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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가 직접 다녀온 울릉도 2박 3일

울릉도는 동해에서 배로 3시간 남짓 걸리는 데다 변화무쌍한 날씨 때문에 가기 쉽지 않은 여행지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청정 여행지로 울릉도가 뜨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색다른 먹거리, 독도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지리적 특성까지, 에디터가 울릉도의 매력을 직접 담아왔다.

요즘 울릉도는?

 

뻥 뚫린 울릉도 순환로

2019년 3월 29일 저동~북면 천부 구간을 개통하면서 울릉도 순환로가 46년 만에 완전히 이어졌다. 그동안 한 시간 이상 걸리던 저동~북면 천부 구간의 통행 시간이 10분으로 크게 줄었고, 해안선을 따라 울릉도 일주가 가능해졌다. 그간 길이 뚫리지 않아 지나간 길을 계속 되돌아가던 불편이 사라진 것. 이제 저동이나 도동을 기점으로 어디를 가든 자동차로 30분이면 충분하다.

 

이제 '다방'이 아니라 '카페'로 간다

그동안 울릉도를 다녀간 사람들의 불만이라면 카페가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2018년까지 저동에 두 곳, 도동에 한 곳이던 카페가 2021년 6월 저동에 세 곳, 도동에 두 곳으로 늘었다. 북면에도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에 자리한 카페가 외부 손님을 받으며, 죽암 해안도로를 달리다 주차장을 갖춘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공항 건설은, 글쎄?

2015년에 확정된 울릉공항 건설 계획에 따라 2020년 11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공항이 완공되면 전국 어디서든 한 시간 이내에 울릉도에 닿을 수 있다. 관광객이 늘어나 울릉도의 정취가 파괴될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공사 완료 전 서둘러 울릉도로 향하고 있으며, 팬데믹 특수로 늘어난 관광객 덕분에 울릉도는 현재 가장 ‘핫’한 여행지로 떠올랐다. 예상 완공 일자는 2025년 5월이지만, 현지인들은 “10년 안에 완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1일 차

 

울릉도 최고 절경

대풍감 해안 절벽

대풍감(待風坎)은 울릉도 서쪽 끝에 고래 꼬리 모양으로 툭 튀어나온 지역으로 태하등대가 이곳에 있다. 예전에 이곳에서 돛단배가 바람 불기를 기다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태하등대에서 현포, 북면 쪽을 바라보면 울릉도의 해안 절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보기만 해도 아찔한 절벽이 수 킬로미터를 뻗어나간다. 태하등대에서 5분쯤 걸어가면 ‘대풍감 향나무 자생지’가 나오는데, 몇 년 전 모노레일(태하 향목 모노레일)을 설치해 편하게 갈 수 있다. 문의: 태하 향목 모노레일(054-790-6638) ※방문 전 운행 여부를 꼭 확인할 것.

 

점심은 홍합밥

찹쌀과 멥쌀을 섞고 홍합을 잘게 썰어 넣은 뒤 간장, 참기름을 섞어 지은 밥이다. 다른 재료는 일체 넣지 않고 양념장과 김가루만 살짝 얹어 비벼 먹는데, 그 맛이 고소하면서도 담백하다. 울릉도 홍합은 수심 20m 이상 되는 깊은 바다에서 채취해 식감이 쫄깃하고 씹을수록 단맛이 난다. 주문을 받은 뒤 밥을 짓는 만큼 예약은 필수다. 추천: 보배식당(054-791-2683)

 

가수 이장희의 보금자리

울릉천국

얼마 전 SBS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서 2부에 걸쳐 소개하며 다시 한번 알려진 이장희의 울릉천국. 미국에 살던 이장희가 1997년 한국 방문 중 울릉도를 찾았다가 첫눈에 반한 뒤 말년을 보내기 위해 농가를 샀는데, 2010년 MBC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경상북도 측에서 기념관 제작을 건의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4층 건물의 1층은 공연장과 이장희기념관, 2·3층은 레스토랑, 4층은 그의 생활 공간으로 꾸몄다. 굴삭기 운전까지 배워 직접 꾸민 정원은 주민에게 개방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공연장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1세대 대중음악계의 전설인 이장희를 보러 오는 관광객의 발길은 여전하다.

 

 

최고의 일몰 포인트

현포전망대

대풍감 해안 절벽과 울릉천국 중간 지점에 자리해 오가는 길에 들를 것을 추천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안 절벽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며, 울릉도의 명물로 통하는 공암(코끼리바위)을 가장 실감 나게 볼 수 있는 곳이다. 해 질 무렵에 가면 대풍감 너머로 번지는 기막힌 낙조를 사진으로 남길 수도 있다.

 

울릉도 여행의 베이스캠프

저동항

울릉도에서 가장 큰 항구로, 배가 들어오는 곳이라 맛집이 몰려 있다. 이 때문에 저동항 인근에 숙소를 잡으면 교통도 편리하고 울릉도 음식을 맘껏 맛볼 수 있다. 또 저동항에서 북쪽으로 2km 정도만 올라가면 3단 폭포인 봉래폭포가 나오고, 지하수의 찬 공기가 바위틈으로 빠져나와 항상 4℃를 유지하는 천연 냉장고 ‘풍혈’도 근처에 있어 아침저녁으로 산책을 즐기기 좋다.

 

저녁은 독도새우와 모둠회 한 접시

독도새우는 독도 인근 해역에 서식하는 새우를 통칭하는 말이다. 정확히 꽃새우, 가시배새우(닭새우), 도화새우를 통틀어 ‘독도새우’라고 한다. 꽃새우는 ‘새우깡’의 모델로 유명하며, 닭새우는 살이 가장 탱탱하다. 가장 큰 도화새우는 어획량이 적은데, 그만큼 비싸지만 맛은 최고다. 특히 녹색을 띠는 도화새우알은 양치를 해도 입안에 단맛이 남을 정도로 기가 막히다. 추천: 천금수산(054-791-0122)

 

2일 차

 

신비로운 원시림

내수전 옛길 트레킹

내수전 일출 전망대 입구에서 북면 석포전망대까지 울창한 원시림을 걷는 트레킹 코스. 편도로 2시간 정도 걸리는 완만한 산책로지만 안개가 낀 날이면 몽환적 분위기의 신비경(神秘境)으로 변한다. 석포전망대에 다다르면 울릉도 3대 비경인 관음도와 죽도, 북면 해안을 조망할 수 있다.

 

울릉도의 중심

나리분지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 화구가 함몰해 생성된 화구원이다. 분지 안에 있는 야트막한 언덕인 ‘알봉’은 화구 안에서 마지막 분화를 한 이중화산이다. 분지로 내려가면 울릉도 전통 가옥인 너와집이 남아 있어 옛날 섬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아침은 오징어내장탕

여행 첫날 밤은 들뜬 마음에 술 한잔 기울이기 마련. 다음 날 해장 코스는 단연 오징어내장탕이다. 육지에서는 부패하기 쉬워 오징어 내장을 식재료로 쓰지 않지만, 울릉도 오징어는 잡자마자 배를 가르고 건조하기에 나쁜 맛과 비린내의 주성분인 트리메틸아민이 생성되지 않는다. 이 신선한 내장을 청양고추와 콩나물, 무, 호박 등을 넣고 칼칼하게 끓인 것이 바로 오징어내장탕. 구수하고 시원해 해장국으로 그만이다. 추천: 경일식당(054-791-8626)

 

점심은 산채비빔밥

나리분지에서 자란 산나물은 약초로 대접받는다. 울릉도의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그리고 비옥한 토양에서 자란 것을 채취해 소금기 섞인 바닷바람에 자연 건조해 맛과 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분지 안에는 직접 재배한 나물로 산채비빔밥을 내는 식당이 몇 군데 있다. 추천: 산마을식당(054-791-4634)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비경

삼선암

전설에 따르면 세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왔다가 울릉도의 풍경에 반해 하늘로 돌아갈 시간을 놓쳤다. 이에 화가 난 옥황상제가 세 선녀를 바위로 변하게 했다고 한다. 이 중 막내 선녀 바위에는 풀이 자라지 않는데, 제일 늑장을 부린 벌이라고. 가운데 작은 바위는 가위 모양이라 ‘가위바위’라고도 부른다.

 

여기에 가야 울릉도가 보인다

관음도

울릉도의 3대 부속섬(독도, 죽도, 관음도) 중 하나로 갈매기 소굴이다. 까치 비슷한 ‘깍새’란 새가 많아 깍새섬이라고도 부른다. 섬으로 건너가다 보면 울릉도 해안에 방사형 주상절리를 볼 수 있다. 섬 안에 들어가면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관음도 북단 해안 절벽에 는 해식동굴 두 개가 나란히 있는데, ‘관음쌍굴’이다. 옛날에는 해적들이 이곳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배를 잡아 노략질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단, 관음쌍굴은 유람선을 타야 볼 수 있다.

 

저녁은 꽁치물회

가시를 발라내고 채 썬 꽁치를 채소와 함께 초장에 비빈 뒤 물에 말아 먹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꽁치물회를 맛보면 다른 물회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 추천: 신비섬횟집(054-791-4460)

 

3일 차

 

울릉도 일출 명소

내수전일출전망대

저동항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다. 주차장에서 전망대까지는 약 400m로 걸어서 15분쯤 걸린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넓게 뻗은 수평선과 울릉도의 청정 바다 위로 관음도, 섬목, 죽도, 북저바위, 저동항, 행남등대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일반인은 독도에서 일출을 볼 수 없으니 이곳이 실질적으로 국내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다.

 

울릉도의 진면목을 보려면 필수

유람선 해상 관광

도동항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섬을 일주하며 기암괴석과 울릉도 풍경을 감상하는 유람선이다. 울릉도의 비경은 이 배를 타야 비로소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거북바위, 사자바위, 투구바위, 추암 등을 차례로 볼 수 있으며, 하이라이트는 대풍감에서 관음도에 이르는 북면 해안이다. 매일 오전 9시에 출발해 10시 50분쯤 돌아오는데, 유람선 코스가 끝나면 렌터카 반납 시간이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마지막 코스로 넣는 것이 좋다. 문의: 울릉도유람선(주) (054-791-2002)

 

점심은 따개비칼국수

울릉도 따개비는 육지 따개비에 비해 훨씬 크고 육질도 쫄깃해 맛이 기가 막히다. 전복보다 울릉도 따개비가 더 맛있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 첫맛은 심심하지만 국수가 불 때쯤이면 국물이 진국으로 변해 감칠맛이 좋다. 추천: 신애식당(054-791-0095)

 

울릉도 여행 정보

울릉도행 배편은 기상 상태에 따라 결항이 잦으므로 출발 전에 예매한 해운사에 확인해야 한다. 파도에 따라 운항 시간이 1~2시간 길어질 수도 있으니 참고할 것. 멀미약은 필수다.

포항 출발

대저해운(1899-8114, www.daezer.com)

1일 1회 왕복

 

강릉 출발

시스포빌(주)(1577-8665, www.seaspovill.co.kr)

1일 2회 왕복

 

묵호(동해) 출발

시스포빌(주)(1577-8665, www.seaspovill.co.kr)

1일 2회 왕복, 사람만 탑승 가능

 

후포(울진) 출발

제이에이치페리(1644-9605, www.jhferry.com)

1일 1회 왕복, 사람만 탑승 가능

 

도내에 버스가 다니지만 배차 간격이 평균 30분을 넘는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 소개하는 업체 외에도 여러 회사가 있으며, 숙소에서도 대부분 렌터카를 알선한다. 참고로, 울릉도에는 주유소가 세 곳밖에 없으므로 주유 계획을 잘 짜야 한다.

한진렌터카 054-791-5337

OK렌터카 054-791-0029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코오롱글로텍(주)이 발주하고 건축가 김찬중이 설계한 고급 리조트. 송곳봉 아래 코끼리바위가 보이는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하며, 그 자체가 울릉도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1박 35만원부터. 문의:  054-791-7788

 

위드유 호텔 & 게스트하우스

저동항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신축 호텔로 2인실부터 가족실까지 구비했다. 호텔 바로 앞에 렌터카 사무실이 있어 주차와 대여, 반납하기 편리하다. 1박 8만원부터. 문의: 054-791-1456

 

JD호스텔

저동항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신축 호스텔.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며, 시설은 일반 모텔급으로 깨끗하다. 1층 카페에서 파는 오징어 먹물 아이스크림은 울릉도 특산품이 될 만한 맛이다. 1박 6만원부터. 문의: 054-791-1144

 

울릉도 전경 <사진제공: 울릉군청
울릉도 전경 <사진제공: 울릉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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