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피해를 초래한 미국 LA 대형 산불로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산불을 진화하면서 생긴 에피소드부터 각국 총리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전 세계 크고 작은 이슈를 소개한다.
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회견에서 “개미를 밟느냐”는 질문이 나와 화제가 됐다. 개미는 국민을 상징한다는 분석이다.
➁ 역대 최연소 태국 총리 패통탄 친나왓의 ○○ 규모가 3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유한 명품 시계와 가방 가액만 100억원이 넘는다.
➂ 미국 뉴욕의 ○○○○ 승강장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승객의 등을 떠밀어 선로로 떨어뜨리는 범죄가 잇따르자, 뉴욕주 지사가 안전용 펜스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➃ 미국 LA 서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 진압에 죄수들이 동원돼 논란이 됐다. 진화 작업에 동원된 날의 2배에 해당하는 ○○ 일수가 형기에서 줄어든다.
➄ 가구 판매로 유명한 ○○○의 폴란드 매장 창고에 지뢰 240개가 보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들이 분실한 지뢰였다.
➅ 인도에서 아들을 낳기 원하는 30대 남성이 미신에 현혹돼 ○○○를 삼켰다가 질식해 숨졌다.
➀ 황당한 질문에 내공 발휘한 이탈리아 총리
우리나라 기자회견에서 국무총리에게 “개미를 밟아요? 밟을 땐 알아차리세요?”라고 질문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아마 십중팔구 “정신 나간 기자”라는 비난이 쏟아질 겁니다. 실제로 이 질문이 올해 1월 이탈리아 총리의 기자회견에서 나왔습니다. 현지에서 꽤 알려진 중견 기자가 조르자 멜로니 총리에게 “개미를 밟으시죠? 걸을 때 주의를 기울이나요? ‘개미를 밟으면 비가 온다’는 속담이 떠올랐어요”라고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우리나라 여야 지도자였다면 “나를 놀리는 것이냐”라며 “저 사람 당장 쫓아내!”라고 소리쳤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멜로니 총리는 “지난번 질문보다 어렵다”면서 이렇게 답했습니다. “글쎄 잘 모르겠어요. 눈에 보이면 개미를 밟지 않으려고 하는데, 개미가 보이지 않을 때도 많아요. 앞으로 조심할게요!”
저는 이 회견을 영상으로 시청했는데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습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같은 코미디도 아닌데, 어떻게 정부 최고 수장의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들이 오갈까 궁금했습니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의 기사와 영상들을 찾아보니, ‘개미 질문’을 던진 기자는 알렉산더 야크나기에프였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예전 ‘카메라 출동’ 코너처럼 혼자 휴대폰 카메라 들고 정치인들을 찾아가 깜짝 질문을 하는 영상 뉴스 진행자로 유명하더군요. 멜로니 총리의 취임 첫해 송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총리의 시간은 순환적인가? 선형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눈길을 끌었습니다. 당시 멜로니 총리의 답변이 일품입니다. “나의 시간은 ‘리드미컬’해요.” 선형과 순환 중 택일하라는 질문에 둘의 중간적 입장이라는 유연한 답을 내놓은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를 동양과 서양을 잇는 가교로 만들려고 노력 중”이라고 했습니다. 멜로니 총리 나이가 올해 48세인데 꽤 내공이 있어 보입니다. 올해 ‘개미질문’에 대해서는 ‘개미’는 국민, ‘비’는 불행을 은유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는데요, 질문을 던진 당사자는 현지 언론에 “지도자(총리)의 작은 행동이나 결정이 국민과 사회에 끼칠 영향이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 들으라고 하는 말 같죠?
➁ 태국 총리의 ‘억’ 소리 나는 재산
39세로 역대 최연소 태국 총리에 오른 패통탄 친나왓의 재산이 올해 1월 처음 공개됐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한 것입니다. 패통탄 총리가 태국 국가반부패위원회에 신고한 자산 규모는 3800억원에 달합니다. 이 중에서 남편 재산은 수십 억원이라고 하니 패통탄 총리 재산만 3700억원이 넘는 것입니다. 국내외에 많은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나왔는데요, 눈길을 끈 것은 슈퍼카와 명품 시계입니다. 5억원 상당 벤틀리, 3억원 상당 롤스로이스 등 초고가 차량 23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명품 시계는 무려 75개, 액수로 따지면 거의 70억원 어치가 있다고 합니다. 명품 가방은 217개, 33억원 상당이라고 하네요.
그 나이에 어떻게 그만한 재산을 가질 수 있을까요? ‘금수저’이기 때문입니다. 패통탄의 아버지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태국 총리를 지낸 탁신 친나왓입니다. 화교 출신인 탁신은 이동통신 사업으로 재벌이 된 인물입니다. 2006년 군부 쿠데타를 저질러 해외로 도피했다가 재작년에 귀국했습니다. 탁신의 가문에서 무려 4명의 총리가 나왔습니다. 2001년 탁신, 2008년 탁신의 매제, 2011년 탁신의 여동생, 그리고 작년에 탁신의 딸이 총리에 오른 것입니다.
이렇게 탁신 가문이 정치 명문가로 입지를 굳힌 배경은 농민·서민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입니다. 탁신은 집권기에 농민과 서민을 지원하는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패통탄 총리가 신고한 재산 목록을 보니 농민과 서민을 위한다는 건 ‘코스프레’가 아니었나 의심이 듭니다. 태국에서는 2월 1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시행되는데요, 이를 앞두고 1월 선거 유세에서 탁신 지지자들이 탁신에게 총리를 다시 맡아달라고 하자 “내 재산이 2조 5000억원에 달한다”며 “정계를 떠난 지금의 삶이 더 좋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정도면 탁신과 패통탄 부녀는 공감 능력이 ‘제로’라고 봐야겠죠?
➂ 뉴욕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해야 하는 이유
미국 뉴욕시가 올해 상반기 지하철 승강장 순찰 인력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100개 지하철역 승강장에는 안전용 펜스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지하철역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겠다는 것입니다. 캐시 호컬 뉴욕주 지사가 신년 연설에서 이런 방안을 발표한 이유는, 지하철을 기다리는 승객의 등을 떠밀어버리는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승강장에서 사람을 밀쳐 선로로 떨어뜨리거나 지하철과 충돌하게 만드는 범죄를 ‘서브웨이 푸싱(Subway Pushing)’이라고 하는데요,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도 뉴욕 지하철역에서 밀치기 범죄가 일어났습니다. 그러자 뉴욕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승강장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채 벽에 등을 기대고 늘어서 있게 됐습니다. 누군가 뒤에서 밀어버릴까 불안해 이런 진풍경이 벌어진 것입니다. 서울의 모든 지하철역에 이미 설치된 승강장 안전문을 뉴욕에서는 올해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설치한다니, 서울 시민들은 으쓱하겠네요.
이번에 뉴욕주는 지하철 밀치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 중 상당수가 정신질환자 또는 전과자라고 밝히며, 어이없는 범죄를 막기 위해 정신질환자를 강제 치료하는 방안도 마련한다고 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뉴욕을 연고로 한 뉴욕 양키스와 뉴욕메츠가 월드 시리즈에서 맞붙는 것을 ‘서브웨이 시리즈(Subway Series)’라고 하는데요, 가장 최근 사례가 2000년 월드 시리즈에서 두 팀이 만난 것입니다. 그로부터 25년만인 올해, 뉴욕 지하철역에 스크린도어가 완비되고 월드 시리즈에선 메츠와 양키스가 만나 ‘서브웨이 시리즈’가 열리길 기대해 봅니다.
➃ LA 초대형 산불 진압 대작전
1월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서부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여의도 면적(한강공원 제외하면 약 3km2)의 30배 이상 면적이 새까맣게 타버렸습니다. 발화 지역에 부유한 주택가가 포함돼 부호들의 대저택도 화마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영화 <리썰 웨폰>의 주연 멜 깁슨의 집, 힐튼가(家) 상속녀로 유명한 패리스 힐튼의 100억원 넘는 저택도 화재로 사라졌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한 부동산 투자가의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리모델링 비용을 포함해 총 2700만 달러(약 390억원)를 들여 구입한 저택이 이번 산불로 잿더미가 됐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가 가입한 화재보험으로 받을 수 있는 보상은 300만 달러(약 43억원)가 최대라고 합니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이번 산불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500억 달러(약 72조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합니다. 보험사들이 보상하는 피해액은 200억 달러(약 29조원) 정도일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산불은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진화 작업에 1000명에 육박하는 죄수를 동원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캘리포니아 교정 당국이 수감 중인 죄수들을 현장으로 보내 화재 확산을 막는 일을 하도록 했는데요, 일당으로 약 10달러(1만4000원)를 지급했습니다. 약 16달러(2만3000원)인 캘리포니아 최저임금보다 낮은 액수였다는 겁니다. 하지만 죄수들 입장에선 돈보다 더 반가운 혜택이 있었습니다. 불 끄는 일에 동원된 날의 2배가 복역 일수에서 차감되기 때문입니다. 하루 진화 작업을 하면 수감일이 이틀 줄어드는 것입니다. ‘현직’ 죄수들이 화재 진화에 나서는 동안, 다른 한쪽에선 ‘후보’ 죄수들이 못된 짓을 일삼아 미국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산불 긴급 대피령으로 15만 명 이상이 집을 떠나 대피소로 들어갔는데요, 피난민들이 비운 집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치는 범죄자가 부쩍 늘어난 것입니다. 이런 범인들을 등장인물로 한 영화 <기생충 2>가 제작될 수도 있겠습니다.
➄ 폴란드 지뢰 실종 사건의 종착지는?
가구 판매로 유명한 이케아(IKEA)는 2014년에 한국에 첫 매장을 열었는데요, IKEA의 I와 K는 창업주 잉바르 캄프라드의 이니셜(I와 K)에서, E는 그가 유년 시절을 보낸 농장 엘름타뤼드의 첫 글자(E), A는 근처 마을 아군나뤼드의 첫 글자(A)에서 따온 것입니다. 여기에 ‘M’을 더해야 할 것 같은 사건이 최근 폴란드에서 일어났습니다.
폴란드군이 수송 중 잃어버린 ‘탱크 파괴용 지뢰’가 이케아 매장 창고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것입니다. 작년 7월 분실한 지뢰가 이케아 매장 창고에 있었다는 사실이 올해 1월 폴란드 현지 언론 보도로 알려졌는데요, 잃어버린 지뢰가 무려 240개입니다. 군인들이 열차로 군사 장비를 수송 중이었는데 너무 서두르느라 지뢰를 깜박 내리지 못한 겁니다. 남은 지뢰들은 뜻하지 않게 폴란드 열차 여행을 하게 됩니다. 무려 10일 동안 폴란드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하네요. 그러다 이케아 매장 창고에 정착하게 된 것이죠. 아마 누군가가 지뢰를 가구인 줄 착각하고 이케아로 보낸 것 아닐까요? 이번 ‘지뢰 실종’ 사건으로 폴란드 장교 2명과 부사관 2명이 기소됐고, 장군 1명은 해임됐습니다. 저는 그동안 이케아 하면 푸드 코트의 ‘구운 연어’가 떠올랐는데요, 앞으로는 ‘지뢰들(Mines)’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지뢰의 첫 글자(M)를 더했더니 ‘IKEAM(이케암)’이네요!
➅ 무모하게 믿은 미신이 불러온 비극
저는 아직 유튜브에서 ‘먹방(음식 먹는 방송)’을 본 적이 없는데요, 얼마나 음식을 빨리 먹는지 경쟁하는 영상도 꽤 많다고 들었습니다. 라면을 10초 안에 먹는다는 등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건강은 괜찮을까’ 걱정이 들었는데요, 먹방은 아니지만 인도에서 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의 주인공은 35세 남성인데요, 집에 들어온 그가 현기증이 난다며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쓰러졌다고 합니다. 놀란 가족들이 그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지고 말았습니다. 사망 원인을 밝히려고 부검을 했는데, 뜻밖의 동물이 몸 안에서 발견됐습니다. 병아리가 통째로 기관지와 식도 사이를 막고 있던 것입니다. 부검 의사는 자신이 진행한 1만 5000건 부검 사례 중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했습니다. 병아리를 산 채로 삼켰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한 것입니다. 목숨을 잃은 남성은 기혼이었고, 아들을 갖는 게 소원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사이비 무속인을 찾아 갔더니, 병아리를 삼키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미신을 권했고, 여기에 현혹돼 황당한 행동을 한 것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일이 인도에서 종종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인도 신랑들에게 한국의 50년 전 산아 정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