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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 관리를 잘하면 뇌경색 발병 위험이 줄어든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병하는 심뇌혈관질환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혈당 수치가 밝혀졌다.
연구를 진행한 한문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에게 혈당과 심뇌혈관의 상관관계에 대해 물었다.

  • 입력 2022.02.04 11:11
  • 수정 2022.03.08 12:35
  • 2022년 2월호
  • 이영민 에디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한문구 신경과 교수

고혈당은 혈관을 약하게 만든다.

당뇨병 환자나 혈당이 높은 사람은

혈관질환, 특히 동맥경화증과

뇌경색 발병 위험률이 일반인보다 높다.

고혈당 상태로 인해 뇌혈류가 저하되고

혈관 내벽이 지속적으로 미세하게

손상을 입기 때문이다.

혈당 관리는 신경학적으로 왜 중요한가?

당뇨병은 뇌경색이나 심근경색, 말초신경병증, 신장질환, 망막병증 등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또 뇌경색 환자의 50~60%가 고혈압을, 30%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만큼 당뇨병은 고혈압과 더불어 특히 강력한 위험 인자라고 볼 수 있다. 특히 당화혈색소 7.0% 이하에서는 뇌경색 발병 위험이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평상시 혈당 관리로 당뇨병을 예방하고,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평소 당화혈색소 7.0% 이하로 혈당 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경색은 어떤 병인가?

우리 뇌는 혈액 공급에 의해 기능이 유지된다. 혈액을 공급하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 뇌 손상이 발생하고 손상된 부위의 뇌 기능이 소실된다. 혈관이 터지는 것을 뇌출혈, 혈관이 막히는 것을 뇌경색이라고 한다. 당뇨병과 관련이 깊은 뇌경색은 후유증으로 반신마비, 언어장애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식물인간이 되거나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병이다.

 

고혈당이 뇌혈관을 약하게 만들기도 하나?

고혈당은 고혈압, 흡연과 더불어 뇌경색의 가장 큰 위험인자다. 고혈당은 혈관 세포에 산화스트레스, 염증반응 등을 일으켜 혈관을 직접적으로 손상시키고, 간접적으로 이상지질혈증을 만들어 지질과 반응해 산화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이에 따라 혈관 내 손상과 동맥경화증을 악화시켜 혈전이 잘 생기는 상태로 만들고, 이 혈전이 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발생하게 된다.

 

혈당이 너무 낮으면 어떻게 되나?

우리 뇌는 산소와 포도당을 에너지로 사용해 뇌 기능을 유지한다. 항상 산소와 혈당이 적절히 유지되어야 하는 이유다. 만약 혈당이 70mg/dl 이하로 떨어지는 저혈당이 발생한다면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부족해 뇌 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이 밖에 불안감, 두통,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더 악화한 경우에는 피로감, 졸음, 집중력 저하, 시력 이상, 언어장애 등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 의식 소실, 간질 발작,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최적의 혈당 수치는 어느 정도인가?

현재 당뇨병 치료 지침에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당화혈색소를 7.0% 미만으로 조절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고령 또는 기대 여명이 짧거나 혈관 합병증이 많이 악화한 경우, 심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저혈당 발생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서는 당화혈색소가 8.0%를 넘지 않는 정도로 조절하도록 권고한다.

당뇨병을 동반한 뇌경색 환자의 경우,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혈관질환을 막을 수 있는 최적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6.8~7.0%이다. 당뇨병을 동반한 급성 뇌경색 환자 1만8567명을 대상으로 입원 시점의 당화혈색소 수준과 1년 동안의 뇌경색, 심근경색, 사망을 포함하는 복합 심뇌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연구에 따르면, 1년간 8%(1437명)의 환자에게서 복합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했고, 5%(954명)의 환자에게서 뇌경색이 재발했다. 이 중 입원 시 당화혈색소가 높은 환자에게서 복합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성이 높게 나타났다. 즉, 당화혈색소가 7.0%를 초과하는 환자는 6.5% 미만인 환자보다 복합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률이 27%, 뇌경색 재발률은 28% 증가했다.

 

당수치 조절이 질병 예방과 회복에 도움이 되나?

일반 건강한 성인은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하고,당뇨병을 앓고 있는 성인은 당수치를 적절히 조절해 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당화혈색소를 7.0% 이하로 조절하면 심근경색과 뇌경색 등 각종 혈관질환의 발병을 차단할 수 있고, 혈관질환이 발병하더라도 회복이더 빠르다. 이에 따라 당뇨병 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성인도 여러 방법을 이용해 수시로, 지속적으로 당수치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당 수치를 모니터링하는 방법은?

당뇨병 환자는 혈액 채취를 통한 직접적인 혈액검사 방법이나, 손가락을 침으로 찔러서 적은 혈액으로 간이 혈액검사를 하는 방법 등으로 자신의 혈당을 수시로 체크할 수 있다. 평소에 수시로 재는 혈당은 혈당 상태를 진단하는 정확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일반인이 자신의 혈당을 수시로 체크하는 건 어렵지 않을까?

물론 쉽지 않다. 당뇨병 환자도 그렇지만, 일반인이 일상 생활 중에 자신의 혈당을 당뇨병 환자처럼 체크하는 것은 더 어려울 수 있다. 다행히 요즘은 스마트 워치, 피부 부착식 연속혈당측정기 등 다양한 첨단 기기가 있어서 수월하게 혈당을 체크할 수 있다.

이 중 피부 부착식 연속혈당측정기는 이미 일상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피부 표면에 부착해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하는 기기로, 채혈을 반복하지 않고도 24시간 동안 혈당 수치를 파악할 수 있어 혈당 급상승을 일으키는 음식과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음식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는 혈당을 조절하는 ‘맞춤형 식단’을 구성하는 기초가 되며, 식단 구성 후 점검 역시 가능하다.

 

혈당이 잘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혈중 포도당 농도를 일정 범위 내로 유지하는 것은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기전이다. 특히 사람의 중 추신경계는 포도당을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혈중 포도당의 약 3분의 1은 뇌 조직에서 인슐린의 도움 없이 대사가 이뤄지면 나머지는말초 조직에서 인슐린의 작용에 의해서 대사가 이뤄진다. 또 간에서 글리코겐의 분해 및 당 생성이 촉진되어 혈중으로 포도당이 방출된다. 이와 같은 작용에 의해 혈중 포도당 농도는 비교적 좁은 범위(70~150mg/dl)에서 조절되고 유지된다.

당뇨병 환자에게 적절한 혈당 조절은

뇌경색 등 심뇌혈관질환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위험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가 뇌졸중과 심장마비,

기타 혈관질환의 발생 및 재발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당화혈색소

수치를 조절해야 한다.

생활 습관 개선으로도 혈당을 적당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일주일에 4~6회, 한 번 운동 시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혈액 내 포도당을 급격히 올리는 설탕, 밀가루 음식 등 고탄수화물 음식 섭취를 줄이면 일정 수준의 혈당을 유지할 수 있다.

 

적당한 운동 강도는?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한 사람은 고강도 운동을 소화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강도나 지속 시간은 단계적으로 조금씩 올리는 걸 권한다. 운동은 근육운동과 유산소운동으로 나뉘는데, 둘 다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병행하는 것이 좋다.

단, 근육 운동의 비중을 더 높이는 편이 효과적이다. 우리 몸의 큰 근육은 혈당을 사용하기 때문에 근육이 발달하면 그만큼 체내 혈당도 많이 소모되고, 낮은 혈당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또 체성분에서 근육이 차지하는 양이 많으면 신진대사가 활발해 같은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살이 덜 찐다. 또 근육은 단순히 살이 덜 찌도록 하는 작용뿐 아니라 체내의 불필요한 당이나 지방의 저장소 역할을 한다. 같은 양을 먹어도 혈관 내 지방이나 당수치를 낮출 수 있으므로 나이가 들면 단순히 살을 빼기보다 근육량을 늘리거나 더 이상 줄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과적인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근육 운동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혈당 관리를 위해서는 근육 운동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 섭취 기준이 있다면?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어서 일괄적으로 권장 섭취량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섭취량을 기준으로 삼을 만한 기준은 있다. 예를 들어 하루에 섭취하는 전체 칼로리 중 55~70%를 탄수화물로 섭취하는 게 좋다. 하루 2000kcal를 소모하는 성인의 경우, 1100~1400kcal(300g)가 적절한 하루 탄수화물 섭취량인 셈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지만, 몸에 이로운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제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정제된 것에 비해 느리게 소화·흡수되기 때문에혈당을 천천히 올린다. 흰 쌀밥보다는 콩, 현미, 보리가 든 잡곡을,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흰 식빵보다는 통밀 빵을 먹는 것이 좋다. 또 간식으로 쿠키나 과자보다는 견과류, 콩류, 고구마, 우유, 바나나 등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이 역시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혈당을 올리지 않는 음식을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콜레스테롤 관리는 어떻게 하나?

당뇨병과 함께 고지혈증도 각종 혈관질환의 중요한 위험 인자다. 만약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높다면 위험도는 크게 상승한다. 당뇨병 환자라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100mg/dl 이하로 조절하기를 권한다. LDL 콜레스테롤이 1% 감소하면 심혈관질환이 1% 감소하기 때문이다.

 

중년 남성의 건강관리를 위해 조언한다면?

나이가 들수록 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증가한다. 뇌졸중, 심장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그 원인이 되는 위험인자를 조절하고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우리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 인자 중 하나가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이다. 혈압은 우리가 신경 써서 평소에 쉽게 측정하고 있지만, 의외로 당뇨병이나 LDL콜레스테롤을 체크하는 것은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가능하면 이들 수치까지 평소에 측정하는 것이 건강관리에 매우 도움이 된다.

또 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금연과 절주가 필요하고,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특히 근육 운동과 몸에 이로운 탄수화물을 주로 섭취하는 생활 습관을 들이길 권한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노력 역시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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