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 위협하는 ‘통풍’··· 원인은 콩팥의 노화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을 비롯한 여러 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으로, 침착된 날카로운 결정이 관절의 염증 반응을 촉발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요산은 퓨린이 분해되면서 생기는 최종 대사산물인데, 이 퓨린이라는 물질은 세포의 분해 과정을 거쳐 혈액으로 들어가 75%는 콩팥을 통해 소변으로, 나머지 25%는 위장관을 통해 대변으로 배출된다.

통풍은 중년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2022년 통풍 진료 현황에 따르면, 2018년 43만 3984명이던 통풍 환자가 2022년에는 50만 8397명으로 17.1% 증가했으며, 특히 40대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콩팥에서 요산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된다.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 엄지발가락부터 시작돼

통풍의 자연적 경과는 무증상 고요산혈증, 급성통풍성관절염, 간헐기통풍, 만성결절성통풍 등 총 네 단계로 나눌 수 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말 그대로 체내 요산이 높으나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상태다. 무증상 고요산혈증 환자의 약 95%는 요산 농도가 높아도 통풍이 없다. 그러나 체내 요산 농도가 높은 상태로 유지됨에 따라 통풍 발생 위험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급성통풍성관절염은 혈중 요산 농도가 급격히 증가할 때 관절 부위에 통증과 부종, 발적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때는 소위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말 그대로 가벼운 자극에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가장 흔한 증상은 술을 많이 마신 다음 날 새벽에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것이다. 통상 30~50대에 첫 발작이 일어난다.

간헐기통풍은 급성 통풍 발작 사이의 증상이 없는 기간을 말한다. 대부분 첫 발작 이후 6개월에서 2년 사이에 두 번째 발작이 일어나는데,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의 경우 발작의 빈도가 점차 증가한다. 나중에는 발작이 여러 관절에서 나타나며, 더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인다.

장기간 요산 수치가 조절되지 않으면 증상이 없는 간헐기를 지나 결국 만성결절성통풍으로 진행된다. 통풍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에서 첫 번째 발작 이후 만성결절성통풍으로 진행하기까지 대략 1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상태에 이르면 통풍은 더 이상 관절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통풍은 그 자체보다 동반 질환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관절 변형뿐 아니라 고혈압, 비만,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증, 당뇨병 등의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통풍 환자의 사망 원인을 살펴보면 통풍 자체보다는 만성신질환, 심뇌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인 경우가 대다수다. 따라서 통풍 증상이 생기면 적절한 관리를 통해 관절 손상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풍 치료의 핵심은 요산 수치 조절

급성 통풍 발작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나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 관절의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경감시키는 것을 치료의 목적으로 둔다. 그러나 통풍의 근본적 치료는 요산 수치를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통풍은 요산의 과잉 생산과 배설 감소가 원인인 만큼 반대로 요산 생산을 억제하거나 배설량을 늘리는 약제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다. 나이와 성별에 따라 다르지만 성인 남성의 혈중 요산 정상 수치는 3.4~7mg/dL다.

요산은 음식 섭취 후 체내에서 단백질의 일종인 퓨린이 대사되는 과정에 생성되는 물질이다. 그 말인즉슨, 통풍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 통풍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식사 원칙은 퓨린 섭취량을 제한하는 것이다.

퓨린 함량이 적은 식품은 통풍 환자도 제한 없이 섭취할 수 있으나 증세가 심한 급성기에는 퓨린 섭취량을 극단적으로 제한해야 한다. 요산 수치가 높을 때는 하루에 2~3L의 수분을 섭취해 소변을 통한 요산 배설을 증가시키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