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한 이유
스트레스 호르몬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혈당을 상승시킨다. 감기에 걸리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기 때문에 아플수록 더 철저하게 혈당 관리를 해야 한다. 여행 등 생활리듬이 변하는 상황에서도 스트레스가 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Q. 감기에 걸리면 혈당이 올라갈까?
보통 감기 증상이 있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인슐린 작용을 방해한다. 인슐린의 정상적 작용이 방해를 받으면 혈당이 상승하는 것이다. 혈당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호흡기 감염이 기관지염, 폐렴, 하기도감염 같은 치명적인 호흡기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아플 때일수록 혈당 관리를 더 철저하게 해야 한다.
Q. 감기에 걸렸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식사가 가능하다면 평소에 먹는 식단과 양을 가급적 유지하는 것이 좋다. 고열이나 몸살로 식사 자체가 힘들 때는 탄산음료나 과일 주스를 약간이라도 섭취해 칼로리를 보충해줄 것을 권한다. 이와 함께 탈수 예방과 빠른 회복을 위해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준다. 탈수 현상이 지속될 경우 혈당이 떨어지면서 자칫 정신을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시간에 한두 컵 이상 물을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수면 시 가습기 등을 활용해 실내 습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당뇨약을 비롯해 인슐린이나 여러 약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외출하거나 운동할 때 유의 사항이 있을까?
운동할 때 급격한 체온 변화에 주의해야 한다.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렸다면 샤워를 한 후 외부에 나가고, 너무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외출 후 손발을 깨끗하게 씻는 것도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추운 날 바깥공기에 바로 노출되면 협심증,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특히 겨울철 외출이나 운동 시 주의해야 한다.
Q. 여행할 때 주의 사항은?
사전에 대비를 철저히 하고 여행 중에 몇 가지 주의 사항만 잘 지킨다면 특별히 여행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저혈당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고혈당을 예방하는 것이다. 먼 곳으로 여행을 갈 경우 당뇨병 환자는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과음이나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고, 활동량이 늘었는데 제대로 먹지 못하면 저혈당 쇼크가 발생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가족, 지인과 즐거운 여행의 시작과 끝은 혈당 조절이라고 할 수 있다.
Q. 저혈당 위험에 대처하는 방법은?
저혈당이 왔을 때 제격인 사탕이나 음료수를 지참하는 것이 좋다. 여행 중에도 식사요법과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 중에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다른 음식으로 칼로리를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잘못 섭취해 배앓이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익히지 않은 음식은 피하고 물은 꼭 끓여 마신다. 하루 3~4회 이상 설사, 복통, 발열, 구토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당뇨병 환자에게 발의 상처는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평소 편하게 신던 신발을 신는 것이 좋으며, 양말을 꼭 신는다. 만약 발에 상처가 생겼다면 깨끗하게 소독한 후 반창고를 붙이고, 반창고 접착 부위가 상처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Q. 장거리 운전 시 주의 사항은?
장거리 운전을 할 때 출발 전 혈당검사를 하라고 권하는데, 사실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혈당 수치에 따라 적절하게 간식을 먹는 것이 좋고, 고속도로에서는 1시간에 한 번 정도 쉬면서 5분가량 스트레칭이나 체조를 해 온몸을 이완하는 것이 좋다. 해외여행을 준비할 경우 병원을 방문해 담당 의사와 상담할 것을 추천한다. 담당 의료진에게 병명, 현재 투약 중인 약품의 성분명이 기재된 영문 진단서 등을 받아야 한다. 영문 진단서에는 당뇨병뿐 아니라 동반 질환과 병용 약물 리스트까지 모두 기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 처방의 경우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약을 넉넉히 처방받을 것을 권장한다.
Q. 약품을 챙길 때 유의할 점은?
필요한 약품이나 물품은 여행 기간보다 넉넉하게 준비하고 공항 검색대를 통과해야 하므로 가능하면 환자 이름이 적힌 원래 용기에 담아 가는 것이 좋다. 당뇨병 관련 약물이나 용품은 가능한 한 가방 하나에 넣어 항상 소지한 채 기내에 탑승하는 것을 권장한다. 비행기 탑승 후 승무원에게 본인이 당뇨병 환자임을 알리고 당뇨식이 있다면 미리 주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Profile 유성훈
- 내과전문의
- 한양대 구리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 Endocrine Oncology 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