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가 혈당 관리 시 주의할 점은?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식이 조절이다. 외식할 때도 되도록 탄수화물은 피하고 단백질과 채소 위주로 먹어야 한다. 운동은 유산소운동을 하되 근육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 관리 시 주의할 점을 내과 전문의 5인에게 들었다.
"간식을 하루 적정 칼로리에 포함시켜야 한다"
이규진(내과 전문의/푸른나무내과의원 원장)
당뇨가 있으면 간식을 먹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먹어도 된다. 다만, 이를 하루 적정 칼로리에 포함시켜야 한다. 과식했을 경우 간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을 많이 먹은 경우 간식으로 고구마, 감자, 옥수수 등은 제외하고 녹차, 오이, 파프리카 등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과일 섭취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당뇨인들의 간식으로 바나나는 2분의 1개, 귤은 작은 것 2개, 사과는 3분의 1개 정도가 적당하다. 그리고 빵이나 과자, 꿀물 등은 간식이 아님을 명심한다. 외식 시 메뉴를 선정할 때는 월남쌈, 샤부샤부 같은 메뉴를 선택해 가급적 식이섬유를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또 평소 저녁 식사 시간보다 약속이 미뤄진다면 그사이에 간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외식 시 양도 중요하다. 평소보다 많이 먹은 경우 걷기 같은 가벼운 운동으로 칼로리를 소비하는 것을 권한다.
"당뇨병 관리에는 10가지 기본 원칙이 있다"
문형일(내과 전문의/문앤장내과의원 원장)
첫째, 자신의 목표 당화혈색소를 알고 2~3개월마다 병원에서 체크한다. 나이가 많을수록 당화혈색소 수치도 조금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둘째, 당뇨가 오래될수록 혈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셋째, 당도가 높은 과일 섭취를 조심해야 한다. 넷째, 근육운동을 해야 한다. 근육량이 줄수록 포도당을 소모할 수 있는 능력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섯째,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체중이 감소하고 근육이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여섯째, 병원에서 추천한 약물 요법을 꾸준히 시행해야 한다. 일곱째, 최소 6개월마다 혈액·소변 검사를 통해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여덟째, 저혈당을 조심해야 한다. 아홉째, 스트레스를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면 혈당이 올라간다. 마지막으로 당뇨 합병증을 관리해야 한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이나 콩팥병증, 신경병증, 미세단백뇨를 확인해 합병증으로 신체 기관들이 망가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외식 시 탄수화물은 피하고 단백질, 채소 위주로 섭취"
송필훈(내과 전문의/희망내과의원 원장)
보통 혈당 체크를 하면 똑같은 찌개나 반찬을 먹어도 외식했을 때 집에서보다 혈당 변동폭이 크다. 외식하는 경우 음식에 감미료나 설탕이 추가되면서 혈당이 더 오르는 것이다. 식당에서 잡곡보다는 백미를 주로 사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따라서 외식할 때는 탄수화물 위주로 먹는 것을 피하고, 고기는 비계 대신 살코기 위주로 먹으면 일주일에 한두 번 외식을 해도 괜찮다. 또 콩이나 채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골라 먹으면 외식을 해도 혈당이 크게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한두 잔 내에서 조절이 가능하면 스트레스 해소 목적이나 혈액순환 측면에서 음주를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절주가 안 되거나 과거 알코올성 췌장염 병력이 있다면 반드시 술을 끊어야 한다. 술을 마시면 그날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혈당 변화가 굉장히 심하게 일어나 저혈당이 생길 수 있다.
"식이 조절과 운동은 8:2 비율이 적당하다"
김희준(소화기내과 전문의/유민내과의원 원장)
당뇨약은 췌장에서 나오는 인슐린을 보조하지만, 당뇨의 총량을 줄이고 당 활용의 효율을 개선하는 일은 모두 생활습관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즉 아무리 약을 잘 챙겨 먹어도 무분별하게 군것질을 하면 조절이 안 된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 끼니 식후 10~15분의 운동을 강조한다. 밥을 먹은 후 가만히 앉아 있거나 누워 있지 말고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가볍게 산책하는 등 몸을 움직여 소화를 시키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로 혈당 관리를 할 때는 식이 조절과 운동을 8:2 비율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은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병행한다. 수영, 달리기, 조깅, 걷기 등 유산소운동은 당 소모량이 커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탁월한데, 근육량이 많을수록 운동 시 소모되는 당의 총량이 많아져 혈당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식이요법 시에는 특히 저혈당에 주의해야 한다. 밥을 제대로 못 먹었거나 당뇨약을 먹은 직후 한두 시간 이상 과하게 운동하면 저혈당이 생길 수 있다.
"스트레스와 믹스커피가 혈당을 올린다"
정성웅(내과 전문의/서울W내과의원 원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에서 에피네프린이 분비되어 단기간에 급속히 혈당을 높인다.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될 경우 부신피질에서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는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당뇨병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당뇨병 발생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으면 당뇨병 발생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커피 자체는 당을 올리는 것과 무관하기 때문에 하루 2~3잔 마시는 것은 상관없다. 하지만 ‘믹스커피’라고 부르는 인스턴트커피는 경우가 다르다. 믹스커피에 든 프림에는 10~15g의 당질이 포함되어 있어서 장기간 마시면 혈당이 높아진다. 이렇게 섭취한 당은 대부분 단순당이어서 몸에 좋을 리 없다. 따라서 믹스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