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는 존재한다!

수십 년간 UFO의 존재를 부정하던 미국 국방부가 “UFO는 존재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021-08-03     김구용 에디터

미스터리가 아닌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온 UFO

미국 국방부는 의회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미확인 항공 영상(Unidentified Aerial Phenomena, UAP) 조사를 위한 태스크 포스를 꾸리고 2004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보고된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 144건을 조사했다. 이들은 항간에 떠도는 목격담 수준의 사례가 아닌 레이더, 적외선 센서, 전자광학 센서 등 다양한 종류의 센서에 포착된 것으로 합리적 의심이 가능한 확실한 데이터를 가진 것이었다. 미국 국가정보국(ODNI)은 지난 6월 25일에 조사 내용을 정리한 9쪽 분량의 예비 보고서를 공개했다. 결과를 요약하면 “현대 과학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미확인 비행 현상은 실재하지만 그게 외계의 존재라는 증거도, 아니라는 증거도 없다”였다.

 

미국 국방부(펜타곤)가 공개한 UFO 영상

펜타곤은 발표의 신빙성을 입증하기 위해 조사 대상 144건 중 세 건의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훈련받은 조종사들이 레이더와 카메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비행 물체를 포착한 후 환호하는 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https://youtu.be/auITEKd4sjA

 

 

가장 유명한 외계인 소동

로스웰 사건

미국, 1947년

음모론에 불을 지핀 조사 결과

1947년 7월 2일,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 인근에 미확인 비행 물체가 추락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목격자만 600여 명에 달했는데, 심지어 그중 일부는 외계인의 사체를 직접 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사에 착수한 미 육군 항공대는 7월 7일에 ‘로스웰 공군 기지 인근에서 외계 비행 물체의 잔해를 수거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불과 24시간 만에 보도 자료를 통해 “발견한 잔해는 기상 관측용 기구의 일부였다”고 번복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사람들의 의심에 불을 지폈고, 미국 정부가 비밀리에 UFO와 외계인을 연구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낳았다.

 

가짜 외계인 사체 소동

로스웰 사건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988년 영국의 UFO 연구가 티모시 굿이 기밀 유지 기한이 넘은 미국 정부의 비밀 문건 속에서 찾아낸 이야기를 <일급비밀을 넘어서>라는 책으로 엮어 내면서부터다. 그리고 7년이 지난 1995년에는 영국의 음악 프로듀서인 레이 산틸리가 극비리에 입수했다는 로스웰 외계인의 해부 영상을 공개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이 영상은 미국 코닥사로부터 ‘1947년 필름이 확실하다’는 감정까지 받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세기말과 맞물려 전 세계를 UFO 신드롬에 빠뜨렸다. 당시 공개된 큰 머리, 새까만 눈, 가느다란 팔다리의 외계인 형체는 외계인의 정석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2006년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특수분장을 맡았던 존 험프리가 영상 속 외계인은 자신이 만든 모형으로 레이 산틸리가 꾸민 사기극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러운 곳, 51구역

정식 명칭은 그룸 호수 공군기지(Groom Lake Air Base)로 미국 네바다주 사막에 위치한 미국 국방부 관리의 1급 군사기지다. 1947년 로스웰에서 발견된 잔해를 이곳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때문에 미국 정부가 주도한다는 외계인 연구 음모론의 중심지로 자주 언급된다. 2019년에는 외계인을 보기 위해 51구역에 쳐들어가자는 페이스북 이벤트에 200만 명이 호응하면서 미 국방부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실제로는 미국의 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실험하는 비밀 기지로, 육상은 물론 기지 상공도 비행 금지 구역이며, 연구 시설은 지하에 숨겨져 있어 구글 맵에도 표시되지 않는 등 철통 보안이 유지되는 곳이다. 무단으로 침입할 경우 체포 과정 없이 사살될 수 있다. 미국의 정보자유화법에 따라 이 기지에 대한 정보는 150년 후 공개될 예정이다.

 

세계 각지에 출몰한 UFO 소동

 

 

로마 유령선 사건

로마, B.C. 217

로마 역사가 리비(Livy)가 저술한 <로마의 역사>에 “유령선이 하늘에서 빛나는 것을 보았다”, “둥근 방패가 하늘에서 보였다”라는 기록이 존재한다.

 

광해군 시기 UFO 사건

조선, 1609년

<조선왕조실록>에는 광해 1년 9월 22일에 강원도 하늘에 나타난 기이한 현상이 기록되어 있다. 이날은 전국이 화창했는데 우레와 같은 소리가 나면서 검붉은 형체 또는 연기 같은 기둥, 호리병 같은 형체가 하늘에 나타나 한참을 머물다 사라졌다는 보고가 강원도 각지에서 줄을 이었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 전투

미국, 1942년

1942년 2월 24일 밤 LA 상공에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들이 나타나 육군이 대공포 사격을 가했다. 진주만 공습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라 일본군의 공습으로 오인한 미군은 1시간 동안 1400여 발의 대공포를 발포했으나 비행체는 계속 제자리에 머물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 내용은 다음 날 <LA타임스>에 대서특필됐다.

 

토마스 맨텔 대위 실종 사건

미국, 1948년

1948년 1월 7일 오후 2시경 미국 켄터키주 공군기지 상공에 괴비행 물체가 나타났다. P-51 전투기를 조종하는 공군 대위 토머스 프랜시스 맨텔 주니어가 이를 조사하기 위해 출격했다. 오후 3시경 맨텔 대위는 다급한 목소리로 “그 금속 물체가 나를 쫓아온다!”라는 무전을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나중에 추락한 전투기와 시신을 발견했지만, 통신 내용 등 수수께끼만 남긴 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51구역 4K UFO 사건

미국, 2019년

미국 유타주 사막 풍경을 찍은 4K 고화질 영상에 우연히 초고속 미확인 비행 물체가 잡혀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영상의 2분 32초쯤 화면 중앙 저 멀리서 흰색 비행체가 어마어마한 속도로 카메라를 향해 날아든 후 순식간에 프레임 밖으로 사라진다. 현존하는 최고 화질의 UFO 영상이다.

 

피닉스 라이트 사건

미국, 1997년

1997년 3월 1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상공에 UFO로 추정되는 발광체가 나타났다. 당시 이 비행 물체를 목격한 사람은 무려 3만여 명. 미 국방부는 발광체가 항공 조명탄이라고 발표하며 서둘러 사건을 종결했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해당 사건은 2015년 영화 <피닉스 라이트 사건>으로 만들어졌다.

 

가평 UFO 사건

대한민국, 1995년

1995년 9월 4일,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설곡리에서 문화일보 김선규 사진기자가 시골 마을의 일상을 촬영하다가 우연히 UFO를 포착했다. 노부부가 탈곡하는 장면을 0.2~0.3초 간격으로 연속 촬영했는데, 인화해보니 첫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은 아무 문제가 없었으나 두 번째 사진의 오른쪽 구석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가 찍힌 것. KBS 취재팀이 코닥 본사까지 찾아가 해당 필름의 감정을 맡겼으나 조작된 흔적이 없다는 결론이 나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청와대 상공 UFO 사건

대한민국, 1976년

1976년 10월 14일 저녁 청와대 상공에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 10여 개가 나타났다. 수도방위사령부는 북한 정찰기로 판단하고 대공포 사격을 가했다. 당시 서울 곳곳에서 하늘을 수놓은 예광탄과 대공포의 섬광을 볼 수 있었다. 비행 물체는 1~2시간가량 서울 상공을 배회하다 사라졌으나, 국방부는 미국의 화물기 한 대가 항로를 이탈한 사고였다고 해명해 빈축을 샀다. 더 큰 문제는 발사한 대공포탄이 서울 시내로 떨어져 시민 한 명이 사망하고 3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났다는 것.

 

UFO가 가장 많이 출몰한 지역은?

역시 미국에서 가장 많은 UFO 목격담이 보고된다. 51구역의 존재와 UFO 마니아가 많은 까닭. 국내에서 UFO가 가장 많이 출몰하는 지역은 ‘군대’라는 농담이 있다. 군대에서 귀신 이야기 다음으로 많은 것이 UFO 괴담이며, 실제 비무장지대에서는 반딧불이나 날벌레를 UFO로 오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