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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테니스’가 보는
테니스 문화

인기의 원인을 명확히 꼽을 수는 없지만 테니스 붐의 중심에 테니스 패션이 자리한 건 자명해 보인다. 최근 테니스 문화와 트렌드에 대해 테니스 셀럽이자 인플루언서 유희궁 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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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새 테니스가 ‘핫’한 스포츠로 급부상했다

여러 요인이 맞물리면서 테니스가 주목받았다고 생각한다. 2018년, 정현 선수가 호주 오픈 8강에 오르면서 테니스가 언론에 많이 노출된 것, 코로나19로 실내 운동이 어려워지면서 야외 스포츠인 테니스가 대안이 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2030세대가 SNS를 통해 테니스를 멋지게 즐기는 모습을 공유하면서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테니스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테니스 웨어 수요가 늘면서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의류를 출시했다. 주요 스포츠 브랜드뿐 아니라 일반 브랜드에서도 테니스 콘셉트의 의류를 출시하기 시작한 것도 이런 흐름 덕분이다.

 

테니스 인기의 원인을 ‘멋’에서 꼽는 셈이다

맞다. 사람을 만날 때도 첫인상이 중요하지 않나. 테니스도 마찬가지다. 과거엔 테니스가 비교적 보수적인 스포츠로 인식됐지만, 젊은 세대가 즐기면서 ‘힙’한 운동이 됐다.

물론 가벼운 마음으로 테니스를 접하고 곧바로 떠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꾸준히 치다 보면 자연스럽게 패션보다는 스포츠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실력을 키우고, 경기를 즐기고, 성취감을 느끼는 과정이 이어진다.

 

테니스 웨어가 인기를 끈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클래식한 멋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1920년대 테니스 패션을 좋아하는데, 테니스 웨어 자체가 오랜 전통과 헤리티지를 갖고 있다. 100년 이상 된 스포츠이다 보니 그 역사적 스타일이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면서 자연스럽게 멋스러워진 것 같다.

또 테니스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브랜딩이 잘된 스포츠다. 테니스 패션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헤리티지를 갖고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든 멋있어 보일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테니스 코트에서 입는 유니폼 자체가 주목받았지만, 점점 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됐다. 단순한 경기복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테니스 감성을 담은 스타일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 늘었다. 테니스 DNA가 담긴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이유다.

ⓒ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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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트렌드를 어떻게 바라보나?

테니스 붐이 일었던 2~3년 전과 비교하면 다소 열기가 식었다. 업계에서도 같은 의견이 많다. 하지만 단순히 인기가 가라앉은 게 아니라 옥석이 가려지는 과정이라고 본다.

처음 테니스에 관심을 가진 사람 중에는 단순히 테니스 패션이 좋아 시작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테니스 본질의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남는다. 초반에는 90%가 테니스 패션에 관심이 있고, 10%만이 경기 자체에 관심이 있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비율이 뒤바뀌고 있다. 테니스를 진정으로 즐기는 사람, 깊이 빠져드는 사람이 점점 늘고 있다. 지금은 과장된 부분이 정리되고, 테니스를 진정한 취미로 받아들이는 흐름으로 변화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해외와 국내를 비교했을 때 테니스 문화에 차이가 있나?

가장 큰 차이는 ‘접근성’이다. 해외에서는 테니스가 생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동네마다 테니스장이 있고,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배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은 다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테니스를 접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인프라가 부족했고, 미디어에서도 테니스를 많이 다루지 않았다. 그만큼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었던 셈이다. 최근 몇 년간 젊은 세대 사이에 인기가 높아졌지만, 앞으로 10대에게도 주목받는 스포츠가 되리라는 보장이 있는 건 아니다. 세대에 따라 테니스를 바라보는 시선도 다를 수밖에 없다.

 

테니스의 인기가 더 확산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인프라 확충이 테니스 저변 확대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테니스장이 더 많아져야 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테니스 인프라가 확충되면 자연스럽게 유입 인구도 증가할 것이다. 테니스장이 늘어나면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입문자들이 동호인으로 성장할 기회가 많아지고,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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