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세기의 명승부

전 세계 스포츠 시계가 모두 멈춰버린 지금, 과거의 스포츠 명승부 영상이 덴맨들의 목마름을 채워주고 있다. 지난 세월 우리를 흥분하게 만들었던 세기의 명승부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

 

 

 

붉은 악마의 시작 

대한민국 VS 이탈리아 

2002 한일 월드컵 8강 | 축구 | 2002년 6월 18일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최전성기는 누가 뭐래도 2002 한일 월드컵 때다. 전 국민이 하나로 똘똘 뭉쳐 대통령도 하지 못한 지역 대통합을 이뤄낸 역사적 순간이었다. 심지어 장례식장에서도 박수와 환호가 터졌을 정도. 2002 한일 월드컵 8강은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되는 명경기다. 

이탈리아는 이미 세 번의 월드컵 우승과 토티, 비에리를 비롯한 초호화 슈퍼스타로 구성된 우승 후보 영순위였고, 한국은 홈 어드밴티지 적용으로 뜻밖에 선전하는 의외의 팀에 불과했다. 전반 18분 이탈리아의 선제골로 한국의 월드컵 대장정은 그렇게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43분에 터진 설기현의 기적 같은 동점골과 연장전에 나온 안정환의 그림 같은 헤딩 골든골은 축구 덕후라면 영상을 보지 않아도 머릿속에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명장면을 이끌어내며 숭리를 거뒀다. 안정환의 반지 키스 세레머니와 이천수의 말디니 뒤통수 가격 장면은 지금까지도 두 선수의 상징이 됐다. 

 

 

 

 

신이 도와준 이스탄불의 기적 

리버풀 FC VS AC 밀란 

2004-05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 축구 | 2005년 5월 25일 

 

 

축구 팬 사이에서 신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로 꼽힌다. 꾸역꾸역 결승에 올라온 리버풀과 지구를 대표하는 축구 선수로 구성된 AC 밀란의 경기는 불을 보듯 뻔했다. 아니나 다를까, 경기 시작 1분 만에 AC밀란이 선제골을 넣었고 이후 두 골을 내리 넣으며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3:0이 되었다. 

너무 이른 시기에 승부가 결정 난 탓인지 후반전이 시작되자 AC 밀란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이 틈을 타 리버풀이 한 점, 한 점을 추가해 기어코 3:3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전까지 가서도 승부가 나지 않자 피 말리는 승부차기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연이은 AC 밀란 선수들의 실축으로 결국 리버풀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결승전 장소가 터키의 이스탄불이라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리며 축구 경기의 바이블로 통한다. 

 

 

 

 

 

농구 황제의 짜릿한 버저비터 

시카고 불스 VS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NBA 88-89 플레이오프 5차전 | 농구 | 1988년 5월 8일 

 

 

농구는 잘 몰라도 마이클 조던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이 경기는 농구뿐 아니라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 역대 최고 선수 1위로 꼽히는 마이클 조던의 인생 경기 중 하나다. 

1988년 래리 낸스와 마이크 샌더스를 영입한 클리블랜드는 동부의 강자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하지만 이와 달리 팀 내 정치 싸움으로 흔들렸던 시카고 불스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었다. 당연히 클리블랜드의 우세가 점쳐졌지만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여섯 번이나 리드가 바뀔 정도로 의외의 팽팽한 경기가 이어졌다. 클리블랜드가 100점, 시카고 불스가 99점으로 마지막 3초가 남은 상황에서 시카고 불스는 작전타임을 요청했고, 감독은 선수들에게 “닥치고 조던에게 공을 줘”라고 지시했다. 경기 시작 후 1초를 남기고 공을 넘겨받은 조던은 버저비터에 성공했고, 결국 시카고 불스가 승리했다. 

 

 

 

 

신예의 패기를 꺾은 노장의 노련함 

무하마드 알리 VS 조지 포먼 

세계 헤비급 통합 타이틀매치 | 권투 | 1974년 10월 30일 

 

 

32세의 노장 무하마드 알리는 당시 ‘최강 핵펀치’라 불리던 24세의 챔피언 조지 포먼을 맞아 접전 끝에 승리했다. 그전까지 조지 포먼은 강펀치를 앞세우며 5라운드 이전에 경기를 끝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노련한 알리는 이 점을 역이용했다. 경기 초반 철저히 방어에만 주력 하며 체력을 비축해두었다가 8회 포먼의 움직임이 느려진 틈을 타 전광석화 같은 펀치로 포먼을 다운시킨 것. 승리 후 카메라를 보며 “나는 가장 위대하다. 복싱보다 위대하다”라고 포효하는 순간은 권투 역사상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2000년대 TV에 잡힌 최고의 스포츠 순간 

라파엘 나달 VS 로저 페더러 

2008 영국 윔블던 결승 | 테니스 | 2008년 6월 6일 

 

 

세기의 라이벌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의 2008 윔블던 결승은 테니스 명경기 중 하나로 꼽힌다. 비가 온 탓에 2시간가량 경기가 지연되었고, 5세트 끝까지 가는 바람에 경기 시간이 7시간이 넘을 만큼 치열한 경기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000년대 TV 화면에 잡힌 10대 스포츠 장면’ 1위로 뽑기도 했다. 당시 윔블던 5연패라는 대기록의 소유자 페더러가 당연히 우세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2세의 젊은 피 나달은 끝까지 버텼고 결국 페더러의 마지막 실수로 나달이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코트에 누워 눈물 흘리는 나달의 모습은 스포츠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자아낸다. 

 

 

 

 

알파고를 무너뜨린 처음이자 마지막 대결 

알파고 VS 이세돌 

딥 마인드 챌린지 매치 | 바둑 | 2016년 3월 9~15일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던 경기다. 이미 알파고는 세계 유수의 바둑 천재들을 모두 이겼고, 그 과정을 통해 더욱 성장한 인공지능이었다. 그러나 상대는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이세돌 기사였기에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이세돌 역시 경기 전 자신이 5:0으로 승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3국까지 내리 알파고가 승리하며 인공지능의 벽에 부딪혔다. 그러나 4국에서 이세돌이 신의 한 수라 불리는 78수를 두어 180수 끝에 불계승을 거두었다. 알파고는 2017년 은퇴할 때까지 74전 73승 1패를 거두어 이세돌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인공지능을 이긴 사람이 되었다. 

 

 

축구 역사상 최대의 이변으로 남다 

대한민국 VS 독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조별 리그 | 축구 | 2018년 6월 27일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 뼈아픈 패배를 당한 후 매서운 칼을 갈았다. 그렇게 16년이 흘러 월드컵에서 다시 만난 한국과 독일. 한국은 이미 2패를 기록하고 있었고, 16강에 진출하려면 독일에 최소 2:0 으로 승리해야 했다. 하지만 도박사들은 한국이 2:0으로 승리하는 것보다 독일이 한국을 7:0으로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점쳤다. 전 세계 모든 이의 예상에도 불구하고 김영권의 골과 손흥민의 50m 질주 골로 한국은 독일을 꺾었다. 아쉽게도 멕시코가 스웨덴을 이겨 한국이 16강 진출에 실패 했지만 모든 축구 역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최대 이변의 경기로 남았다.

 

 

여왕의 탄생을 알린 순간 

김연아 금메달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 피겨스케이팅 | 2010년 2월 24일 

 

 

김연아는 경기 전부터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김연아보다 앞서 경기한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높은 점수를 받자 모든 이가 마음을 졸였다. 그러나 김연아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보여주며 기술 점수 44.70점, 구성 점수 33.80 점, 합계 78.50점으로 이미 자신이 세운 세계신기록을 경신한다. 뛰어난 실력으로 피겨 요정이라 불리던 김연아가 드디어 ‘피겨 여왕’으로 우뚝 선 순간이었다. 이튿날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발휘해 총점 228.56점을 기록하며 또다시 자신의 세계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다. 국내외 언론이 모두 김연아를 극찬했던 순간.

 

 

저작권자 © 덴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