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체크 사용기- 하남세실내과 이치훈 원장&민준기 부원장
아직은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낯선 만성질환 모니터링 시스템. 웰체크를 통해 1차 의료의 패러다임을 개선해나가는 병원을 찾아 만성질환 모니터링 시스템의 효용성에 대해 물었다.
평소 만성질환자 진료 시 어려웠던 점은?
민준기: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환자가 많다. 합병증의 무서움을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 모르는 거다. 또 한번 약을 먹기 시작하면 끊을 수 없다고 생각해 복약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젊은 층에서 그런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 예를 들어 마흔 살에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앞으로 수십 년간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복약을 꺼리는 것이다. 단호하게 합병증에 대한 경고를 해도 거부할 때가 있다.
이치훈: 진료 시간이 부족해 질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 환자 개인의 증상과 상태가 제각각 다르기에 맞춤 처방을 해야 하는데, 환자가 밀려들면 어쩔 수 없이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또 어떤 환자는 자신의 혈압, 혈당 데이터를 잘 기록해놓아 이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진료할 수 있지만, 대부분 환자는 데이터를 관리하는 데 소홀하다. 그러니 처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민: 내원할 때마다 한 번씩 체크하는 것이 전부인 환자도 많다. 그러면 1년에 대여섯 번 정도 측정한 데이터가 전부인데, 이를 바탕으로 처방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 혈압·혈당은 연속적인 데이터이며 365일, 24시간 계속 변하기 때문에 관리만 가능하면 데이터는 많을수록 좋다.
실제 진료 시 웰체크를 어떻게 활용하나?
민: 일단 환자의 상태를 문진하고 원내 검사 정보를 확인해 알려준다. 그런 다음 웰체크 홈페이지에 들어가 환자가 가정에서 기록한 데이터를 함께 확인한다. 환자의 식습관, 메뉴 변화 등 특이 사항이 있다면 이와 관련한 수치를 보고 피드백을 한다. 환자가 치료에 임하는 상태가 수치로 드러나기에 잘한 부분은 칭찬을, 부족한 부분은 격려를 통해 치료 의지를 북돋운다. 그다음에는 간편 차트 복사 기능을 이용해 진료 내용을 차트에 옮긴다.
이: 앱에서 소개하는 건강 정보란이 있는데, 훌륭한 교수진과 각 분야의 저명한 의사, 영양사, 운동지도사 등 전문가의 검증된 콘텐츠가 알차다. 인터넷에 잘못된 건강 정보가 많은데, 웰체크에 올라오는 콘텐츠는 검증된 정보이기에 환자들이 신뢰할 수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1인에게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다. 따라서 필수적 상담 외에 시간 관계상 전달하지 못한 내용은 해당 콘텐츠를 통해 처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웰체크 메뉴 중 환자의 건강 정보 완독률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는데, 이를 통해 환자가 의사의 지시 사항을 얼마나 수행했는지 체크하고 진료 시 활용할 수 있다.
민: 환자가 꼬박꼬박 자신의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굳이 내원하지 않아도 의사가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예의 주시가 필요한 환자는 리스트에서 별도로 체크를 해두고 수시로 모니터링한다. 이때 혈당 수치가 너무 높아지거나 의심스러운 상태가 포착되면 바로 메시지를 보내 주의를 주거나 내원을 안내할 수 있다. 이렇게 밀접하게 소통하면서 환자는 의사에 대한 신뢰가 생겨 더욱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게 된다. 의사는 환자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지는데, 평생 주치의로서 마인드가 생기는 것이다.
이: 환자 중 한 40세 여성을 예로 들어보겠다. 내가 혈압약을 처방했고, 환자는 꾸준히 복용했다. 그런데 올라오는 데이터를 보니 내원 일정이 되기 훨씬 전에 약 복용량을 바꿔야 할 정도로 혈압이 내려갔다. 그래서 바로 메시지를 보내 복약 지도를 변경했다. 만약 웰체크를 쓰지 않았다면 다음 내원 때까지 계속 같은 양을 복약해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지는 부작용이 생겼을 것이다.
환자들의 피드백은 어떤가?
민: 아무리 신신당부해도 복약을 잊거나 습관을 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웰체크를 사용한 후에는 환자가 섭취한 음식에 따라 혈당과 혈압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직접 보고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사례가 늘었다.
이: 환자 중 77세의 남성은 앱을 사용하면서 치료 의지를 불태웠다. 매일 숙제하듯 자신의 데이터를 꼼꼼히 기록한 덕분에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진료를 할 수 있었고, 단기간에 혈당 수치가 호전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 과정을 통해 환자의 만족도와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아지는 것을 체험했다.
웰체크는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가?
이: 병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거나 치료 의지가 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주치의와 함께 자신의 건강 정보를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사람, 잘못된 생활습관 교정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필수다. 무엇보다 복용을 자꾸 잊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앱에 복약 알림 기능이 있어 복약 순응도가 떨어지는 환자에게는 꼭 필요하다. 이 밖에도 정확한 건강 정보를 접하고 싶은 이에게도 추천한다. 앞서 말한 대로 검증된 양질의 건강 정보가 모여 있기 때문이다.
웰체크 사용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민: 그동안 1차 의료 기관에서 부족했던 부분, 예를 들어 환자들이 짧게 문진하고 약만 처방한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있다. 그래서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웰체크를 활용하면서 더 친밀하게 환자를 볼 수 있게 됐고, 환자들의 신뢰도도 높아졌다. 앞으로 1차 의료도 이런 부분이 활성화되면 더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