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프레임으로 로망을 실현하다, 팀버프레임 세컨 하우스 거주자 나현수

2024-11-12     정지환 에디터

 

 

대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어려서부터 꿈꿔 온 ‘나만의 집’을 팀버프레임으로 이뤄낸 나현수 씨의 이야기.

 

ⓒ Den

 

집이 정말 아름답다. 테마파크에 온 기분이다. 집을 짓고 거주한 지 얼마나 됐나?

5년 정도 살았다. 보통 지인이 집에 방문하면 ‘누추한 곳에 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넨다. 여기서 ‘누추’는 ‘누우면 추억이 생각난다’는 의미로, 나만의 농담이다.(웃음) 그만큼 도심과 떨어져 자연에서 정원을 가꾸는 등 소소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집이다.

 

팀버프레임을 알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가져온 로망 중 하나가 나만의 집을 짓는 것이었다. 외국의 아름다운 집들을 보며 벽돌과 나무로 된 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꿔왔다. 건축과 관련해 여러 매체를 접하다 팀버프레임을 알았다. 나무로 짓는다는 점에서 나의 로망과 잘 맞았기에 팀버프레임 방식으로 집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팀버프레임 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가 더 멋지게 변한다는 것이다. 팀버프레임 하우스에 사용한 나무는 시간이 흐를수록 무르익어 색이 더 멋지게 변한다. 10년 이상 된 팀버프레임 건축물을 보면 나무가 와인색으로 물들어 아름답다. 우리 집도 시간이 더 지나면 그처럼 변하리라 기대한다.

 

안전 측면에서도 뛰어나다. 건축 과정에서 나무 외에 다른 자재를 쓰지 않았다. 당연히 못 등이 녹슬어 보수해야 하는 경우도 없다. 팀버프레임은 내진성도 뛰어나 지진 등 자연재해에도 안전한 편이다. 불이 나더라도 나무로 지은 집이기 때문에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대피할 시간도 확보된다. 흰개미 등 해충 문제도 최근에는 기계적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

 

단점도 있지 않을까?

딱히 단점은 없다. 공기가 너무 좋으니 몸이 건강해지고, 몸이 건강하니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는 점 정도?(웃음)

 

ⓒ Den

 

하루하루 익어가는 나무를 보면

지루하지 않다. 집과 내가 함께 나이 들며

이 생을 함께 사는 듯하다.

나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추천한다.

보통 나무로 지은 집이라고 하면 단열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불편함은 없나?

건축 단계부터 내단열과 외단열 작업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덕분에 살면서 단열 문제로 걱정할 일이 없다. 이곳은 연료로 LPG를 쓰는데, 비용 자체로는 도시가스보다 배는 비싸다. 그럼에도 겨울철 난방 비용이 20만~30만원밖에 안 나온다. 많으면 100만원까지 난방비가 나오는 다른 집들에 비하면 건축 단계부터 단열에 신경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시공 의뢰 단계에서 가장 중요시 여긴 지점이 있다면?

원하는 대로 모양이 나올 것인가에 좀 더 집중했다. 건축 단계부터 건축가와 계속 상의하며 진행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만족도가 매우 높다. 나무는 모양이 제각각인 소재다. 어쩔 수 없이 단차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만족도에 치명적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 Den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딘가?

2층이다. 2층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공간이다. 항상 이곳에 머무르며 책도 읽고 음악도 듣는다. 이 공간에 있는 시간이 가장 많다.

 

팀버프레임으로 나만의 집을 짓길 원하는 사람에게 조언을 하자면?

최대한 건축 사례를 많이 찾아가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하길 권한다. 보통 팀버프레임 건축물은 의뢰인이 직접 살려고 짓는 경우가 많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매매로 나올 일이 거의 없다. 살아볼 순 없으니 최대한 많은 곳을 방문해 보고,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이 좋다.

 

팀버프레임 건축의 가장 큰 걸림돌은 아무래도 비용이다. 과거에 비해 자재비, 인건비가 많이 올랐다. 일단 건축 시공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대략적인 비용과 사례를 살펴보고,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며 예산을 정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