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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 추천 해외여행지의 방역 시스템 (1. 프랑스)

프랑스는 사실상 코로나19 종식에 가까운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실내외를 비롯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에도 마스크 안 쓴다

지난 5월 16일부로 프랑스는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해제했다. 이로써 프랑스 여행객들은 지하철, 버스, 택시, 기차, 비행기 등 모든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프랑스 내부적으로 분석한 결과 자국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상당히 호전됐고, 계속 나아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물관, 쇼핑몰, 극장, 레스토랑, 회사 등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는 지난 2~3월 이미 해제했다. 단, 의료시설을 이용할 때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백신접종 상관없이 서류만 있으면 입국 가능

지난 3월부터 한국인 여행객은 백신 2차 접종 이후 9개월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 한해 별도의 PCR 검사 없이 프랑스에 입국할 수 있다. 입국 전 영문 백신접종 증명서, 승객위치확인서(dPLF)만 지참하면 서류 준비가 끝나는 셈. dPLF는 웹사이트(app.euplf.eu)에 가입 후 작성만 하면 쉽게 발행된다. 백신 미접종자라도 PCR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면 격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들 서류는 인천공항에서 출국 전 확인하는 만큼 프랑스에 입국했을 때는 여권 외에 별도의 절차 없이 입국심사가 진행된다.

 

백신 미접종자는 귀국 시 PCR 음성 확인서 필요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한국 귀국 시에 제출할 PCR 음성 확인서를 확보해야 한다. 결국 현지에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프랑스의 PCR 검사소는 예약 후 방문해야 한다. 자신이 머무는 숙소에 물어보는 것이 가장 쉽고, 웹사이트(www.covidexpress.fr)에 접속해 병원 선정 후 예약 서류를 작성해도 된다. 프랑스의 PCR 검사 비용은 240유로(약 32만원)로 한국보다 비싸다.

 

여행 도중 코로나19에 걸린다면 백신접종 완료자는 7일간, 백신 미접종자는 10일간 프랑스 정부가 지정한 격리 시설에서 격리해야 한다. 다만 백신 접종자는 격리 5일째, 미접종자는 7일째 되는 날 항원 검사나 역전사중합효소 연쇄반응(RT-PCR) 검사를 실시해 음성이면 그때부터 격리를 종료할 수 있다. 만약 격리 기간을 모두 채운다면 따로 검사를 받지 않고 격리가 해제된다.

 

어디에 가야 할까?

예술가의 흔적을 간직한 마을, 노르망디 에트레타

에트레타(Etretat)는 파리에서 2시간이면 도달하는 노르망디에 위치한다. 깎아지른 절벽과 해안선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풍광에 영감을 받은 모네, 모파상, 쿠르베, 루팡 등 많은 예술가 덕분에 세상에 알려졌다. 예술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인문학 여행지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파리에 있는 세계적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파리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루브르 박물관. 2019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처음으로 자유롭게 떠나는 여행인 만큼 재방문하는 이에게는 추억을, 첫 방문인 이에게는 위대한 예술 세계를 직관하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마침 박물관 내 마스크 착용 의무 규정도 해제됐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프랑스 남부 로맨틱 휴양지의 정석, 니스

세계적 휴양지 니스는 프랑스 남부 중에서도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중 하나다. 감청색 해안을 끼고 있어 프랑스 현지인에게도 사랑받는 장소다. 샤갈, 마티스 등 많은 예술가가 생의 마지막을 보낸 곳이자 곳곳에 위치한 누드 비치 때문에 호기심 많은 남성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인천에서 니스로 가는 직항편은 없으니 파리에 머물다 니스 공항으로 가든지, 인천에서 터키 이스탄불 혹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1회 경유해 니스로 가는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

 

프랑스를 자유 여행한 이기진

"마스크 없이 즐긴 일상이 한없이 소중했다"

1960년생,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2022년 2~4월 여행

입국 절차와 현지 분위기는 어땠나?

출국 전 주민센터에 들러 영문 백신접종 증명서를 떼고, 인천공항에서 코 찌르고 받은 신속항원검사 음성 증명서를 가슴에 안고 파리 공항에 도착했다. 봉주르~ 대답 없이 무심코 찍어주는 입국 허가 도장에 이래도 되는 건가? 싶었다. 웰컴 투 파리!를 외치며 공항에 마중 나온 지인들이 와락 껴안으며 마스크를 벗겨버렸다. 불안한 나만 마스크를 어정쩡하게 쓰고 지내길 하루, 그다음 날부터는 나도 마스크를 던져버리고 파리를 즐겼다. 아침은 카페에서 크루아상에 에스프레소를 곁들이고, 점심은 테라스에서 와인과 함께 크로크뮤슈를 먹었다. 마스크 없이 동네를 달리고, 오후 5시 동네 단골 카페 해피아워에서 칩스와 함께 맥주를 즐겼다.

 

파리에서의 일상은?

4월까지는 지하철 입구에 들어가기 전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쓰는 풍경이 파리의 일상이었다. 그나마 지하철에서는 마스크를 썼다. 뭐, 이 정도는 엔데믹에 대한 기본 예의라고 생각했다.

 

난 주로 걸어 다녔다. 파리의 시원한 공기와 햇살, 막 푸른 잎을 보이기 시작하는 가로수…. 마스크를 쓰고 빨리 지나가기보다 하늘을 보며 걷는 파리가 더 좋았다. 시내에 약속이 있거나 미술관에 가는 날은 곧 걷는 날이었다. 주로 마레에서 사람들을 만났는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늦은 시간 파리 시내를 걷는 일상이 더없이 행복했다. 그중 마스크 없이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은 최고였다. 시내에서 일을 마치고 센강을 건너 강변을 따라 에펠탑까지 걷다 보면 숙소인 다락방에 도착했다. 마스크 없이 걷는 일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 생각하며.

 

현지인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평화로운 파리와 달리 서울은 난리가 나기 시작했다. 지인들은 순서 없이 오미크론에 쓰러져 갔다. 사랑하는 딸 역시 일주일 동안 바람만 스쳐도 고통을 느끼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전화로 이렇게 아픈 적은 처음이야라고 말하는데, 난 실감할 수 없었다.

 

파리 역시 엔데믹이 진행됐다. 어느 날, 옆방에 묵는 부인의 기침 소리가 새벽까지 나기 시작하더니 2주 넘게 이어졌다. 이후 남편의 기침 소리가 2주 정도 더 들렸다. 친구들과의 만남도 미뤄졌다. 약속한 날 갑자기 전화가 와서는 열이 나니 다음에 만나자, 아이가 감기인 것 같은데, 다음에 보자라고 말했다. 이렇게 서서히 거리를 두고 각자 알아서 식 파리의 엔데믹 일상이 진행됐다.

 

귀국 후 적응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프랑스에 가져갔던 마스크는 일부를 제외하곤 모두 되가져오기로 했다. 귀국 전날 파리 약국에서 PCR 검사를 하고 음성 증명서를 받아 서울에 도착했다. 이후 서울 동네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하고 꼬박 하루를 기다려 음성 결과를 받았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여기저기서 아프다는 전화가 왔다. 불행히도 그런 전화는 아직도 걸려온다.

 

서울에 도착하자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정부의 발표가 났다. 이야, 이제 마스크에서 해방이야!라고 외쳤다.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서울 사람들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정부 발표를 듣자마자 화끈하게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카페에서 파티를 여는 파리지앵과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이렇게 서서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팬데믹은 지나가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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