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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바이크 위에서 천국을 엿보다

Profile 허 민.세코중공업 대표이사.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외항상선 항해사로 1990년까지 승선했다. 이후 선박 중개, 신조선 발주, 중고선 매입 등 해운전문가로 활동했다. 2006년 바이크를 타고 남미를 누빈 후 여행기를 출간했다.
Profile 허 민.
세코중공업 대표이사.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외항상선 항해사로 1990년까지 승선했다. 이후 선박 중개, 신조선 발주, 중고선 매입 등 해운전문가로 활동했다. 2006년 바이크를 타고 남미를 누빈 후 여행기를 출간했다.

모든 것을 접고 남미에 다녀왔다.

몇 달 동안 나의 반쪽이 된 오토바이 이름을 ‘클라우드 나인’이라고 지었다.

천국으로 들어가기 직전, 구름 위의 마지막 아홉 번째 계단. 

- 허민 -

 

마흔넷에 인생을 두 동강 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모진 통과의례를 치르기로 했다. 오랫동안 그리던 남미를 오토바이로 종주하기로 한 것이다. 주위의 반응은 예상대로 반대였다. 반년 넘게 일을 하지 못할 테고 돌아와서는 새로운 일을 찾아 다시 기반부터 다져야 할 것이라는 난감한 현실이 발목을 잡았다. 

 

나는 경제적 가치를 초월한 사람도 아니고 방랑자는 더욱 아니다. 하지만 내가 원치 않는 환경에서 원치 않는 일을 하며 괴롭게 살 수는 없었다. 진정으로 나를 위해 살았던 기억이 아득했다. 나는 다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여름과 겨울 사이에 모든 것을 접고 남미에 다녀왔다. 몇 달 동안 나의 반쪽이 된 오토바이 이름을 ‘클라우드 나인’이라고 지었다. 천국으로 들어가기 직전, 구름 위의 마지막 아홉 번째 계단. 낭만이 뚝뚝 떨어지는 이름을 지어놓고 보니, 주책맞게 입가에 웃음이 흘러넘쳤다. 그 흘러넘치는 낭만을 타고 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안데스 산맥을 종주하였다.

- <낭만  바이크>(허민 지음, 랜덤하 우스)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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