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당뇨 합병증에 관한 궁금증
당뇨병은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혈관이 있는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즉 당뇨병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침묵의 살인자’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에 대해 각 분야 전문의가 설명한다.
"혈당 조절과 함께 안과 진료 병행해야 한다"
당뇨 환자 중 눈에 생기는 대표적인 합병증은 ‘당뇨망막병증’이다. 당뇨가 조절되지 않고 고혈당이 지속되면 망막에서 혈관내피성장인자 등 여러 물질이 생성되고, 이물질들이 혈관의 구조적 변화를 일으켜 모세혈관이 막히게 된다. 혈관이 막혀 망막허혈이 지속되면 신생 혈관이 만들어지는데, 망막의 신생 혈관은 안구 내 출혈을 일으켜 심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치료로는 주변부 망막을 레이저로 응고시키는 범망막레이저응고술을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원초적으로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레이저 치료에도 불구하고 안구 내 출혈을 잡지 못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당뇨에 의한 눈의 합병증은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안저 사진이나 세극등 검사 등 간단한 검사로 합병증 유무를 알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심각한 결과를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내과적인 혈당 조절과 함께 안과 진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민규(안과 전문의/로뎀성모안과의원 원장)
"당뇨병성 신장질환, 정기 검사로 예방하자"
당뇨병성 신장질환의 경우 초기에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증상이 없더라도 ‘알부민’이라고 하는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상태일 수 있다. 따라서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는 매년 주기적인 소변 검사를 통해 알부민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초기에는 단순히 알부민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증상이 나타나지만, 신장 기능이 함께 저하되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하는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말기 신부전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경우에 비해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아질 수 있으므로 정기 검사를 통한 신장 건강 확인이 필수다.
류동열(내과 전문의/연세정성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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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kPr-4d8LEvQ
"발톱 깎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는 전신에 걸쳐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심지어 발에도 합병증이 나타난다. 발에 나타나는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병증’은 대표적인 당뇨 합병증 중 하나로 일명 ‘당뇨발’이라고 부른다. 당뇨발은 당뇨병에 의한 신경합병증과 말초혈관 합병증이 복합 연관되어 발에 궤양이나 감염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말초신경계가 손상되면 땀이 전혀 나지 않는 무한증(Anhidrosis)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피부가 건조해지고 잘 갈라져 상처를 입기 쉬우며, 감각 또한 둔해지기 때문에 발을 다치기 십상이다. 더불어 말초혈관 합병증이 생기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발에 상처가 생겨도 잘 낫지 않고 상처가 심해져 2차 감염 위험이 증가하기도 한다. 심지어 발톱을 둥글게 깎으면 자칫 발톱 끝이 발가락 속으로 파고들거나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발톱을 깎을 때는 일직선으로 깎고 날카로운 부분은 부드럽게 갈아주는 것이 좋다.
당뇨발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합병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흡연자는 담배를 끊어야 하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동반되었다면 더욱 열심히 관리해야 한다. 매일 발을 깨끗이 잘 씻고 수시로 발에 상처가 없는지 확인하며 건조하지 않도록 크림 등을 발라 보습을 잘 유지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상재형(가정의학과 전문의/미래본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