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자연스러운 집, 팀버프레임

2024-10-31     김보미 에디터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프리미엄 세컨드 하우스를 찾는 이들에게 팀버프레임은 최상의 선택지다.

못 없이 오직 목재만을 활용해 만든 정교한 목골조가 세련된 절제미를 자랑하고, 집 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나무 향이 숲속에 머무는 듯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Den

팀버프레임이란?

‘팀버프레임(Timber Frame)’은 나무를 주요 구조재로 사용하는 전통 건축 방식이다. ‘목재’를 의미하는 ‘Timber’, ‘뼈대’를 의미하는 ‘Frame’이 결합된 이름답게, 두꺼운 목재에 홈을 파고 장부를 연결해 집을 짓는다. 못 없이 각 목재가 서로 맞물리게 하는 짜맞춤 공법을 활용하는 것. 곧게 뻗은 기둥과 천장을 가로지르는 보가 존재감을 자랑하는 서양식 목조주택이 바로 팀버프레임 하우스다.

팀버프레임은 크고 무거운 부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중목구조’라 불리기도 한다. 기둥, 보, 트러스 같은 기본적 구조를 바탕으로 여러 건축 요소를 응용해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건축물을 완성한다. 비교적 가는 목재를 사용하는 경량목 구조와 달리 웅장한 박력과 목재 특유의 우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alamy

왜 팀버프레임인가?

① 강한 내구성

유연하면서도 강한 특성을 지닌 목재를 나사 없이 견고하게 연결해 지은 팀버프레임 건축물은 최소 300년 이상 유지될 만큼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짜맞춤 구조는 접합부가 충격과 하중을 흡수하며 분산시키기 때문에 건물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시간이 지나도 외형이 뒤틀리지 않는다.

② 유연한 설계

벽이 곧 기둥 역할을 하는 구조는 벽을 허물고 리모델링을 하기가 어렵다. 벽을 허물면 건물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반면 팀버프레임 건축은 벽이 아닌 골조 자체가 구조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건축물의 외형을 유지하면서 얼마든지 공간을 자유롭게 만들고 분리할 수 있다.

③ 우아한 아름다움

팀버프레임 건축은 목재가 지닌 자연스러운 질감과 따뜻한 색감이 건축물에 그대로 드러난다. 기능성과 미학이 결합된 골조의 견고한 목재 이음 디테일이 팀버프레임 건축물의 백미다. 복잡하지만 매우 정교한 목재 구조가 훌륭한 장식 요소로 작용해 웅장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더한다. 건물에 들어서는 순간 은은하게 풍기는 나무 향기도 매력적이다.

한옥 vs 팀버프레임

팀버프레임과 한옥은 모두 나사를 사용하지 않고 목재만으로 지은 집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도 존재한다. 한옥은 나무 특유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살려 짓는다면, 팀버프레임은 나무를 직각으로 반듯하게 가공해 사용한다. 또 팀버프레임은 부재를 삼각형 모양으로 배열하는 트러스 등 보다 다양한 구조를 활용해 힘을 분산하고, 천장을 높이 올리거나 더 넓은 공간을 지지할 수 있게 한다.

 

 

영화에서 본 집, 유럽 팀버프레임 하우스

팀버프레임은 고대부터 유럽 전역에 널리 퍼져 있던 건축양식이다. 특히 영국과 독일에서는 오늘날에도 팀버프레임 건축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shutterstock

영국 튜더 스타일

전통적으로 목재를 건축 자재로 사용해 온 영국에선 13세기경부터 부유한 주택에 수직 목재인 스터드를 서로 가깝게 배치해 화려해 보이게 하는 ‘클로즈 스터드’ 방식이 유행했다. 이후 튜더 시대에는 목골조 사용이 절정에 달했는데, ‘튜더 스타일’이라고 부르는 이 시기 건축물은 목골조를 벽돌이나 회반죽으로 메워 검은색과 흰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영국에서 무분별한 삼림 벌채가 문제가 되자 목재 건축 방식이 짧은 기둥과 보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금씩 변화했다. 14~15세기경 영국 요크시에 조성된 상점 거리 샴블즈에는 영국 특유의 목재 건축물이 잘 보존돼 있다.

 

ⓒshutterstock

독일 파흐베르크

팀버프레임은 12세기부터 19세기까지 독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축 기술이었다. 독일 파흐베르크는 쇠못 없이 목재를 접합해 건축물의 골조를 완성한 뒤 사이를 진흙이나 벽돌로 채운 전통 주택이다. 건물의 주요 골조가 밖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목재 사이의 충전재를 장식 효과로 활용하거나 외부로 노출되는 골조에 종교적 의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독일 북부 엘베강에서 동부 작센의 어퍼 루사티아를 거쳐 남쪽 콘스탄스 호수까지 뻗어 있는 약 3000km의 독일 전통 가옥 거리에는 파흐베르크 건축물이 늘어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