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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라면 알아둬야 할
‘전립선암’ 조기 진단법

  • 입력 2025.06.26 14:00
  • 수정 2025.06.26 15:53
  • 2025년 7월호
  •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전이된 후에야 발견되는 사례가 많은 ‘전립선암’.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적기에 치료하는 것이 치료 성공률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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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은 골반 깊숙이 위치한 작은 기관으로, 생식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정액의 일부를 생성하고 전립선액을 분비해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며, 요로계와 생식계 간 감염 전파를 차단하는 방어막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전립선은 나이가 들면서 크기가 변하거나 다양한 원인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한 대표적 질환이 ‘전립선암’이다.

전립선암은 최근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질환으로, 정기검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는 “노령화와 전립선암 진단에 중요한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에 대한 관심이 맞물려 전립선암의 발생 빈도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어 전립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증상이 악화된 후에 병원을 방문하면 이미 한참 진행된 사례가 많다. 그러나 단순한 혈액검사로만으로도 조기발견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년 이상 남성의 경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관리한다면 전립선암 조기 진단 및 완치가 가능하다.”라고 강조했다.

 

중장년층 위협하는 ‘전립선암’

전립선암은 전립선에 암세포가 발생한 상태로, 유전과 나이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9% 정도로 알려졌으며,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집안은 그렇지 않은 집안에 비해 발병 가능성이 8배 정도 높다. 또 전립선암은 50세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하며, 나이에 따라 환자 수가 비례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살펴보면 2023년 전립선암 환자 중 70대가 42%로 가장 많고, 60대가 28.5%, 80세 이상이 23.7%를 차지했다. 80대 이상의 비율이 낮은 것은 전체 인구 중 해당 연령층 남성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중장년층 남성 중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가 많다. 이상철 교수는 “전립선염과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암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라고 설명한다.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은 모두 50~60대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대표적인 남성 질환으로, 종종 동시에 나타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세 가지 질환이 서로 연관되어 있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발병 원인과 진행 양상이 다르다.

이상철 교수는 “일부 연구에서는 반복적 염증이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이 역시 아직 확실히 입증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과도하게 걱정하기보다는 정기검진을 통해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 이상철 교수의 조언이다.

 

조기 발견의 첫걸음, 정기적 ‘PSA 검사’

전립선에 암세포가 증식해 요도를 압박하면 다양한 배뇨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배뇨 곤란, 빈뇨, 잔뇨감, 야간 다뇨, 요의 절박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이러한 증상은 암이 상당한 크기로 성장해 요도를 압박할 정도가 되어야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중년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는 전립선비대증과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여 단순 증상만으로는 전립선암을 의심하기 쉽지 않다.

또 전립선암을 보다 명확히 의심할 수 있는 증상으로는 혈뇨, 요폐(소변을 보지 못하는 상태), 골반이나 하복부 통증 등이 있지만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암이 상당히 진행되었거나 뼈·림프절 등으로 전이된 경우에 나타난다. 따라서 전립선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증상에 의존해서는 안 되며, 정기적인 PSA 검사와 전문의 검진을 통해 선제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PSA 검사는 전립선암 조기 발견에 널리 활용된다. 전립선에서만 생성되는 단백질인 PSA의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로, 검사상 PSA 수치가 높게 나타나면 전립선암 가능성을 의심한다. 다만 이상철 교수는 “PSA 수치는 전립선염이나 전립선비대증인 경우에도 높게 나올 수 있는 만큼 PSA 검사만으로는 전립선암을 확진할 수 없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한계가 존재하지만, PSA 검사는 현재 전립선암 조기 진단에 가장 유용한 종양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따라서 50세 이상 남성이라면 1년에 한 번 PSA 검사를 받을 것을 권장하며, 전립선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40세부터 조기검진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개인별 맞춤 치료로 진행해야

전립선암이 확진되면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가 이루어진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춘 접근이다. 이상철 교수는 “환자의 나이, 여명, 동반 질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개별화된 치료법을 제시하는 것이 의료진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일반적으로 국소성 전립선암은 호르몬 치료, 근치적 수술, 방사선요법, 항암 화학요법 등을 통해 치료한다. 그중 가장 널리 시행되는 치료법은 전립선을 적출하고 방광과 요도를 다시 잇는 근치적 전립선절제술이다. 과거엔 이 수술 후 발기부전이나 요실금 같은 합병증이 흔했지만, 최근 수술 기법이 발전하면서 합병증 위험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 특히 로봇수술이 활발히 이뤄지며 치료 성과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 이상철 교수는 “로봇수술은 시야 확보에 유리해 장기손상과 출혈 위험이 적고, 수술 시간도 30~50분으로 짧아 회복이 빠르다”라고 설명한다.

전립선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라면 단독 치료로는 완치가 어렵다. 이때는 수술, 호르몬 치료, 약물 치료 등을 병행하는 병합 치료가 필요하다. 아울러 4기로 진단되면 완치 목적으로 치료하기 어려워지며, 이때는 약물 치료를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 고령이거나 동반 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호르몬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전립선암은 진행될수록 치료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예후도 나빠진다. 초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 ‘극단’은 지양해야

전립선암의 진행을 예방하고 치료로 인한 몸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생활 습관 관리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균형 잡힌 식사’. 붉은색 육류나 유제품이 전립선암의 성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알려져 전립선암 환자 중 채식을 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상철 교수는 “육류나 유제품의 과도한 섭취는 피해야 하지만, 극단적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라고 강조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식단은 건강에 좋지 않은 만큼 그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가 중요하다는 것.

예를 들어, 채식 위주의 식사로 단백질 섭취가 감소하면 전체적인 건강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또 전립선암 환자가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 골다공증의 위험이 증가하는데, 식단이 균형을 잃으면 그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이상철 교수는 “하루 100g 정도의 적절한 육류 섭취는 나쁘지 않으며, 저지방 또는 무지방 우유를 하루에 한두 잔 마시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뼈 건강을 지키는 데 더 좋다”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대한비뇨기종양학회는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식습관 관리와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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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건강 위협하는 전립선암 예방 5대 수칙

·일주일에 5회 이상 신선한 과일, 채소, 콩류(두부나 된장) 먹기

·일주일 중 5일은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지방 함량이 높은 적색육 섭취를 줄이고 적정 체중 유지하기

·55세 이상 남성은 연 1회 이상 전립선암 조기검진 받기

·가족력이 있다면 40대부터 연 1회 이상 전립선암 조기검진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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