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나들이, 전시를 품은 풍경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 예술을 마주하기 좋은 계절.
가족과 함께 서울 근교 미술관과 박물관의 탁 트인 전경을 즐겨보자.
북한강이 머무는 풍경
아유 스페이스
아유 스페이스(Ayu Space)는 남양주 북한강 변에 자리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세계적인 건축가 조병수가 설계했다. ‘예술의 일상화’를 지향하는 이곳은 전통 한옥과 현대건축이 어우러진 갤러리, 정원, 카페, 레스토랑이 조화를 이루며 감각적인 공간 경험을 선사한다. 한옥의 툇마루와 현대적인 콘크리트 외벽이 대비를 이루는 갤러리는 공간의 미학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며, 정원은 노자가 주창한 무위자연을 현대적으로 풀어내 자연의 흐름을 따른다. 차경 기법을 활용해 북한강의 경관을 공간 안으로 끌어들이는 설계도 인상적이다. 자연스러운 곡선의 지형과 수목이 어우러진 산책로는 방문객에게 자연과의 친밀한 교감을 선사하며, 기존 한옥과 양옥 구조를 존중한 구조물 위에 새롭게 더한 콘크리트 벽체는 자연과 건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열린 공간을 지향한다. 특히 카페 중정에서는 북한강과 주변 산세를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갤러리에서는 예술을, 레스토랑에서는 미식을, 카페에서는 스페셜티 커피와 함께 강바람을 즐길 수 있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평온한 휴식을 누리기에 더없이 좋은 감성 공간이다.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북한강로1462번길 71
문의 0507-1384-6201
아이들과 함께하기 좋은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도심에서 멀지 않은 푸른 자연 속에서 만나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잠시 머물며 여유를 느끼기 좋다. 건축가 최성희와 로랑 페레이라가 장욱진 화백의 대표작 ‘호작도’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한 이 미술관은 하얀 호랑이가 산속에 누운 듯한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해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 인기가 높다. 매년 열리는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를 비롯해 ‘다함께 드로잉’, ‘오리고 붙이고’ 등 연령과 계절에 따라 구성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드로잉, 판화, 펠트 등 다양한 작품을 직접 만들 수 있다. 미술관 앞을 흐르는 장흥계곡은 아이들과 함께 자연을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주소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권율로 193
문의 031-8082-4245
전통 미학을 품은 공간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은 전통 정원과 함께 어우러진 미술관으로 고목과 자연석, 오래된 조형물이 만들어내는 고요한 풍경 속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평온함을 전한다. 그림처럼 펼쳐진 전통 정원을 산책하는 일은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하나의 즐거움. 봄이면 계절의 정취가 더해져 잠시 머무르기에도 제격이다. 실내 공간은 최근 개편을 통해 더욱 여유롭게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정비했으며, 고요하고 정제된 분위기 속에서 작품에 몰입하기에 적합하다.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전통을 품은 호암미술관은 고미술부터 회화, 도자, 불교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장품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사랑받아 왔다. 한옥의 정취와 한국 고미술의 미감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곳에서는 전통의 품격을 고스란히 경험할 수 있다.
주소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562번길 38
문의 031-320-1801
절벽과 호수에 내려앉은 별
포천아트밸리 천문과학관
포천아트밸리는 과거 채석장이었던 공간을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국내 최초의 업사이클링 사례다. 에메랄드빛 천주호와 그 주변을 둘러싼 화강암 절벽은 오랜 세월 자연이 빚어낸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조각공원에 놓인 다양한 조형물과 아이들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기획전시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다. 천문과학관에서는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고 다양한 과학 체험이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채석장 시절의 경사를 따라 오르는 노란색 모노레일은이곳의 또 다른 명물로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주소 경기도 포천시 신북면 아트밸리로 234
문의 1668-1035
조선 후기 역사를 품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서울의 중심에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조선 후기 도성 밖에서 벌어진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담고 있지만, 공간의 분위기는 무겁기보다 차분하다. 순교자 현양탑, 하늘광장을 지나 지하로 이어지는 전시관과 예배 공간은 고요함 속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 노숙자 모습을 한 예수상은 가장 낮은 곳에 임한 사랑을 상징하고, 우리가 외면하는 존재 안에도 신성이 깃들어 있음을 일깨운다. 전시실은 조선 후기 실학과 유학, 천주교, 동학 등 다양한 사상을 소개하며 당시 시대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방문 가능한 서소문역사공원은 봄이면 만개한 꽃으로 더욱 평화로워 보인다. 지상 공원을 거쳐 전시관을 둘러본 뒤 햇살 속 산책길을 걸으며 여유를 찾아본다.
주소 서울시 중구 칠패로 5
문의 02-3147-2401
산속 미술관
뮤지엄 산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Museum San)은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사립 미술관으로 자연과 예술, 건축이 조화를 이룬다. 1997년 종이박물관으로 시작해 2013년 청조갤러리와 통합했으며,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산세를 살려 설계한 것으로 유명하다. 웰컴 센터부터 제임스 터렐관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사색과 치유의 시간을 안내하고, 본관 내부의 사각·삼각·원형 공간은 대지와 사람, 하늘의 조화를 상징하며 관람객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명상관과 빛의 공간은 빛과 건축이 만나는 상징적 장소로 자연과의 교감을 확장시킨다. 야외에는 조각정원과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한 스톤가든이 조성돼 있으며,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상설 전시한다. 뮤지엄 산에서 자연을 따라 걷다 보면 느림과 여백, 창조적 사유를 경험하게 된다.
주소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오크밸리2길 2 60
문의 033-73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