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3 건강기능식품 시장 현황 및 소비자 실태 조사’에 의하면, 2023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6조2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5년 사이 27% 증가한 수치다. 올해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후죽순 쏟아지는 건강기능식품 사이에서 어떤 성분을 얼만큼 챙겨 먹어야 할지 소비자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모르는 게 약? 알고 먹어야 약!

‘건강’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몸에 좋은 음식, 특정 질환에 도움이 되거나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음식 등 섭취 목적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서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그런데 건강 성분을 집약한 건강기능식품은 어떨까. 오히려 경각심 없이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어떤 성분인지도 모른 채 그저 몸에 좋다는 말에 지인을 따라 구매하기도 하고, 거짓 후기나 과대 광고에 현혹되어 한 성분을 중복 복용하기도 한다. 또 영양 성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여러 종류의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복용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음식만큼이나 건강기능식품도 모르고 먹으면 ‘독’이 된다. 뼈 건강에 도움이 되는 칼슘도 너무 많이 먹으면 고칼슘혈증이 발생해 심혈관질환이 나타날 수 있고,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는 비타민 B군도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 통풍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 무엇이든 ‘적당히’가 어려운 법. 건강기능식품도 잘 알고 먹어야 득이 된다.

만성질환자의 건강 고민, 내 치료약이 ‘영양소 도둑’

만성질환이 있다면 건강과 관련한 작은 변화에도 더욱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치료약을 꾸준히 복용 중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드러그 머거’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약사 수지 코헨이 제시한 개념으로, 쉽게 말해 ‘영양소 도둑’이라는 뜻이다. 치료를 위해 먹고 있는 만성질환 약이 우리 몸의 필수영양소를 고갈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메트로핀 계열의 당뇨병 약은 비타민 B군을,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 약은 코엔자임 Q10을 고갈시킨다. 드러그 머거로 인한 영양소 결핍은 만성질환 관리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치료약을 추가 복용하게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악순환을 끊으려면 건강기능식품으로 적절한 영양소 보충을 해야 한다. 특히 어떤 영양소를 도둑맞고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전문가의 맞춤 제안에 따라 치료에 도움이 될 제품을 추천받으면 더욱 좋다. 최근에는 당뇨병 치료약처럼 드러그 머거 사례가 발생하기 쉬운 질환에 대비해 꼭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한 팩에 모은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도 개인화, 맞춤형이 뜬다

‘맞춤 정장’, ‘맞춤 식단’, ‘맞춤 가전’. 다양해진 개인의 취향만큼이나 복잡해진 내 건강 사정. 지금은 건강기능식품도 ‘맞춤 시대’다. 단 한 명도 100% 나와 영양 상태가 똑같은 사람은 없는 만큼 건강기능식품이야말로 본인에게 꼭 맞는 맞춤 복용이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우선 개인의 건강 상태를 속속들이 알아야 하고, 이에 맞춰 어떤 영양 성분이 필요한지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일반인에겐 도무지 쉽지 않은 일. 그래서 최근에는 미국, 일본, 독일 등 국내외 할 것 없이 내 몸에 꼭 맞는 영양소를 챙겨주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들이 생기고 있다. 수많은 건강기능식품 성분의 조합과 효능을 따져가며 다양한 건강 상태별 제품을 추천하는 브랜드도 있고, AI기반으로 개인 건강 상태를 진단해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는 곳도 있다. 최근 국내에는 의료인 또는 영양 전문가가 직접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영양 성분을 추천하는 브랜드도 생겼다. 복용 중인 약 성분이나 영양 상태 등 개인이 놓칠 수 있는 부분까지 세밀한 진단이 가능하니 안성맞춤 건강기능식품을 추천받을 수 있다. 의료인에게 추천받은 제품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알맞은 성분과 함량으로 배합됐다면 금상첨화. 의사의 추천을 받아 병의원 내 건강기능식품 코너에서 곧바로 구매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전문가의 영양 상담, 온라인으로도 손쉽게

병의원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전문가의 상담을 바탕으로 한 온라인 기반의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도 좋은 대안이 된다. 최근에는 온라인 서비스도 개인 건강 정보를 분석해 건강 알고리즘에 따른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하고 있다. 정기 배송 서비스를 통해 꾸준히 복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복용하기도 편리해지고 있다. 종류별로 일일이 챙겨 먹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본인에게 꼭 필요한 성분만 한 포에 담아 소분한 제품을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식이다. 국내에서는 대웅제약의 ‘베어헬스’가 병의원 건강기능식품 코너와 온라인 몰을 모두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