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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의료와 환자를 잇는
따뜻한 혁신가
[Den이 만난 명의]

의료 전반에 걸쳐 과학기술이 도입되면서 진단과 치료 방식이 재편되고 있다. 비뇨의학과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환자 중심의 정밀 치료를 향해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철 교수는 로봇과 AI를 활용해 전립선암 같은 비뇨기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넓히는 선구자다.

조 바이든 미국 전 대통령이 퇴임 4개월 만에 전립선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립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립선암은 폐암 다음으로 남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암으로, 한국에서도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으로 환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만9010명으로 국내 남성 암 발병률 4위이던 전립선암은 2022년 기준 2만754명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남성 암 중 2위로 올라섰다. 국립암센터는 논문을 통해 전립선암이 올해 남성 암 발생률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행히 전립선암 치료 기술은 과거와 비교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개복수술 중심이던 과거와 달리 로봇수술 같은 첨단 의료 기술이 도입되면서 치료 정확도는 높이고 환자 부담은 줄이는 방향으로 치료 방식이 전환되고 있다. 현재는 전립선암 수술 대부분이 로봇수술로 시행될 정도로 기술 발전이 이뤄졌다.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법 대비 수술 시간이 짧고, 정밀한 컨트롤이 가능하며, 출혈량과 합병증을 줄여 전립선암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이상철 교수는 전립선암 분야 의료 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인물이다. 전립선암 치료에 로봇수술을 적극 활용해 수많은 환자의 치료 성과를 높여왔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비뇨기질환 진단 앱을 개발해 의료진의 판단을 돕고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을 향상시켰다. ‘로봇’, ‘AI’ 같은 단어를 들으면 자칫 차가운 이미지를 떠올릴지 모른다. 그러나 이상철 교수가 추구하는 방향은 정반대다. 첨단기술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할 수 있겠지만,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어루만지는 일은 결국 사람의 몫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의사가 바로 그다.

이상철 교수는…<br>2002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비뇨의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에서 전공의 및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2013년부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비전추진단장을 겸임하고 있다. 국내 비뇨의학과 전문의 최초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비뇨기종양내과에서 임상의사로 근무했으며, 2010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비롯해 2018년 세계비뇨의학회 최우수 포스터상, 2022년 블루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음향을 통한 요속 검사 앱 ‘proudP’ 및 비뇨기암 장기 칩을 개발하는 등 혁신적 연구의 선두에 있다.
이상철 교수는…
2002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비뇨의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에서 전공의 및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2013년부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비전추진단장을 겸임하고 있다. 국내 비뇨의학과 전문의 최초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 비뇨기종양내과에서 임상의사로 근무했으며, 2010년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비롯해 2018년 세계비뇨의학회 최우수 포스터상, 2022년 블루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음향을 통한 요속 검사 앱 ‘proudP’ 및 비뇨기암 장기 칩을 개발하는 등 혁신적 연구의 선두에 있다.

비뇨의학과로 전공을 결정한 이유가 궁금하다

전공을 결정할 때만 해도 비뇨의학과는 남성 의학에 치중해 있어 진로 선택의 고민이 많았다. 당시 서구 선진국에서는 전립선암의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암 관련 연구 펀딩 역시 전립선암에 집중될 정도로 유망해 고민 끝에 비뇨의학과를 선택했다. 신기하게도, 그 무렵 어머니께서 내가수술대 위에 옆으로 누워 있는 환자의 갈비뼈를 자르고 암 덩어리를 제거하는 꿈을 꾸셨다. 로봇수술이 없던 시절에는 신장암 수술을 할 때 갈비뼈를 절제하고 신장암을 꺼냈는데,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지만 꿈 내용과 신장암 수술 모습이 닮아 있어 우연치고는 특별하게 느껴졌다. 당시 비뇨의학과는 일이 많고 전공의 수는 적어 힘든 과로 꼽혔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지도도 세심했고, 선후배 간 분위기도 좋았다. 덕분에 힘든 와중에도 끝까지 수련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근 전립선암 진단 양상에 눈에 띄는 변화가 있나?

보건복지부의 암 등록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립선암은 남성 암 발병률 2위에 올라 있다. 실제로 우리 병원에서는 고령화 등 여러 요인으로 가까운 미래에 전립선암이 1위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측한다. 일본은 이미 5~6년 전부터 전립선암이 남성 암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같은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외래 환자 중 절반이 전립선암 환자일 정도로 그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렇다 보니 전립선암 조기 진단을 위한 혈액 검사인 PSA(전립선특이항원)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PSA 검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검진 항목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는 이가 많다.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경우 반드시 수술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 전립선암 치료 방식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수술적 치료법, 중입자 치료 같은 방사선 치료법, 호르몬제를 기반으로 한 전신 약물 치료법이다. 환자의 현재 질병 상태, 나이, 여명, 동반 질환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한 가지 방식을 단독 시행하거나 여러 방식을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환자의 기대여명이 10년 이상이고, 건강한 상태라면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고령이거나 동반된 중증질환이 있어 수술이 어려운 경우 호르몬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선택한다.

 

전립선암 수술 시 전립선을 모두 제거하나?

조직 검사에서 한두 군데에만 암이 발견되더라도 실제로 발견되지 않은 암이 다른 부위에 존재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현재 정설이다. 전립선암 역시 전립선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며, 이런 방식이 완치에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 국소 부위만 제거하는 치료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 표준화된 치료법은 아니다.

전립선을 모두 제거했을 때 환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성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지 여부다. 암이 3기 이상 진행된 경우에는 성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자칫하면 암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초기 암의 경우 전립선 주변의 신경을 살려 수술하면 수술 전과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성기능이 상당 부분 회복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성기능 회복을 돕는 성 재활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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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이 뼈에 전이된 상태에서도 장기 생존할 수 있나?

내가 전공의로 수련하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전립선암이 전이된 경우에는 치료 옵션이 거의 없어 평균 생존 기간이 2~3년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후 치료법이 크게 발전했다. 기존 호르몬 치료뿐 아니라 2차 호르몬제, 유전자 치료법, 면역 치료,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등 다양한 옵션이 등장해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도 늘었다. 암이 전이된 만큼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으며 관리하면 6~7년까지도 장기 생존을 할 수 있다. 드물지만, 전립선암이 다발성 뼈전이가 되었는데도 10년 이상 외래에서 호르몬 치료 등 다양한 전신 치료를 받으시는 환자도 적지 않다. 만성 심장병이나 신장질환을 관리하며 살아가는 것과 유사하다.

 

전립선암 수술은 로봇수술이 대세다. 로봇수술이 개복수술에 비해 유리한 이유가 궁금하다

전립선은 골반 깊숙한 곳에 위치해 수술 부위가 좁고 시야확보가 어렵다. 전립선의 크기나 주변 혈관 구조도 사람마다 달라 개복수술 시 변수가 많다. 개복수술은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인 채 한 시간 이상 진행되므로 의사의 피로도가 높고 출혈 위험도 크다.

반면 로봇수술은 개복하지 않고 로봇으로 전립선을 적출한 뒤 방광과 요도를 다시 잇는다. 수술 부위를 10배 이상 확대해 3D로 볼 수 있어 보다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 혈관 구조를 정확히 확인해 장기 손상과 출혈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전립선 수술에서는 배뇨 기능과 성기능 보존이 중요한데, 로봇수술은 이를 정교하게 시행할 수 있어 회복이 빠르고 요실금 같은 합병증도 적다. 수술 시간도 30~50분으로 비교적 짧아 회복도 빠르다.

 

현재 로봇수술에는 어떤 한계가 있나?

개복수술은 손끝의 감각으로 조직의 질감이나 저항을 직접 느낄 수 있지만, 로봇수술은 촉각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또 좁은 공간에서 정교하게 작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충분한 힘을 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다만 5세대 로봇부터는 촉감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기능이 탑재되고, 힘과 기계적 안정성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앞으로 한계가 점차 보완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수술자마다 개인차가 있지만, 실제 치료 효과 면에서는 구형 로봇과 최신 로봇 간 큰 차이는 없다. 10년 된 차와 새 차를 운전하는 차이라고 보면 된다. 승차감이나 편의성에는 차이가 있지만, 목적지에 도달하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과 같다.

기술적 한계 외에는 비용 측면을 들 수 있겠다. 로봇수술은 정밀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환자나 보호자에게 경제적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이 부분은 의료 시스템 전반에서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수여한 감사패. ⓒDen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수여한 감사패. ⓒDen

자신만의 진료 원칙이나 철학이 있다면?

의사로서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대응하되, 동시에 환자를 검사 결과치만으로 판단하지 않으려고 한다. 의사라면 단순히 병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의 삶까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는 의학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냉정하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단하지만 그 선택이 환자에게 어떤 의미일지, 환자가 그 과정에서 어떤 두려움과 불안을 겪을지 고민한다.

 

어떤 이유로 그런 철학을 가지게 되었나?

특별히 존경하는 은사님 두 분이 계시다. 지금은 은퇴하신 전립선암의 대가 이상은 교수님과 이은식 교수님이다. 전문의 취득 이후에도 두 분께 수술 테크닉뿐 아니라 의사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노하우를 배웠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자의 마음으로 담대하게 대처하는 법을 배워 예기치 않은 변수나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며 환자를 돌볼 힘을 기를 수 있었다.

또 이제 나이가 반 백 살쯤 되다 보니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에 편찮으신 분이 많다. 자연스럽게 보호자 역할을 맡게 되면서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진료할 때에도 환자뿐 아니라 가족과 보호자의 입장까지 고려해 더 따뜻하고 세심하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한다.

 

미국 병원에서의 근무 경험 역시 의사로서의 가치관 확립에 영향을 주었을 것 같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세계 최고 병원인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MGH)에서 국내 비뇨의학과 전문의 최초로 비뇨기종양내과 임상의사로 근무했다. 종양내과 특성상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를 많이 만났는데, 한 환자당 20분 정도의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질환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삶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단순히 진료만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동행하는 관계, 때로는 가족 같은 관계로 발전하는 것을 경험했다. 그러면서 의사로서 어떤 전문가 의식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했다.

사실 한국 의료 환경에서는 현실적으로 진료와 상담에 긴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환자를 단순히 치료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어 환자와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Den
ⓒDen

PRIVY, proudP 등 요속 검사 앱 개발에 기여했다. 평소 AI와 비대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이 있었나?

미국에서 근무하기 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마침 미국에서 근무할 당시가 AI와 디지털 헬스케어가 화두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평소 AI를 적절히 활용하면 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검사나 케어를 받을 수 있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리포트 과정을 거쳐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어 치료의 질이 높아질 뿐 아니라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에 앱을 이용한 임상 연구에 매진했다.

 

앱으로 요속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이 흥미롭다

요속 검사는 전립선질환을 진단하는 데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검사 중 하나다. 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맞춰 소변을 보는 건 환자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억지로 소변을 참거나 인위적으로 보면 검사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한계를 해결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거의 모든 사람이 화장실에서도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앱을 이용한 임상 연구를 시행했다.

환자가 변기 앞에 서서 약 1m 거리에 스마트폰을 두고 소변을 보면, 스마트폰에 내장된 마이크가 소리 데이터를 수집한다. AI가 소변 소리를 분석해 최대 요속을 추정하고, 배뇨 시간과 배뇨량 등을 종합해 결과를 제공한다.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요속 검사와 비교해 정확도가 약 93%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원하는 시간에 요속 검사를 할 수 있고,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한지 스스로 체크할 수 있어 편리하다.

 

한국에서 사용 가능한가?

의료용 앱인 PRIVY와 proudP는 2020년 1월 미국 FDA로부터 2등급 의료기기로 등록되었다. 미국 비뇨의학과 클리닉 여섯 곳에서 파일럿 스터디를 진행하고, 현재 미국 여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미국에 비해 허가 장벽이 다소 높은 편이라 아직 한국 병원에서 진료 목적으로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 일반인용 버전으로 개발한 proudP는 의료기기가 아닌 웰니스 서비스 개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의학뿐 아니라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하다 보니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실제 앱을 개발할 때도 수만 번의 시도 끝에 겨우 의미 있는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연구 결과를 빠르게 발표해야 하는 분위기가 아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완성도 높은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그 덕에 서두르기보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진료 현장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나?

분자생물학적 연구의 경우 정보량이 상당히 많아 AI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현재 단백체 연구 시 분석과 결과 해석 단계에서 AI를 활용하고, 심전도 판독 프로그램을 이용하듯 요속 검사 같은 검사에서도 AI 판독 결과를 참고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더 고도화된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 전립선 조직검사에서도 유전체 및 단백체 검사에 대한 정보도 많이 축적되어 있어 다량의 임상병리학적 정보를 종합해 개별 환자가 어떤 치료를 받았을 때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지 AI가 예측해 주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집중하고 있는 연구 분야가 궁금하다

비뇨기종양 생체 칩 분야와 단백체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생체 칩은 환자의 세포를 채취해 미니 장기처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미세 환경을 만들고 약물에 따른 반응을 간접 측정할 수 있다. 카이스트 전성윤 교수팀과 협업해 진행 중인 연구인데, 상용화되면 개별화된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주치의 치료 선호도 또는 개인적 경험이 아닌 실제 환자 세포를 이용한 생체 칩 실험을 통한 약물 스크리닝 검사로 최적의 치료제를 선별할 수 있다. 전립선암 단백체 연구는 전립선 유전자에서 시작되어 생성된 전립선암 단백질을 분석해 질병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자료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에 AI를 활용한다. 전립선암 단백체 연구는 단백체의 구조 분석으로 질환의 원인을 찾아 정밀하게 개별화된 진료를 하기 위한 발판을 놓는 작업이다.

요속 검사 앱을 기반으로 한 전립선 디지털 치료제 연구도 한창이다. 배뇨 상태를 매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행동 교정 솔루션을 제안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환자의 생활 패턴과 배뇨 패턴을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카페인 및 야간 수분 섭취를 줄일 것을 권고하거나 소변을 너무 자주 보는 경우 배뇨를 조금 참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현재 연구가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세계 최초 전립선 디지털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

 

학제간 연구와 협력이 필수가 된 것 같다

공학 분야와의 협업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의사는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들이 겪는 불편함이나 의료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지점을 잘 알고 있다. 반면, 공학자는 문제를 구조화하고 기술적으로 풀어내는 데 강점을 지녔다. 서로의 시각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함께 작업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좋은 솔루션이 만들어진다.

 

만화 &lt;슬램덩크&gt;의 주인공 채치수처럼 뛰어난 실력으로 전국을 제패하는 것이 이상철 교수의 꿈이다. ⓒDen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채치수처럼 뛰어난 실력으로 전국을 제패하는 것이 이상철 교수의 꿈이다. ⓒDen

첨단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시대다. 의료인으로서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아무리 기술이 진보해도 의료는 결국 인간과 인간이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환자를 돕는 일이다. 의사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는 영역은 점차 기술이 보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인간적인 따뜻함을 전할 수 있는 감성을 품은 의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전문 분야 연구팀 간 협업도 결국 각 연구자 간 인간적 신뢰 관계가 기본이다.

 

의사로서 최종 목표가 궁금하다

어린 시절부터 만화 <슬램덩크>의 팬이었다. 만화를 보면 주인공 ‘채치수’가 운동을 하면서 “내 목표는 전국 제패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내 목표도 그와 비슷하다. 함께하는 동료들과 더불어, 우선은 아시아에서 가장 뛰어난 실력을 갖춘 동시에 환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 우수한 실력과 따뜻한 마음을 고루 가진 의사로 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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