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조는 일상이다,
탐조책방 박임자 대표
탐조책방을 운영하는 박임자 대표에게 도시에서 탐조하는 법을 물었다.
우리 일상이 잠시 멈추었던 코로나19 시기. 국내 유일의 탐조 전문 서점 ‘탐조책방’을 운영하는 박임자 대표는 아파트 탐조로 새로운 일상을 꾸렸다. 아파트 단지는 자연만큼 드넓지 않다. 그러나 일본 영화 [모리의 정원] 속 작은 정원처럼 생명의 흔적을 따라 단지를 거닐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난다.
박임자 대표가 아파트 탐조단을 꾸려 사람들과 관찰 기록을 공유할 무렵, ‘도시 탐조’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기대하지 않던 공간에서 자연을 만나는 기쁨. 일생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희귀종이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볼 수 있는 새들.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새들은 이웃 주민이나 다름없다.
도시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새는 참새, 박새, 오목눈이, 곤줄박이, 직박구리 등이다. 계절에 따라 거처를 옮기는 철새와 달리, 한곳에 터를 잡고 살아간다고 해 텃새라 한다. 이 작고 귀여운 이웃 주민을 위해 박임자 대표는 아파트 단지 내 나무에 인공새집을 달았다. 구멍 뚫린 나무 상자 형태의 인공새집은 둥지를 틀 곳이 없어 실외기나 보일러 연통에 자리를 잡는 도시 새들에게 안전한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멀리 가지 않아도 새들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탐조를 시작하고 싶다면, 우선 집 주변부터 살펴보자. 익숙한 풍경을 낯선 렌즈로 바라보고 일상의 소리에 귀기울일 때, 삶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 아파트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아파트 탐조는 어디까지나 이웃에게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공동주택이라는 특성을 이해하고 이웃을 배려할 때, 서로의 관계가 한층 가까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 인공새집을 설치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인공새집 안에 새가 자리를 잘 잡았는지 살피고, 번식이 끝난 뒤에는 깨끗이 청소해 주는 등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