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ile. 임영내 원장
1959년생.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마치고 1994년부터 개원 의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우리연세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색소폰을 어떻게 배우게 되었나?
어릴 때부터 재즈 음악을 즐겨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색소폰을 배우고 싶었다. 재즈 음악하면 가장 먼저 색소폰이 떠오를 만큼 재즈다운 요소가 듬뿍 담겨 있어 관심이 갔다.
아내가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배워보라며 색소폰을 선물로 줬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문화센터 등을 찾아다니며 배우기 시작했고, 전문 연주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실력을 익히게 됐다.
평소 연습은 어떤 식으로 하나?
그날 진료를 모두 마치면 진료실에서 2~3시간 연습을 하는 등 틈틈히 짬을 낸다. 또 매주 일요일마다 재즈 연주를 위한 그룹 레슨을 받고, 밴드 동호회에서도 공연 준비를 하며 함께 연습한다. ‘Jazz with us’라는 인터넷 다음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정기적으로 모여서 프로 연주자에게 레슨을 받기도 한다. 이런저런 모임이나 학회, 세미나 때문에 지속적인 연습을 위한 시간을 내기 어렵지만 음악이 좋아 시간을 쪼개서라도 연습을 하려고 한다.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어땠나?
나의 첫 무대는 재즈클럽 ‘Take Five’에서 했던 잼(즉흥연주) 공연이었는데 무대를 가득 메우는 색소폰의 음색과 프로 연주자들과의 주고받기, 관객의 열렬한 호응에 단숨에 매료됐다. ‘연주자’라는 말이 어색한 초보 연주자였지만 너무 짜릿하고 뿌듯했다. 그 공연을 계기로 지금 소속돼 있는 직장인 밴드 ‘Jazz It Easy’ 에 가입할 용기를 얻었다. 이번 3월에 정기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색소폰을 시작하고 삶의 어떤 변화가 생겼나?
진짜 1년이 알차게 지나가고, 더 젊어진 것 같다. 시간의 속도가 30대에는 시속 30km로, 40대에는 시속 40km로 간다고 한다. 한 일도 없이 세월만 무상하게 빨리 흐른다고 느끼는 것은 무료한 매일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색소폰을 시작한 이후 좀더 느긋해지고, 매일 다른 사건들이 펼쳐진다는 기대감에 삶이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 천천히 늙어가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젊게 산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다른 취미생활도 왕성하게 즐기고 있다고 들었다.
친구들과 만나면 중년에 접어들수록 ‘국영수’가 아닌 ‘음미체’의 삶을 즐겨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국어, 영어, 수학 같은 딱딱하고 어려운 이야기는 뒤로하고, 음악과 예술을 즐기며 살자는 말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색소폰 외에도 수영, 스포츠댄스 같은 활동적인 취미생활을 즐긴다. 색소폰을 시작하면서 폐활량이 좋아져 수영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등 윈윈 효과를 보고 있다.
4050 남성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색소폰의 매력은?
색소폰은 다른 악기들보다 배우기도 쉽고 실력이 금방 늘어 중년 남성들이 즐기기에 적합하다. 단, 조급해하지 않고 기초부터 차근차근 연습해야 실력이 더 안정적으로 는다. 입으로 호흡을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관악기라 현악기나 건반 악기보다 감정 표현을 더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목소리로는 전달되지 않는 느낌까지도 정확하게 표현해준다. 자유로운 재즈의 감성을 느끼며 무료한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으니 색소폰만큼 중년 남성을 위한 악기가 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