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섬유증 치료의 방향을
제시하는 선구자
[Den이 만난 명의]

2025-04-07     정지환 에디터

희귀질환은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고, 연구자조차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영역이다. 하지만 이 길을 개척하며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 기회를 제공하고자 쉼 없이 연구하는 이가 있다. 간질성 폐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넓히고 있는 연구자,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 송진우 교수를 만났다.

송진우 교수는…
1999년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004년 울산대학교에서 의학 석사, 2011년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브리검 여성병원에서 연구 펠로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간질성 폐질환 및 희귀·난치성 폐질환 치료가 전문 분야이며, 폐 이식 분야도 활발히 연구한다. 특히 특발성 폐섬유증과 진행성 폐섬유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 전략을 연구하며, 항섬유화 치료법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다수의 국제 학술지에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간질성 폐질환과 폐 이식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과 임상 적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약 및 바이오 연구 분야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신약 개발과 맞춤형 치료법 연구를 통해 폐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발전시키고 있다.

수십 권의 연구 논문과 자료가 책장에 빼곡하다. 송진우 교수가 환자를 살리기 위해 쌓아온 연구의 흔적들이다. 희귀질환으로 분류되는 탓에 간질성 폐질환은 의학계에서 기피하는 분야다. 그럼에도 그는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그 불확실한 영역에서 길을 찾는다.

송진우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전문의이자 희귀 폐질환 연구의 선구자다. 희귀질환 중에서도 폐섬유증 같은 난치성 질환을 연구하며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특히 최근 폐섬유증 치료제 피르페니돈이 폐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하며 전 세계 의료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치료제가 단순히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을 넘어 폐암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의 연구는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치료 기준을 새로 정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희귀질환 치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의학 발전을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는 의료인, 송진우 교수는 오늘도 연구실에서 환자를 위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연구에 매진한다.


의학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고등학생 때는 천문학과 진학을 고민했다. 과학 선생님이 천문학을 좋아하셔서 친구들과 함께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옥상에서 하늘을 관측하곤 했다. 마침 학교에 관측 장비가 마련되어 있어 취미로 즐길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천문학은 업으로 삼기에 여러모로 복잡한 학문이고, 연구자의 길을 걷기에는 쉽지 않은 분야라고 생각해 취미로만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이후에는 생명과학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사람을 직접 치료하는 일에 의미를 찾으면서 의학을 선택하게 됐다.

 

간질성 폐질환 명의로 꼽힌다. 전공 선택 계기가 무엇인가?

은사님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간질성 폐질환을 맡게 됐다. 처음 의학을 시작할 때만 해도 특별히 이 분야에 관심을 두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치료제조차 없던 시절이라 연구를 하면 할수록 새롭게 배울 것이 끝도 없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점이 흥미로웠고, 하나씩 규명해 가는 과정에서 보람이 적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이 질환을 전문으로 다루는 의사가 많지 않다는 점이 책임감을 갖게 만든 계기가 됐다.

ⓒ Den

희귀질환 연구는 의학계에서도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아닐 텐데

그렇다. 호흡기질환만 해도 중환자 치료,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 같은 기도 질환이 더 흔하다. 약도 많고 연구도 활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연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폐섬유증 치료제는 아예 없었다. 그래서 전공으로 선택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꼭 인기 있는 분야에서 선두가 되는 것만이 길은 아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또 폐섬유증이 흔치 않은 질환이기는 하지만, 노화와 관련이 크기 때문에 환자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섰고, 고령층에서는 폐섬유증이 드문 질환이 아니다. 특발성 폐섬유증만 해도 65세 이상 남성 500명당 1명에서 1500명당 1명꼴로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65세 이상 인구를 대상으로 검진센터에서 CT를 찍어보면 약 5%에서 초기 소견이 발견된다. 결국 노인 인구가 증가할수록 더욱 주목해야 하는 질환인 셈이다.

 

최근 발표한 ‘피르페니돈 사용 시 폐암 발병 위험 감소 연구’가 의료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폐섬유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치료제는 피르페니돈과 닌테다닙, 두 가지가 있다. 이 약들은 폐섬유증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환자의 80%가 5년 내에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나쁜 질환이다. 폐가 점차 굳어지면서 폐 기능이 떨어지고, 결국 호흡부전으로 이어진다.

이번 연구에서는 피르페니돈이 단순히 질병 진행을 늦추는 것을 넘어 폐암 발병 위험도 낮출 수 있음을 확인했다. 국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 1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피르페니돈을 복용한 환자는 그러지 않은 환자보다 폐암 발병 위험이 70~80%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연구가 일본에서도 진행됐고,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폐섬유증과 폐암 발병은 어떤 관련이 있나?

폐섬유증 환자는 폐암 발병 확률이 높다. 5년 정도 경과를 살펴보면 환자의 20%가 폐암에 걸릴 정도로 위험하다. 문제는 폐섬유증 환자에게 폐암이 발생하면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폐암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면 기존 섬유화가 악화해 사망 위험이 커지고, 치료 강도를 낮추면 폐암이 진행되어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 병기와 관계없이 폐섬유증 환자가 폐암에 걸리면 1년 내 사망률이 매우 높아 치료가 어려운 질환으로 여겨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세포가 자라는 환경도 중요한 요인이다. 폐섬유증이 진행되면서 형성되는 섬유질 기질이 암 성장과 전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췌장암으로, 폐섬유증에서도 비슷한 기전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피르페니돈이 이런 섬유화 과정을 억제하면서 폐암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폐섬유증 환자가 폐암에 걸렸을 때 이 약을 복용하면 폐암 치료로 섬유화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단순히 폐섬유증 진행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폐암 예방과 치료 과정 중 부작용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연구가 의학계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항섬유화제는 폐섬유증의 진행을 늦추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목적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환자들이 더 오래 살게 되면서 질병 자체보다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은 폐암과 폐고혈압으로, 특히 폐섬유증 환자의 폐암은 치료법이 확립되지 않아 의사의 경험에 따라 개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연구를 통해 피르페니돈이 단순히 폐섬유증 진행을 늦출 뿐 아니라 폐암 발병까지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예방이 최선인 상황에서 환자가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추가적인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물론 피르페니돈의 단점도 있다. 약이 독해 1년간 복용한 환자 중 약 25%는 부작용을 견디지 못하고 중단하기도 했다. 식욕이 떨어지고, 햇빛에 민감해지는 광과민성 부작용으로 외출이 어려워지는 것도 문제다. 하지만 폐섬유증 치료에 대체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연구는 환자들에게 약 복용을 지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하나의 근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진행된 대규모 연구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피르페니돈을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일본에서 진행한 300~400명 규모의 연구에서 유사한 결과가 나왔는데, 이번 연구는 이를 확장하고 확증하는 연구로 볼 수 있다.

ⓒ Den

 

처음 연구를 시작할 때는

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구를 할수록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좋은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 어렵다는 걸 깨닫게 됐다.

요즘 연구는 점점 더 전문화되고 있기 때문에

결국 팀워크가 핵심이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개인적으로 깨달은 점이 있다면?

연구에 함께하는 동료들과 협력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 후배 연구자들의 역할이 크다. 나보다 젊은 연구자라도 각자의 역량과 의견이 중요하다는 걸 점점 더 실감하고 있다. 연구는 한 사람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전문가가 함께하는 팀 접근 방식이 필수다.

이것은 단순히 의사들만의 협업을 넘어 연구를 분석해 주는 통계학자나 대기오염 연구자 같은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의 협력도 포함된다. 대기오염과 폐질환의 연관성 연구도 진행하는데, 이런 연구에서는 환경 전문가들의 조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좋은 연구는 개인이 아니라 팀이 만들어간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임상의사로서 실제 환자를 진료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궁금증이 가장 큰 동기가 된다. 책에 나와 있지 않은 부분이 많다 보니, 해결되지 않은 질문을 연구를 통해 탐구하게 된다.

아울러 연구를 진행하려면 국책 과제나 연구 과제를 수행해야 하는데, 지원받기 위해서는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것도 필수다. 현실적인 부분이기도 하지만, 결국 연구의 시작점은 진료하면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서 비롯된다.

폐섬유증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지금과 상황이 달랐다. 당시에는 병의 자연 경과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발표하는 과정 자체가 흥미로웠다.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좋은 환경이었다. 내 은사님은 이 분야에서 저명한 분이셨던 만큼 환자들이 끊이지 않고 찾아와 자연스럽게 연구 기회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내가 특별히 잘했다기보다는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진 덕분이 컸다.

 

아직 덜 개척된 영역을 연구하는 만큼 한편으로는 어려움도 많을 것 같다

처음에는 폐섬유증이 연구 대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질환이었다. 지금도 이 분야를 새롭게 시작하는 젊은 연구자가 많지 않다. 연구를 진행하려면 지원이 필요한데, 치료제가 없는 희귀질환은 연구 자금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국가 지원이 없으면 연구를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폐섬유증은 흔한 질환이 아니어서 연구를 위한 환자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다. 우리 병원은 다행히 방문하는 환자가 많아 연구를 진행할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병원에서는 환자 수 자체가 적어 연구하다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흔하다. 그래서 단독 연구보다는 여러 기관이 협력해 환자 데이터를 모으고, 레지스트리를 구축하는 방식이 필수적이다. 개별 병원 차원에서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점이 이 분야의 또 다른 난관이다.

 

연구 분야에서 AI 기술이 앞으로 얼마만큼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나?

현재 AI를 가장 활발히 활용하는 분야는 영상 분석이다. 폐섬유증 환자를 진단하고 질병의 진행을 모니터링할 때 폐 기능 검사도 중요하지만 흉부 CT 영상이 핵심 역할을 한다. AI는 CT 영상을 분석해 폐 전체에서 섬유화가 차지하는 비율을 정량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증도를 평가하고, 신약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임상시험에서 AI 영상 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약 임상시험에서는 보통 1년 동안 약을 투여한 그룹과 투여하지 않은 그룹을 비교해 폐 기능 저하 속도를 분석한다. 그런데 폐 기능 검사는 환자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AI를 활용한 CT 분석은 보다 민감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임상시험에서는 AI 영상 분석이 1차 평가지표는 아니지만, 2차 유효성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신약을 투여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할 때, CT 영상에서 섬유화 진행 속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다. 앞으로는 AI 기반 영상 분석이 1차 평가지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 Den

 

연구 분야의 기틀을 구축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

의료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연구자 한 명 한 명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제약사, 신약 개발 회사와의 협력도

매우 중요하다. 연구를 위해 모두가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

의료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변곡점이 있다면?

대부분 교수님이 그렇듯 나 역시 해외 연수를 다녀온 경험이 큰 전환점이 됐다. 임상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주 업무였지만, 미국 연수를 계기로 연구 영역을 확장할 기회를 얻었다.

연수 기간 동안 기초 실험을 접하면서 혈액 샘플을 활용한 연구, 세포 실험, 동물 실험 등을 경험할 수 있었다. 환자를 보면서 이런 연구를 병행하기가 쉽지 않지만, 1년 반 동안 환자 진료를 내려놓고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덕분에 연구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고, 이후 기초 연구와 임상 연구를 병행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에서 경험한 연구 환경도 인상적이었다. 국내에서는 워낙 바쁘다 보니 연구 협력이 쉽지 않은데, 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환자 로드가 적어 연구자 간 협력이 훨씬 원활했다. 연구를 진행하는 방식뿐 아니라 협력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최근 연구나 진료를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

물론 연구 자체에서 얻는 보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환즐거운 순간은 함께하는 젊은 연구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간질성 폐질환 분야는 인기가 없었지만, 요즘은 관심을 갖는 연구자가 점점 늘고 있다. 이제는 함께 연구하는 후배들이 혼자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그들이 자신의 연구를 발전시키고, 동료 연구자로서 자립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후배 연구자들을 동료로 인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열 살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니 친구 아닌가.(웃음) 그리고 AI나 통계 같은 최신 기술을 다루는 측면에서는 후배 연구자들이 훨씬 뛰어나다. 좋은 연구를 위해서는 연구 파트너가 중요하다. 그만큼 요즘은 스승과 제자 개념보다는 동료로서 협력하는 분위기다. 연구의 큰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은 내가 하고, 세부 분석과 실행에서는 젊은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으며 함께 성장해 나간다.

ⓒ Den

스스로 생각하는 의료 철학이 있다면?

무엇보다 해는 끼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약이 이로운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도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를 적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폐섬유증 같은 질환에서는 진단과 치료 방향을 잘못 설정하면 환자 상태가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어떤 치료는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만, 또 어떤 경우에는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단순히 질병만 살피는 것을 넘어 환자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한다. 치료가 환자의 삶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민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최근에는 미세먼지가 폐섬유증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 중이다. 환자들은 실외 미세먼지를 조심하지만, 실내에서도 요리나 특정 물질을 태울 때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이것들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데다 효과적인 대응 방안도 찾지 못했다.

질병관리청과 함께 지난 4년간 연구를 진행했고, 미세먼지가 실제로 질병 진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현재 15개 의료기관과 협력해 공기 청정과 환기를 동시에 수행하는 ‘환기 청정기’가 질병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한창 진행중이다. 결과가 잘 나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가이드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