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핵심 입법 과제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미국 연방의회에서 최종 통과됐다.
대규모 감세와 지출 삭감을 골자로 한 이 법안이 미칠 파장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➀ 백악관이 공개한 ‘아빠 왔어요’라는 제목의 트럼프 대통령 귀국 기념 영상에 가수 어셔의 노래 ‘○○ 대디’를 배경음악으로 넣어 선정성 논란이 일었다.
➁ 중국이 AI로 1980~19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영웅본색', '황비홍' 등 영화 100여 편을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➂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선 공약 실행 방안을 담은 ‘하나의 크고 ○○○○ 법안’이 우여곡절 끝에 미국 연방 의회를 통과해 시행됐다.
➃ ○○○○ 총리를 지내고 현재는 상원의장인 훈센이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공개해 파장이 확산됐다.
➄ 미얀마 총선 때 ○○ 선거를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군부가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 서한을 받자, 집권 5년 만에 처음 인정받았다며 미국에 감사 편지를 올렸다.
➅ 중국의 한 프로축구팀이 상대팀 라커 룸에 “반드시 패해라”는 내용을 담은 저주의 ○○을 붙여 벌금형을 받았다.
➀ ‘대디’가 돌아왔다!
“아이들이 심하게 싸울 때는 2~3분간 내버려두는 게 나아요. 그래야 말리기 수월하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가끔은 아빠가 따끔하게 얘기해야 아이들이 싸움을 멈추죠.”(마르크 뤼터 NATO 사무총장)
트럼프 대통령과 뤼터 사무총장이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주고받은 덕담이 7월 내내 도마에 올랐습니다. 앞서 지난 6월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은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 작전으로 12일 만에 휴전해 ‘12일 전쟁’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휴전 합의 이후에도 이스라엘과 이란이 종종 서로를 공격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을 ‘버릇없는 아이들’에 비유하며 뤼터 사무총장에게 자랑삼아 얘기한 겁니다. 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트럼프를 ‘아빠’에 빗대며 아이들(이스라엘과 이란)은 혼낼 땐 혼내야 한다고 맞장구를 친 것이죠. 뤼터 사무총장의 발언은 후폭풍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에게는 ‘트럼프에 아첨하는 아부꾼’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이 상황을 즐기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백악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트럼프 귀국 영상을 뮤직비디오처럼 만들어 올렸는데요, 제목은 ‘아빠가 돌아왔어요(Daddy’s Home)’, 배경음악은 유명 가수 어셔의 ‘헤이 대디(Hey Daddy)’였습니다. 문제는 선정적인 가사입니다. 노래 제목의 ‘Daddy’도 일반적 의미의 ‘아빠’가 아니라 연인 사이에 남성이 상대 여성에게 자신을 우월적 존재로 내세우는 호칭이라고 합니다. “하루 종일 이 사랑을 기다렸잖아”라는 가사의 성인용 노래를 트럼프 대통령 귀국 뮤직비디오에 쓴 백악관 담당팀의 정신세계가 궁금합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장관들이 진지하게 토론하는 장면의 배경음악으로 야한 노래가 흘러나오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네요. 여러분께도 이번 백악관 뮤직비디오 시청을 권합니다.
➁ 문화 콘텐츠까지 만드는 AI, 한계는 어디?
중국이 1980~1990년대 홍콩 영화 전성기의 영화 '영웅본색', '황비홍', '폴리스 스토리' 등 100여 편을 인공지능(AI)으로 리메이크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주윤발, 이연걸, 성룡 등 당대 스타가 출연한 영화를 AI로 새롭게 만들거나 애니메이션과 게임으로 재탄생시킨다는 겁니다. '영웅본색'은 이미 애니메이션 리메이크 작업이 거의 끝났고, 이소룡 영화 '정무문'도 AI로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원작 배우와 유족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며 달가워하지 않는 반응입니다.
지난달 유럽에서는 폭발적 인기를 끌던 록밴드가 사실은 사람이 아니라 AI였다는 점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었습니다.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4인조 록밴드인데요, 데뷔곡 ‘Floating on Echoes’가 노르웨이, 영국, 스웨덴 스트리밍 순위에서 단숨에 1위에 오른 겁니다. 조회수도 금세 100만을 넘어섰습니다. 이들이 누구인지 전혀 알려지지 않아 정체를 궁금해하는 팬들이 급증하자 밴드는 4명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는데요, 덜미를 잡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공개된 사진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손가락, 소매 등 몇 군데에서 AI 생성 흔적이 포착된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밴드는 X(옛 트위터) 계정에 실제 사람이 아니라 AI로 만든 록밴드라고 실토했습니다. 멤버들 사진은 물론이고 작사, 작곡, 연주, 보컬 등 모든 것을 AI로 생성한 것이라는 겁니다. 벨벳 선다운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 보니 “우리는 창의적 지도를 바탕으로 한 합성 음악 프로젝트로 작곡, 보컬, 비주얼도 AI의 지원을 받았다”며 “벨벳 선다운은 인간도, 기계도 아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라고 밝히고 있더군요. 이들의 글 중에는 “너희는 우리가 진짜가 아니라고 하지만, 너희도 진짜는 아닐걸”이라고 도발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를 접하면서 33년 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앨범 중 ‘환상 속의 그대’라는 곡에 나오는 가사가 떠올랐습니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환상 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무너지는 AI 시대를 예고한 것 같지 않은가요.
➂ 트럼프의 감세 법안, 미국 경제 해답 될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서로 멀어지는 계기가 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이 미국 연방의회를 통과했습니다. 트럼프는 7월 4일 독립기념일에 이 법안에 서명하고 “법 시행으로 경제가 로켓처럼 성장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어떤 법이기에 머스크와 ‘헤어질 결심’까지 하며 밀어 붙인 것일까요. 법안 이름만으로는 도대체 무슨 법인지 알 수가 없는데요, 각종 세금을 낮추는 감세 법안입니다. 법인세, 소득세 인하를 비롯해 각종 세금 감면 조항이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한 국경 장벽 건설 등 트럼프의 대선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비용 확대 관련 조항도 담겨 있습니다. 늘어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공공 의료 보조 등의 예산을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죠. 머스크는 이 법을 시행하면 세수는 줄고, 정부 지출은 늘어 부채가 커져서 결국 국가 살림이 엉망이 된다고 반대한 것입니다. 반면 트럼프 입장에서는 자신의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선 이 법안 통과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온갖 내용을 하나의 법안에 넣은 탓에 분량이 940쪽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상원 표결을 앞두고는 민주당 요구로 상원 서기들이 법안 전체를 낭독하는 절차를 거쳐 읽는 데만 16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밤 11시부터 이튿날 새벽 3시까지 940쪽 법안 전체를 일일이 낭독한 겁니다.
이어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민주당이 10시간, 공화당이 2시간을 썼습니다. 이후 표결에선 찬성(공화당)과 반대(민주당)가 50 대 50으로 같게 나오자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J. D. 밴스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로 찬성해 51 대 50으로 아슬아슬하게 법안이 통과됐습니다. 오빠라고 부르고 싶은 이 법(OBBBA)을 미국에선 ‘오버버버’라고 발음하기도 하는데요, 이 법을 비꼬는 의미에서 일부러 어리바리하게 부른다고 합니다. 트럼프 공언대로 미국 경제를 살리는 ‘아름다운’ 법이 될지, 야당의 비판처럼 서민은 먹거리를 빼앗기고 부자는 세금을 감면받는 ‘역(逆)로빈후드’ 법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➃ 전화 한 통으로 벼랑 끝에 몰린 태국 총리
“삼촌, 건강은 어떠신가요?”(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 “잘 지내고 있단다”(훈센 캄보디아 상원의장) “삼촌과 저, 우리 두 나라 모두 평화를 원하잖아요. 우리 반대편(태국 사령관 등) 얘기는 신경 쓰지 않으셨으면 해요. 그들의 말은 제 진심이 아니에요”(패통탄) ”우리도 평화를 원하지만 국경 문을 닫은 것은 태국이 먼저였어.”(훈센) “삼촌이 원하시는 게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처리할게요”(패통탄)
태국과 캄보디아를 뜨겁게 달군 패통탄 총리와 훈센 상원 의장의 통화 내용 중 일부인데요, 무려 17분간 이어진 통화 내용 전체가 공개돼 논란입니다. 통화에서 패통탄 총리는 “개인 통화는 유출될 일이 없으니 언제든 편하게 말해 달라”라고 했는데요, 이에 훈센 의장은 “투명성을 위해 녹음한다. 원하면 전체 통화도 공개할 수 있다”라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들은 패통탄 총리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훈센 의장이 통화 전체를 지인과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패통탄 총리는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당연히 캄보디아는 물론 태국에도 이들의 통화 내용이 고스란히 알려졌고, 태국 국민들은 총리가 자국 사령관을 반대편이라고 하고, 국경 분쟁 중인 캄보디아 상원의장을 ‘삼촌’으로 부르며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분노했습니다. 결국 패통판 총리의 직무는 정지됐고, 야당은 해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패통탄 총리 지지율은 9%대로 추락했습니다. 패통탄 총리는 ‘삼촌’의 배신으로 최대 위기에 빠진 셈입니다. 개인적 친분을 활용해 양국 갈등을 해결하려는 감성적 접근이 패착이었죠. 38년간 장기 집권한 뒤 지금은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고 배후에서 실권을 휘두르는 훈센 의장에게 제대로 당한 것입니다. '개그콘서트'에서 나온 유행어 “사장님~ 미워요!”가 떠오르네요. “삼촌~ 미워요!”
➄ 관세 폭탄에 ‘감사’? 미얀마 군부의 기묘한 해석
미국 정부가 미얀마 제품에 40% 관세를 부과한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런데 관세 폭탄을 맞은 미얀마는 뜻밖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미얀마 군사정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다”라고 공개 편지를 올린 것입니다. 빰을 맞은 셈인데 감사하다니, 웬일일까요.
2020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된 미얀마 군부 최고사령관이 관세 부과 통보를 받고는 “미국이 드디어 우리를 공식 정부로 인정했다”며 감격했다는 웃픈 사연입니다. 지난 바이든 정부 때 미얀마 군부는 비정상 권력으로 분류되어 미국 정부의 공식 서한도 받지 못할 정도로 외면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통보 서한을 받으니 5년 만에 드디어 정통성을 인정받았다며 군부 정권이 환호한 것입니다. 미얀마 군부는 트럼프의 서한이 ‘Dear Commander-in-Chief(국가 최고사령관님)’으로 시작하는 데 고무됐다고 합니다. 미얀마 군부 최고사령관은 답장 서한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진정한 애국심으로 나라를 번영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치켜세웠습니다. 또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당신(트럼프 대통령)이 경험한 어려움처럼 미얀마도 심각한 부정선거를 겪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미얀마 군부가 202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에 패하자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킨 것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입니다. 관세 통보 서한을 ‘상장’처럼 기뻐한 미얀마 군부에 헛웃음이 나옵니다.
➅ 라커 룸에 ‘저주의 부적’ 붙인 프로축구팀
아주 어릴 때 즐겨 보던 TV 프로 중에 '세계명작만화' 시리즈가 있었는데요, 한 도령이 손톱을 깎고 아무 데나 버렸더니 그걸 먹은 쥐가 그 도령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진짜 도령 행세를 한다는 내용이 기억납니다. 아마 여러분 중에도 ‘밤에 손톱 깎지 마라’ 같은 금기 문화를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금기보다 도를 더 넘어선 일이 최근 중국에서 벌어졌습니다. 중국의 한 프로축구팀이 지난 7월 프로리그연합회로부터 벌금 3만 위안(약 580만원)의 징계를 받았는데요, 홈경기를 앞둔 이 팀이 상대팀이 쓸 라커 룸에 “반드시 져라” 같은 내용의 저주를 담은 부적을 붙여 놓았기 때문입니다. 노란색 종이에 빨간 글씨를 잔뜩 적어 놓은 부적이었습니다. 실력이 뛰어난 상대팀이 부러우면 상대 선수들 손톱 찾으러 다니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 손톱 꿀꺽 삼키고 상대팀 에이스로 거듭날지 모를 일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