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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덴’을 꿈꾼다면
세일링 요트에 뛰어들어라
[인터뷰]

국내에는 대중적으로 요트 인프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그만큼 요트 관련 정보를 얻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요트인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있다.

[디스커버마린]은 국내 최초 요트 전문 유튜브 채널로, 해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원어로 된 정보만 찾던 국내 요트인에게 수준 높은 요트 전문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디스커버마린] 운영자이자 요트 전문가 김건우 대표에게 요트의 매력과 현실적 조언을 물었다.

 

요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대학에서 해양스포츠학을 전공하고, 세일링 요트 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요트의 재미에 빠졌다. 당시에 우리나라 요트와 마리나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학원에 진학해 요트를 더 깊이 공부했다. 지금은 취미를 넘어서 요트 관련 사업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세일링 요트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 빼고는 요트의 매력을 설명할 수 없다. 또 다른 매력은 요트가 다루기 어렵지만 성취감이 큰 취미라는 점이다. 배를 관리하기 까다롭고, 생각보다 세심한 케어가 필요하다. 막상 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많지만, 문제가 해결되거나 완성될 때 만족도가 높다. 번거롭다가, 또 좋았다가 하는 것이 요트의 매력이다.

 

요트를 취미로 갖는 데 어려움은 없나?

요트 인프라가 부족해 취미로 삼기 어렵다. 레저용 배를 타기 시작한 지 20여 년밖에 안 될 정도로 취미용 요트의 역사는 짧다. 인프라나 지원시설, 사람 등 모든 주변 환경이 열악하다. 자동차 관리가 쉬운 이유는 정비소가 어디나 있기 때문이다. 견인 시 보험이 잘 돼 있고, 사고가 나도 처리가 원활하다. 보험사에 전화 한 통 하면 된다. 하지만 요트는 그런 인프라가 거의 갖춰지지 않았다. 고장이 나도 내가 알아서 다 손봐야 하고, 사고가 나도 보험 혜택을 받기 어렵다. 사고팔 때도 플랫폼이 부족해 거래하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는 유튜브 채널도 활성화되지 않아 정보를 얻기조차 어려웠다. 지금은 외국 유튜브에 영상도 많고 전문가도 조금 늘어 최근엔 그나마 수월해졌다. [디스커버마린]을 운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채널 슬로건 자체가 ‘모든 요트와 보트 선주들이 편안하게 요트를 타기 위하여’다. 요트를 취미로 즐기는 이들이 우리 채널에서 정보를 얻고 편안하게 요트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정보 제공 목적으로 만든 채널이다.

 

요트는 중년 남성들의 로망이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요트 자체가 하나의 ‘맨 케이브(Man Cave)’가 되기 때문이다. 중년 남성의 로망은 ‘자신만의 공간’이지 않나. 서재나 게임 룸, 하다못해 자동차를 자신의 공간으로 꾸미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요트야말로 맨 케이브의 대명사다. 출항만 하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나만의 공간이 된다. 단순히 외부와 단절되는 것을 넘어 지인들과 파티를 즐기거나, 낚시를 할 수도 있다. 남자의 로망을 요트 위에서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셈이다.

 

요트를 부의 상징으로 여기는 측면도 있지 않나?

과거에는 그랬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요즘엔 차라리 그 돈으로 슈퍼카를 한 대 더 산다는 사람이 많다.(웃음) 요트 취미가 워낙 힘들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그런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최근엔 과시 목적보다는 요트로 사업을 하거나 돈을 더 벌려는 수단, 그런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더 많다.

 

 

요트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있다면?

여전히 요트 취미가 사치스럽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요즘은 요트 취미를 진심으로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혼자 와서 청소나 수리 등 배를 관리하고, 혼자 배를 타고 세일링을 하거나, 가족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만약 취미 생활을 위해 요트를 구매하려고 하다 ‘너무 사치스럽지 않나’ 망설여진다면, 그런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시대가 달라졌다.

 

요트 유지비 하면, 어떤 것이 포함된 비용인가?

수리비, 유류비와 계류비, 그리고 감가상각비 정도다. 수리비는 들쭉날쭉하다. 엔진이 고장 나면 500만원 가량 지출할 수도 있고, 화장실 등 간단한 고장은 5만원 정도로 끝날 수도 있다.

유류비는 운항한 만큼 나오기 때문에 개인차가 크다. 명확한 계산은 아니지만, 유류비는 보통 세 번 내외 출항하면 80만원 정도 나온다. 계류비는 큰 배 기준으로 보통 매월 60만원, 작은 배는 35만 원 정도다. 계류비는 연간 대략 600만원 내외라고 생각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감가상각비다. 흔히 감가상각비를 관리비에 포함하지 않는데, 해마다 배의 재산이 하락하는 셈이니 유지비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연간 유지비는 어느 정도인가?

감가상각까지 포함하면 연간 배 재산 가치의 10% 정도다. 수리비, 계류비, 감가상각비를 큰 축으로 계산한 금액이다. 그 외 보험료도 있는데, 앞서 언급한 예산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행정절차에 필요한 비용 등을 제외하고 대략 10%정도로 계산하면 된다.

 

요트를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데,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입문 난도도 높겠다

많이 높은 편이다. 취미로 삼는 과정에서 드는 비용도 입문 난도의 결정 요소가 된다. 요트 구입 비용 자체가 높으니까 입문 난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돈 많이 든다고 하는 캠핑도 그래봐야 2000만~3000만원 선인데, 고가 요트는 억 단위 비용이 드니 말이다. 또 앞서 말했듯이 요트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

 

요트를 자동차가 아닌 캠핑과 비유했다. 이유가 있나?

모든 활동에서 목적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자동차의 목적은 결국 이동 수단이다. 요트는 이동 수단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냥 취미 활동 또는 지인들과 파티 하는 시간을 갖는 여가 활동이다. 공간 자체에서 별도의 여가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캠핑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요트를 즐기는 사람 중에 여러 섬을 여행하거나 세계 일주를 다니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 요트는 하나의 이동 수단이면서 동시에 취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요트에 입문하기 전에 고려해야 할 점을 꼽자면?

‘요트와 관련하면 세 번 기쁘다’라는 말이 있다. ‘요트를 살 때’, ‘요트를 탈 때’, 그리고 ‘요트를 팔 때’다.(웃음) 요트계에서 자주 언급하는 농담이다. 그만큼 처음에는 요트가 좋다고 샀다가 나중에는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먼저 본인의 취향이 요트를 즐길 만한지 확인해야 한다. 본인이 소유한 물건을 정리하고, 꼼꼼히 관리하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면 요트를 즐겨도 괜찮다. 만약 꼼꼼히 관리하지 못하고 그날그날의 재미를 추구한다면 요트 취미가 맞지 않을 수 있다.

 

현실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요트를 추천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가?

단연 ‘희소성’이다. 여타 취미는 웬만하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그 취미와 관련한 문화가 잘 마련돼 있다. 요트는 취미 중에서도 특히 희소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취미라고 생각한다. 요트를 구매하는 용기가 있어야 하고, 그를 위한 자본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 희소성 덕분에 스스로의 자존감도 올라간다. 중년 남성이라면 아마 이에 동의할 것이다. 친구 사이에 ‘누구 덕분에 요트 탄다’라는 얘기를 듣게 된다. 내 취미를 통해 가족이나 지인 모임에서 존재감을 뽐낼 수 있다는 점이 꽤 매력이다. 특히, 요트의 가장 큰 매력은 요트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엔진음 하나 없이 바람의 힘만으로 배가 항해하는 감각, 수면이 찰랑이는 소리를 들으며 세일링하는 감각은 요트를 타지 않으면 느낄 수 없다. 이 행복감을 말로 표현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나 즐길 수 없는,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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