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이란 이런 것! 할리우드 40대 배우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랬다. 유머, 예술, 패션, 카리스마 등 덴맨을 정의하는 요소를 가장 잘 보여주는 40대 스타를 찾아봤다.

2021-12-04     DEN 에디터

 

유머가 인기의 비결

크리스 프랫 Chris Pratt

1979년생, 미국, 배우

 

 

“당연히 사람들이 나를 좋아했으면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들이 나를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Of course I want people to like me, but more importantly, I don’t want people to dislike me.”

 

할리우드 최고 인기남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로 한순간에 무명에서 할리우드 톱스타가 된 크리스 프랫. 2014년은 완전히 그의 해였다. 한 해 동안 그가 출연한 영화의 총매출이 무려 12억 달러(약 1조4000억 원)였고, 연말에는 미국의 주간지 <피플>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 2위에 올랐다. 그는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가장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 꼽는 배우다. 함께 촬영한 배우는 물론 스태프 역시 그와의 작업은 언제나 즐겁다고 증언하며, 몸에 밴 유머 감각과 재치 넘치는 말솜씨로 어디서나 환영받는다.

 

일상이 코미디인 남자

프랫은 출연한 영화에서 주로 인간적이고 코믹한 캐릭터를 맡았는데, 실제 생활도 캐릭터와 거의 비슷하다. 광부 아버지와 슈퍼마켓 직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젊은 시절 스트리퍼로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밑바닥 인생을 살았다. 그렇지만 스타가 된 후에도 토크쇼에 출연해 그 시절 자신의 ‘찌질’했던 모습을 유머로 승화하는 등 낙천적 성격으로 사랑받고 있다. 오랜 무명 생활을 거치면서 몸에 밴 겸손, 그럼에도 언제나 유머를 잃지 않는 자세, 파파라치에게도 친근하게 미소를 건네는 모습 덕분일까? 그는 할리우드에서 유일하게 ‘안티’가 없는 배우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그를 일컬어 ‘국보’라고 부른다.

 

친근한 옆집 아저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는 근육질의 미끈한 몸매를 선보였지만, 사실 프랫은 평소 비만 체형이다. 평균 130kg에 달할 정도의 거구로 지내다가 영화 촬영을 앞두고 바짝 다이어트를 하는 스타일. 그러나 2015년부터는 “이렇게 다이어트를 반복하다가는 죽을지도 모르겠다”며 이후 90kg대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본인의 SNS에 수시로 간식 사진을 올려 팬들을 웃긴다. ‘일상이 개그’인 이런 모습 때문에 팬들은 그를 더욱 친근하게 여기는 듯.

 

Filmography

<원티드>(2008)

앤젤리나 졸리, 제임스 매커보이가 주연한 액션 영화. 프랫은 남자 주인공의 여자친구와 바람을 피우는 코믹 캐릭터로 출연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프랫을 세계적 스타로 만든 마블 시리즈. 사고뭉치에 여기저기 치이기 바쁜 허당 주인공이지만, 러닝타임 내내 쉴 새 없이 만담을 쏟아냈다.

 

<쥬라기 월드>(2015)

14년 만에 개봉한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프랫은 극 중 포악한 벨로키랍토르를 길들인 유일한 인물로 등장해 기존에 보여준 이미지와 다른 진지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매그니피센트 7>(2017)

<황야의 7인>(1960)을 리메이크한 서부영화. 깐족대는 캐릭터의 진수를 보여준다. 이병헌이 황야의 7인 중 한 명으로 등장해 우리에게 더욱 유명한 영화다.

 


카리스마 덩어리

톰 하디 Tom Hardy

1977년생, 영국, 배우

 

압도적인 존재감

톰 하디의 출연작을 보면 멀쩡한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세기말의 재난을 혼자 다 감당한 캐릭터거나 비정하지만 사연이 있는 악역이 대부분. 이런 캐스팅이 이어지는 이유는 배우 자체가 뿜어내는 독보적 오라와 카리스마 때문이다. 수컷 냄새 물씬 나는 외모와 야성미는 상남자 그 자체. 거기에 저음의 중후한 목소리까지 더해져 하디는 대체 불가능한 배우로 할리우드 영화계에 자리매김했다.

 

굴곡진 인생으로 다져진 내공

톰 하디의 눈빛은 강렬하기로 유명하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015), <덩케르크>(2017) 등에서는 대부분 얼굴을 가린 채 등장하는데, 눈빛 연기만으로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이는 어린 시절 마약중독으로 객사할 뻔하는 등 방황기를 거쳐 배우의 길에 정착한 이력이 바탕이 됐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극한 상황은 그의 내면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어떤 행동을 하든 오라를 느끼게 만드는 원천이 됐다.

 

“영성은 지옥을 경험한 사람에게서 드러난다.”

“Spirituality seems to me to be for those who’ve been through hell.”

 

Filmography

<인셉션>(2010)

톰 하디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영화. 그동안 그가 연기한 성격파 캐릭터와 달리 유쾌한 캐릭터로 나온다. 지금 다시 보면 ‘정말 하디가 맞나?’ 싶을 정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

‘조커 이상의 악역이 있을까?’ 싶은 <배트맨> 시리즈에서 특유의 존재감을 뽐낸 악역. 무시무시한 근육을 만들어 배트맨이 연약해 보일 정도의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를 연출했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015)

원작의 주인공 멜 깁슨의 그림자를 걷어낸 작품. 트럭 보닛 위에 세운 장대에 매달려 사막을 질주하는 장면을 스턴트 없이 직접 연기해 팬들을 어이없게 만들었다.

 

<베놈>(2018)

어지간한 스타는 다 소환되는 마블 영화인 만큼 하디도 등장했다. 역시나 캐릭터는 평범하지 않은 괴물 ‘베놈’. 영화 자체는 혹평이 많지만 그의 연기에 토를 단 평론가는 없었다.

 


 

예술가의 감수성

라이언 고슬링 Ryan Gosling

1980년생, 캐나다, 배우·음악가

 

“라이언 고슬링은

가장 착한 사람들이 그렇듯,

캐나다인이죠.”

“Ryan Gosling,

like all the nicest people,

is Canadian.”

- 메릴 스트립(2017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섬세한 예술적 감각

라이언 고슬링은 <라라랜드>(2016)에서 놀라운 노래 실력과 연주력, 춤 실력을 뽐냈다. 다재다능한 배우가 워낙 많은 요즘이지만, 사실 그의 음악적 소양은 아마추어 수준이 아니다.

고슬링의 데뷔 작품은 당황스럽게도 미국판 <뽀뽀뽀>인 <미키 마우스 클럽>이다. 당시 동기들이 무려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저스틴 팀버레이크. 모두 팝 음악계의 거장으로 성장할 때 고슬링만 연기로 빠진 것. 실제로 그는 밴드 ‘데드 맨스 본즈’를 결성하고 앨범을 발매한 프로 뮤지션이기도 하다. 심지어 앨범 수록곡인 ‘In the Room Where You Sleep’은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 덕분에 호러 영화 <컨저링>(2013) OST에 수록되었다.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이유

<노트북>(2004)에서 보여준 지고지순한 순정남의 모습은 아직도 고슬링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덕분에 고슬링은 서구권에서도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배우다. 선한 인상과 그에 걸맞은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 심지어 동물 인권에도 관심을 쏟는 세심함에 여성들이 열광하는 것.

 

Filmography

<노트북>(2004)

아직까지도 21세기 멜로물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작품. 이 작품 덕에 고슬링은 세계의 연인으로 떠올랐고, 극 중 파트너였던 레이철 매캐덤스와는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다.

 

<드라이브>(2011)

<택시 드라이버>(1976)의 로버트 드니로를 연상시키는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런 와중에 캐리 멀리건과 빚어낸 로맨스 연기로 ‘역시 라이언 고슬링’이라는 평을 이끌어냈다.

 

<빅 쇼트>(2015)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브래드 피트, 크리스천 베일, 스티브 카렐,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했다. 할리우드 톱 배우들에게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입증했다.

 

<라라랜드>(2016)

2016년을 휩쓴 바로 그 영화. 고슬링의 우수에 찬 눈빛이 아니었으면 이어질 듯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감정선을 끝까지 유지하기 어려웠을 작품이다.

 


두뇌가 잘생긴 남자

베네딕트 컴버배치 Benedict Cumberbatch

1976년생, 영국, 배우

 

“소파에 누워 책을 읽을 때 무한한 삶을 느낀다.”

“I can feel infinitely alive curled up on the sofa reading a book”

 

명문가 출신 엄친아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 리처드 3세의 후손이다. 2012년 영국 레스터에서 리처드 3세의 유골이 발견됐을 당시 컴버배치는 후손을 대표해 장례식에 참석, 추모 시를 낭독했다. 학창 시절에는 영국 최고 명문인 해로 스쿨을 졸업한 후 맨체스터 대학교 연극학과를 거쳐 런던극예술학교에서 고전 연기를 전공했다. 말 그대로 엘리트 코스를 두루 밟은 엄친아인 것. 세계적으로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은 다름 아닌 BBC 드라마 <셜록>인데, 전문 용어가 난무하는 엄청난 양의 대사를 속사포처럼 뱉어내 배우 본인의 지적 능력이 보통이 아님을 증명했다.

 

못생겨도 괜찮아

데뷔 초에는 길쭉한 얼굴에 좁은 어깨, 이상한 헤어스타일 때문에 못생긴 배우의 대표로 불렸다. 성인 ‘컴버배치(Cumberbatch)’에 빗대어 ‘오이(Cucumberbatch)’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 그러나 작품이 성공을 거듭하고 전문가에게 관리를 받으면서 독특한 외모는 오히려 개성으로 발전했고, <닥터 스트레인지>(2016)에서는 천재 내과 의사에 어울리는 냉철한 이미지라는 평을 받았다. 능력이 뛰어나면 외모는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의 산증인인 셈.

 

Filmography

<셜록>(2010)

그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작품. 사이코패스에 괴팍한 성격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영국식 정장과 캐릭터의 천재성이 그대로 컴버배치의 상징이 된 작품.

 

<호빗: 스마우그의 폐허>(2013)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프리퀄인 <호빗> 시리즈에 등장했다. 배역은 무려 ‘드래곤’. 컴버배치는 <반지의 제왕>의 골룸처럼 온몸에 특수 분장을 하고 모션 캡처에 도전했다.

 

<노예 12년>(2013)

실존 인물인 솔로몬 노섭이 노예 생활을 했던 실화를 영화로 옮겼다. 컴버배치는 조상 중 노예 상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속죄하기 위해 영화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닥터 스트레인지>(2016)

마블 세계관 최강의 마법사, 닥터 스트레인지로 합류했다. 영화를 위해 헤어스타일과 체형을 바꾼 덕에 ‘못생긴 배우’에서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났다는 평.

 


스타일이 젊음을 만든다

에디 레드메인 Eddie Redmayne

1982년생. 영국. 배우

 

“모델에 대한 경외심을 갖게 됐다. 그들은 관객의 코앞에서 누구보다 강한 자의식을 뽐내기 때문이다.”

(버버리 패션쇼 참석 후)

“I also have a new respect for models because they are so close to the front row and must be

so self-conscious.”

 

일상이 화보

<레미제라블>(2012)의 순정남 ‘마리우스’로 스타덤에 올라 <신비한 동물 사전>(2016)으로 세계적 흥행 배우가 된 에디 레드메인. 언제나 소년일 것 같던 그가 어느새 40줄에 접어들었다. 그의 외모가 나이에 비해 훨씬 어려 보이는 건 탁월한 패션 센스 덕분. 기본적으로 키가 크고 말라서 ‘슈트발’을 잘 받는 데다가 스타일리스트를 따로 두지 않고도 언제나 멋진 스타일을 선보인다. 실제로 그는 유명해지기 훨씬 전인 2008년부터 버버리 모델로 활동했다.

 

스타일의 완성은 자신감

파파라치가 찍은 사진 속 그의 모습을 보면 붉은색, 녹색 등 과감한 색의 슈트를 입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2014년 토론토 국제영화제(TIFF) 때는 민트색 슈트를 입고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이는 당황스럽게도 레드메인이 ‘색맹’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 그는 적녹 색맹이라 본인이 입은 옷의 색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나는 내가 무슨 색을 보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색을 좋아한다”라고 말하는 자신감이 바로 그의 독보적인 패션 감각의 비결인 듯하다.

 

Filmography

<레미제라블>(2012)

휴 잭맨, 러셀 크로, 앤 해서웨이 등 쟁쟁한 배우 사이에서 순정남 ‘마리우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세기 복식을 찰떡같이 소화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사랑에 대한 모든 것>(2014)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영화를 본 호킹 본인이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았다”고 평할 정도로 엄청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대니쉬 걸>(2015)

세계 최초 성전환자의 실화를 그린 영화. 그의 선이 가는 외모가 빛을 발한 작품으로, 영화 후반부에는 여장 남자인지 그냥 여자인지 구분이 안 됐다는 스태프의 후일담이 쏟아졌다.

 

<신비한 동물 사전>(2016)

<해리 포터> 시리즈의 프리퀄로 ‘뉴트 스캐맨더’를 연기했다. 자폐 성향이 있으면서도 밝고 선량하면서 복잡한 캐릭터를 기막히게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