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질환 관리에 대한 의사 8인이 대답은?
질병관리청이 발간한 <2021 만성질환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 사례는 국내 전체 사망의 79.9%를 차지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 3대 질병의 위험도가 컸다. 그럼 만성질환을 개선하는 방법은 없는 걸까? 그래서 의학 전문가 8인에게 물었다.
별다른 증상 없는 만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고혈압
진단 기준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
국내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은 고혈압 환자다. 2019년 기준 고혈압 유병률은 남녀 32. 9%로 여자(26.8%)보다 남자(32.4%)가 더 높고, 남녀 모두 연령이 높을수록 유병률이 더 높다. 혈압계만 있으면 간편하게 진단할 수 있는 고혈압은 다른 질환에 비해 진단과 치료, 관리가 용이한 질환이다. 하지만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고혈압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고혈압을 관상동맥질환, 허혈성 및 출혈성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규정한 만큼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화기내과 현일식 원장(시원누리내과)
“고혈압 환자가 식이요법과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그 중 20~30% 정도는 혈압약을 끊을 수 있다. 그러나 생활습관개선 없이 약만 복용한다면 혈압약을 끊기 어렵다. 열심히 운동하고 살도 쪘는데 혈압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혈압약만 먹는 환자보다 장수할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내과 조병현 원장(드림종합병원)
“만성질환은 완치가 아닌 관리 개념이다. 약을 먹든 식이요법을 하든 정상범위에 가깝게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의 경우, 엄격하게 수치를 조절할수록 좋다는 데이터가 계속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정상혈압인 120/8OmmHG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을 권한다. 아울러 약 복용을 거부하며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으로 당뇨를 해결하려는 환자가 많다. 이는 당뇨 치료를 늦추거나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어 금해야 하는 행동이다."
내과 서종필 원장(365늘속편한내과의원)
“고혈압과 당뇨병은 진단 후에는 약으로 조절하는 만성질환이다. 단 고혈압 전 단계나 당뇨 전 단계인 내당능장애 수준에서는 생활 습관 및 식생활 교정을 통해 정상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그러나 만성질환으로 진단받은 후에는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치료해야 한다."
약물 처방과 병행해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당뇨병
진단 기준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이 200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
국내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 이상(12.7%)이 당뇨병 환자다. 10명 중 3명꼴인 28.5%는 당뇨병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를 앓고 있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 그리고 임신성 당뇨병으로 나뉜다. 국내 당뇨병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제2형 당뇨병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당뇨병 발병에 관여하지만, 특히 제2형 당뇨병에서는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높은 혈당을 관리하지 않으면 망막증 신부전 신경장애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고, 당뇨 말기에는 실명까지 할 수 있는 만큼 혈당수치를 정상 범위 에 가깝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분비내과 이완구 원장(맑은샘내과의원)
“당뇨가 생기면 당연히 운동과 식이조절 같은 생활 요법을 해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가 진행될수록 약물 치료를 해도 혈당이 잘 떨어지지 않는 만큼 당뇨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해 당뇨가 진행되는 것과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내과 김연우 원장(의료법인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3대 만성질환은 약물치료와 생활습관개선을 병행하면서 평생에 걸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환자 중 생활습관개선만으로 호전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그만큼 만성질환조절에서 약물 처방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을 개선하고자 하는 꾸준한 노력이다.”
내과 김소연 원장(휴병원)
“만성질환은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생활습관개선을 병행해야 한다. 평소 과식하지 않고, 고탄수화물 음식이나 포화지방이 많이든 육류 등은 너무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체지방을 감량해야 한다. 실천하기 어렵지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만성질환이 더 이상 진행하는 것을 막고 이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의 합병증도 개선할 수 있다. 또 만성질환이 있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주기적으로 혈액검사를 받으면서 추적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콜레스테롤을 조절해야 한다
이상지질혈증
진단 기준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LDL 콜레스테롤 160mg/dL 이상, 중성지방 200mg/dL 이상 또는 HDL 콜레스테롤 40mg/dL 미만 중 한 가지 이상 해당될 때
과거 ‘고지혈증’이라 부른 이상지질혈증은 체내 지방대사 이상으로 혈액 속에 총콜레스테롤,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이거나 HDL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진 상태를 말한다. 국내 30세 이상성인 4명 중 1명은 총콜레스테롤이 24Omg/dL 이상인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다. 2019년 기준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5.8%로 30~40대는 남자가 여자보다 유병률이 높으나 50대 이후에는 여자의 유병률이 더 높다.
세계보건기구가 이상지질혈증을 심뇌혈관질환의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규정하는 만큼 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며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심장혈과흉부외과 이택연 원장(로엘의원)
“고지혈증 자체는 심각한 질환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고혈압과 당뇨병 같은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합병증을 동반하기 쉬운 것이 문제다. 고지혈증으로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생길 수 있기에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
소아청소년과 고시환 원장(고시환의원)
“인터넷 정보나환자에 대한부분적 정보만 알고 하는 조언은 오히려 주치의가 진료하는데 혼선을 줄 가능성이 높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생활형 만성질환은 주치의와 주기적으로 상담해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병원이 아닌 동네 내과에 다니면서 주치의와 평소 건강 상태에 대해 꾸준히 대화하며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