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당뇨’가 더 무섭다! 효과적인 당뇨 관리의 중요성
당뇨병은 더 이상 중년의 질환이 아니다.
최근 2030세대에서 제2형 당뇨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어느 누구도 당뇨병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젊은 나이에 소리 없이 찾아오는 당뇨의 위험성과 안전하고 효과적인 관리 방법까지,
당뇨에 대한 모든 것을 파헤쳐 본다.
당뇨병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2022년에만 368만 명이 당뇨병으로 병원을 찾았다. 이는 5년 전인 2018년 대비 약 21.7%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젊은 당뇨 환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만성질환자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20~30대 당뇨 환자는 지난 10년 동안 7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20대 당뇨 환자 수는 최근 5년간 47.7%나 늘었다.
문제는 이 같은 증가세에 비해 젊은 층의 당뇨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젊은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자신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자각하더라도 치료를 시작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잘못된 생활 습관, ‘젊은 당뇨’의 주범
전문가들은 젊은 당뇨 환자 증가세의 원인으로 서구형 식습관과 운동 부족을 꼽는다. 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이오의원 최원철 원장은 “최근 디저트 문화와 밀가루 중심의 서구형 식습관이 젊은 층의 당뇨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우려한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전통 식습관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했는데도 당뇨병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밀가루, 과당 등의 섭취가 급증하고, 컴퓨터와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신체 활동이 급격히 줄어든 문제가 맞물려 젊은 당뇨병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 최원철 원장의 설명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한 수면 시간 단축과 현대사회에 심화된 학업·직장 스트레스도 젊은 당뇨병 증가세에 한몫을 한다. 잠이 충분하지 않으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고,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혈당 수치가 높아진다.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고 혈당 수치를 높이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분비되어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젊을 때 찾아온 당뇨병, 합병증 위험 높여
학계에서는 40세 미만 당뇨를 ‘젊은 당뇨’로 따로 분류해 특별히 주시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당뇨를 진단받으면 유병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에 따라 각종 합병증의 위험 역시 증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당뇨 환자들은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이 빠르게 악화해 미세혈관 합병증과 대혈관 합병증이 40~50대의 이른 나이에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10~17세 제2형 당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유병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세혈관 합병증과 심혈관 위험 인자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병 진단 후 9년과 15년이 경과한 시점에는 각각 50.0%와 80.1%의 환자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미세혈관 합병증을 동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청소년과 젊은 성인 당뇨 환자는 향후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도 더 높다고 경고한 연구도 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젊은 당뇨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또는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60~80%가량 높다.
당뇨, 꾸준한 관리가 답
젊은 당뇨 환자들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고 진행 속도도 빠르므로 선제적 검사가 필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는 2023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과체중, 복부비만, 당뇨 가족력,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위험 요인이 없는 경우 35세부터,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19세부터 당뇨 선별 검사를 진행하도록 권고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한 초기 관리다. 식습관에 변화를 주고, 적합한 운동을 통해 치솟는 혈당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연속혈당측정기, 인공 췌장기 같은 신기술을 적극 이용하면 쉽고 효율적인 당뇨 관리가 가능하다.
당뇨는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는 질환이지만, 올바른 생활습관을 정립하고 꾸준히 실천하면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 당뇨 환자에게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 철저한 자기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