.
소리와 풍경의 조화, 광주비엔날레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제목은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다. 장르의 특징을 살려 우리가 살아 가는 공간(판)을 소리로 구현한 점이 흥미롭다. 개인의 거처부터 전 지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공간을 무대로 기후변화와 거주 위기 등의 사회문제를 다룬다. 전시 공간은 음운현상을 나타내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획되었다. 이야기가 있는 공간을 따라 거닐며 마치 영화를 보듯 감상할 수 있다. 9월 7일부터 12월 1일까지 양림동 일대에서 개최되며, 30개국 72명의 작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어둠 속에서 그리는 세계, 부산비엔날레
[어둠에서 보기]는 시각이 차단된 전시다. 어둠이라는 키워드는 해적들의 공동체 방식과 불교의 깨달음에서 출발했다. 암흑 속에서 청각과 촉각 등을 이용하는 체험형 작품과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아프리카의 현대미술까지, 350여 점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어둠 속의 잡담·연주·탐구 등 전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해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중앙동과 초량동 등 원도심 일대에서 10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세계 미술의 중심, 키아프·프리즈 서울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KIAF)와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FRIEZE)가 9월 4일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된다. [키아프 서울]에는 21개국 207개 갤러리가, [프리즈 서울]에는 아시아를 비롯한 110여 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퍼포먼스 기반의 예술로 기획된 ‘프리즈 라이브’가 올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번 ‘프리즈 아티스트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된 최고은 작가의 대규모 설치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외에도 ‘프리즈 필름’과 토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구성으로 이루어져 큰 기대를 모은다.
파스텔의 마법사,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
스위스의 젊은 작가 니콜라스 파티가 국내에서 첫 미술관 개인전을 연다. 니콜라스 파티는 선명한 색채와 초현실주의적 구성이 돋보이는 파스텔화를 그리는 작가로, 최근 아트 컬렉터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호암미술관에서 내년 1월까지 열릴 이번 전시는 자연과 문명, 인간과 비인간의 지속과 소멸을 주제로 전개된다. 대형 파스텔 벽화 5점를 비롯해 회화, 조각, 리움 고미술 소장품 등 80여 점의 작품을 망라한 설치를 선보인다.
상상을 현실로,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서도호의 전시가 아트선재센터에서 11월 3일까지 열린다. 스페큘레이션(Speculation)은 사변, 추론을 뜻하는 단어로, 서도호 작가의 작업은 실현하기 어려운 사변적 사유에서 시작되었다.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는 도시들을 연결하는 ‘다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동인아파트’와 ‘로빈 후드 가든, 울모어 스트리트, 런던 E14 0HG’ 에서는 재개발로 사라지는 대구와 런던의 공동주택 단지를 기록하며 시간과 기억, 공간과 공동체의 의미를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