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이 공동 제작한 인공위성형 우주 망원경으로, 연구 개발에만 25년이 걸렸고, 한화로 약 13조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제임스 웹은 2021년 12월 25일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에서 발사돼 우주에 첫발을 내디뎠다. 1990년 발사되어 30년 넘게 우주 탐색 임무를 수행한 허블 우주 망원경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우주 관측 장비다.
제임스 웹이 촬영한 용골자리성운. 이전까지는 ‘우주 절벽’이라 불릴 정도로 자욱한 우주 안개로 인해 성운 너머의 별들은 관측하기 어려웠지만, 적외선 촬영에 특화된 제임스 웹으로 이를 관측한 것.
첫 딥 필드 FIRST DEEP FIELD
가장 먼 우주를 담다
제임스 웹이 촬영한 최초의 풀 컬러 이미지이자 지금까지 인류가 본 우주 사진 중 가장 먼 곳의 모습을 담은 첫 딥 필드 사진. 이 사진에는 수천 개의 은하가 담겨 있으며, 선명한 중력 렌즈 효과가 관찰된다. 허블이 촬영한 딥 필드 사진과 비교하면 선명도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중력 렌즈 효과
더 멀리 있는 은하의 빛이 은하단을 통과하면서 중력 때문에 휘어지는 현상.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처음 예측했다.
얼마나 더 뛰어난가?
제임스 웹의 주경은 금으로 코팅한 육각형 모양의 반사경 18개를 벌집 모양으로 이어 붙였다. 주경이 클수록 우주에서 오는 빛을 더 잘 모을 수 있기 때문에 제임스 웹은 허블에 비해 관측 성능이 최대 100배 뛰어나다. 이는 육안으로 보는 것의 100억 배인 셈.
제임스 웹의 가장 큰 특징은 중적외선(MIRI) 관측이다. 적외선은 가시광선에 비해 더 오래전 우주의 모습을 탐색할 수 있다. 멀리 있는 천체에서 오는 빛일수록 파장이 긴 적외선으로 변하기 때문. 허블은 근적외선(NIRCam)까지만 관측하지만, 제임스 웹은 중적외선까지 관측하므로 우주 탄생 이후 매우 초기 단계에 생긴 별도 관측 가능하다.
허블은 지상 569km의 저궤도에서 관측하는 반면, 제임스 웹은 지구와 달 사이 라그랑주(L2) 지역인 150만km 높이에 머물며 임무를 수행한다. 이 때문에 제임스 웹은 허블보다 더 먼 우주를 관측할 수 있지만 수리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집광력: 7.3배
(집광력: 빛을 모으는 능력)
주경 면적: 6배
관측 성능: 최대 100배
GLASS-z12
새로 발견한 가장 오래된 은하로 추정
지금까지 관측된 가장 먼 은하보다 약 5000만 년 이상 앞서 존재했던 은하로, 빅뱅 뒤 3억5000만 년 이후 탄생한 은하로 추정한다. 이 은하가 존재하려면 빅뱅 뒤 불과 1억 년 만에 형성되기 시작했어야 하는데, 이전까지 과학자들은 빅뱅 이후 빛 한 점 없는 우주 암흑 시대가 이렇게 빨리 끝났을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다. 기존 우주론을 바꿀 수도 있는 엄청난 발견인 셈.
※ 표시된 사진이 GLASS-z12. 발견 당시에는 GLASS-z13으로 이름 붙였으나, 후속 연구를 통해 이름을 수정했다.
창조의 기둥 PILLARS OF CREATION
새로운 별들이 탄생하는 곳
탄생한 지 수십만 년밖에 안 된 어린 별들의 진원지로, 새로운 별들이 탄생하고 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창조의 기둥은 지구에서 약 7000광년 떨어진 독수리성운의 일부분이다. 허블이 촬영한 사진에선 가스와 먼지기둥에 가려져 안이 보이지 않지만, 제임스 웹이 촬영한 사진에선 먼지 속 별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남쪽고리성운 SOUTHERN RING NEBULA
숨겨진 별을 발견하다
지구에서 약 2500광년 떨어진 것으로, 별이 소멸하는 과정에서 방출한 가스와 먼지로 이뤄진 성운을 촬영했다. 특히 중적외선으로 촬영한 사진에서는 하얀 별 옆에 숨어 있던 또 다른 별을 확인했다. 죽어가는 별 옆에 있는 더 젊은 별을 확인한 것인데, 허블이 촬영한 사진으로는 추측만 가능했던 것을 제임스 웹이 증명한 것이다.
수레바퀴은하 CARTWHEEL GALAXY
선명히 보이는 바큇살
나선은하의 중앙을 작은 은하가 관통하면서 그 충격파로 둥근 띠 모양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 모습이 수레바퀴와 비슷해 붙은 이름이다. 허블이 촬영한 과거 수레바퀴은하는 우주먼지로 인해 은하 안쪽의 모습을 상세하게 포착하지는 못했다. 반면 제임스 웹이 찍은 사진에선 허블보다 뚜렷한 바큇살을 확인할 수 있으며, 바퀴에 해당하는 둥근 고리 부분에서 이전에 관측했을 때보다 훨씬 많은 별이 탄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제임스 웹이 본 태양계
깊고 먼 우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깝고 친숙한 태양계는 그리 어려운 관측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제임스 웹이 보여준 태양계의 모습은 낯설게 느껴질 만큼 새롭다.
해왕성
선명히 보이는 고리
제임스 웹이 보이저 2호 이후 33년 만에 해왕성 고리를 촬영했다. 적외선 영역에서 해왕성을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 보이저 2호는 4950km의 가까운 거리까지 가야 해왕성 고리를 촬영할 수 있었지만, 제임스 웹은 수십억km 떨어진 먼 거리에서도 선명하게 촬영했다. 그뿐 아니라 해왕성의 제1위성 트리톤과 위성 7개도 함께 관측했다.
보이저 2호
1977년 발사돼 현재까지 인류 역사상 가장 먼 거리를 항해하고 있는 외우주 탐사선
목성
고리와 위성, 오로라까지 담다
제임스 웹이 촬영한 목성 이미지에선 고리, 위성, 북극과 남극의 오로라까지 선명하게 관측할 수 있다. 이 사진으로 목성계에 관한 과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셈. 배경의 흰색 점은 다른 은하들로, 이 은하들을 목성과 함께 사진에 담아 다시 한번 제임스 웹의 뛰어난 성능을 증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