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에 관한 세 가지 오해와 진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 수는 2016년 589만 명에서 2020년 671만 명으로 4년 새 82만 명이 증가했다. 환자 수는 늘었지만 혈압 관리 수준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며, 잘못된 상식과 오해 또한 여전히 만연해 있다. 

2021-09-04     김구용 에디터

 

 

Profile. 권순하 

•現 장바로내과의원 원장 

•내과 전문의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임상교수 

•한빛내과 부원장 

•대한내과학회 평생회원

 

커피 1~2잔은 혈압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커피가 혈압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국내외 연구 결과들은 그 영향이 미미하다고 나타났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라도 하루 1~2잔의 커피 섭취는 혈압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양의 커피를 섭취하더라도 카페인 분해에 대한 개인 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만약, 소량의 카페인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체질이라면 커피, 녹차,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 함유 식품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다면 일상생활 중 하루 1~2잔의 커피 섭취는 혈압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하루 3잔 이상의 과도한 커피 섭취는 심계항진, 불안, 소화기 증상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섭취량에 주의가 필요하다. 커피 외에 설탕이나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인스턴트커피 믹스 등을 많이 섭취할 경우에는 고지혈증, 심혈관질환, 복부비만 등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들 질환은 고혈압과의 연관성도 크기 때문에 섭취를 삼가야 한다. 더 나아가 커피는 위산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에 식전이나 빈속에 마시지 않는 것이 좋으며, 탈수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수분 섭취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Profile 정영규 

•現 권선삼성내과의원 대표원장

•내과 전문의

•이화병원 내과원장/건강검진센터장

•소화기 내시경 세부 전문의

•대한내과학회 인증 우수 내과 전문의

•서울순천향병원 내과 외래교수

 

고혈압 전 단계여도 환자처럼 관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수축기혈압이 140mmHg, 이완기혈압이 90mmHg 이상일 때 고혈압이라고 진단한다. 수축기혈압이 120~139mmHg, 이완기혈압이 80~89mmHg에 걸쳐 있는 경우에는 고혈압은 아니지만 정상은 아닌 상태인 고혈압 전 단계라고 부른다. 고혈압 전 단계의 경우 건강한 사람에 비해 추후 고혈압이 발생할 확률이 높고, 심혈관질환의 발생 확률 역시 높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고혈압 전 단계라고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며, 고혈압 환자와 같이 관리해야 한다.

고혈압 전 단계에는 혈압약 복용을 권고하지 않는다. 그 대신 혈압 관리를 위한 운동과 식단 조절을 꼭 해야 한다. 혈압도 수시로 측정해 혈압 변화를 늘 점검해야 한다. 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꺼리는 환자가 많은데, 이는 절반 정도는 맞다. 하지만 환자가 체중을 줄이고 생활습관을 교정해 목표 혈압을 유지한다면 약을 줄이거나 끊을 수 있기 때문에 낙담하기는 이르다. 환자 본인 판단으로 약을 끊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혈관의 탄력이 떨어져 기본 혈압 자체가 올라가기 때문에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약물 중단을 원할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 후 결정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Profile. 황순우

•現 감일든든한내과의원 원장

•내과 전문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전임의 및 임상강사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외래교수

•혜민병원 소화기내과 및 검진센터 과장

 

고혈압에 운동은 무조건 좋다?

국내외 연구는 꾸준한 운동이 혈압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며, 심·뇌혈관질환 등의 고혈압 합병증 위험을 낮춘다고 꾸준히 보고돼왔다. 하지만 몸에 좋은 운동일지라도 과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의 경우 일주일에 3~5회 15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부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다만, 혈압이 180/110mmHg 이상인 경우에는 약물 치료를 통해 혈압을 낮춘 후 운동을 시작할 것을 권한다. 

일반적으로 근육 운동은 지양해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최근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적절한 강도의 근육 운동을 할 경우 말초혈관 저항의 감소, 교감신경의 활성화 감소, 내피세포 기능의 향상으로 장기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근육 운동 시에는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할 수 있으므로 1세트마다 1분 정도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운동 전후에는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이 필수다. 준비운동은 스트레칭과 걷기, 가벼운 제자리뛰기 등을 통해 심장이나 근육에 점진적으로 자극을 주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혈액과 근육의 온도를 올리고 혈류를 빠르게 해 신체의 운동 능력을 향상시킨다. 마무리 운동도 중요하다. 고혈압 환자의 경우 유산소운동 직후 혈압이 오히려 낮아질 수 있는데, 갑자기 운동을 멈출 경우 낮아진 혈압 때문에 어지럼증이 나타나거나 실신할 수 있다. 따라서 심장 박동 수가 분당 100회 이하로 낮아질 때까지 5~10분가량 마무리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