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약 2만 회. 우리는 쉬지 않고 호흡한다. 공기 중의 산소를 체내에 들여보내고 영양소를 연소해 에너지로 전환한다. 이렇게 무의식적을 매일 숨을 쉬지만 ‘어떻게’ 숨을 쉬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언뜻 보면 모두가 똑같은 방법으로 숨을 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호흡하고 있다. <숨 하나 잘 쉬었을 뿐인데>의 저자인 일본 최고의 호흡 전문의 혼마 이쿠오 박사는 “잘못된 호흡을 하는 사람과 올바른 호흡을 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 상태에서 차이가 벌어진다”라고 말한다. 즉 호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노화와 기력이 쇠하는 속도가 달라진다.
잘못된 호흡이 우리 건강에 미치는 영향
나이가 들면 호흡 기능이 약해진다. 호흡기 자체가 노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잘못된 호흡으로 호흡 기능이 퇴화하면 호흡이 얕아져 효율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쉴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자주 저지르는 잘못된 호흡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가장 먼저 ‘얕고 빠른 호흡’을 꼽을 수 있다. 혼마 이쿠오 박사는 “평소에 얕고 빠른 호흡, 거친 호흡, 약한 호흡을 하는 사람은 불안과 긴장, 스트레스가 호흡을 흐트러뜨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한다. 업무와 가사에 쫓겨 마음 놓고 쉴 여유도 없이 살아가는 생활 방식이 호흡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불안하거나 긴장될 때 숨을 깊이 내쉬고 들이마시는 심호흡을 하면 마음이 한결 진정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얕은 숨을 쉬면 우리 몸에 공기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심신 활동이 정체되고 노화가 가속화된다. 심하면 근육과 뇌, 위장 같은 여러 장기를 비롯해 이들을 구성하는 세포, 세포가 해야 할 대사 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이 정체되어 몸의 각 요소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질병에 걸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얕고 빠른 호흡 못지않은 잘못된 호흡 방법은 바로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이다. 코감기나 비염 때문에 코가 막혔을 때, 입이 마르고 목이 칼칼해져 기침이 더 심해지고 컨디션 난조를 겪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코로 호흡하면 코털과 점막이 공기 중의 먼지나 꽃가루 등의 이물질을 걸러내고, 콧속을 지나면서 적당한 온습도로 조절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점막에서 나오는 점액은 수분 속에 면역세포와 비만세포가 있어 외부 이물질이 코를 통해 들어오면 곧바로 콧물이나 재채기를 유발해 밖으로 내보낸다.
반면, 입으로 호흡하면 아무런 필터를 거치지 않고 바깥 공기가 여과 없이 몸속으로 바로 들어오게 된다. 건조하고 체온과 맞지 않는 온도의 공기가 호흡기를 자극하면 심한 기침이 유발되고, 바이러스로부터 취약해져 호흡기질환뿐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일으킨다. 구강호흡이 습관화되면 안면 비대칭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수면 중 구강호흡 증상이 있으면 코골이 혹은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해 숙면을 방해하기도 한다.
약해진 호흡근을 단련시켜야 숨을 잘 쉴 수 있다
우리가 숨을 쉬려면 폐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야 한다. 마치 풍선에 공기를 넣었다가 빼는 것처럼 말이다. 공기 주입기를 이용해 풍선에 바람을 넣는 것처럼 가슴을 움직여 폐를 부풀리거나 줄어들게 하는 모든 근육을 통틀어 호흡근이라고 한다. 이 호흡근이 잘 움직여야 숨을 잘 쉴 수 있다.
가슴우리 전체를 에워싸고 있는 호흡근은 20종이 넘는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근육으로는 갈비뼈를 따라 붙어 있는 갈비사이근, 가슴 표층에 있는 큰가슴근(대흉근), 폐를 오르내리게 만드는 가로막 등이 있다. 이중 갈비사이근은 호흡을 할 때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갈비사이근은 안쪽갈비사이근과 바깥갈비사이근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바깥갈비사이근이 수축해 가슴 안이 넓어질 때 공기가 폐에 흡입되고, 안쪽갈비사이근이 수축하면서 가슴 안이 좁아질 때 공기가 폐에서 밀려 나간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숨을 쉬어야 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호흡근이다. 호흡근은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쇠약해지므로 꾸준한 단련이 필요하다. 호흡근을 단련하면서 깊고 느리게 호흡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로 올바르게 호흡하는 방법이다.
바른 자세와 유산소운동은 호흡근을 강화하는 지름길
호흡근을 단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시간을 내서 힘든 운동을 하기보다 일상생활에 살짝 변화를 주면서도 쉽게 단련할 수 있다.
호흡근을 단련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두어야 할 것은 ‘바른 자세’다. 호흡 컨디션은 평소 자세와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사람은 호흡근을 잘 쓰지 않는다는 증거다. 등이나 목을 구부리고 있으면 숨을 쉴 때 가슴우리를 충분히 넓힐 수 없게 되고, 그만큼 호흡근을 덜 쓸 수밖에 없다. 호흡근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이 쇠퇴하면서 호흡 기능 역시 약해진다. 따라서 평소에 곧은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식적으로 어깨를 젖히고 턱을 아래로 살짝 당기며, 최대한 허리를 펴려고 노력해야 한다. 평소에 어깨와 목이 이완되도록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호흡할 때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갈비사이근은 적색근으로,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어야 힘을 발휘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유산소운동’이다. 산소 공급에 효과적인 유산소운동을 하면 오래 운동해도 잘 지치지 않는 호흡근으로 단련할 수 있다. 걷기나 조깅, 마라톤, 수영, 수중 에어로빅, 사이클링 등 어떤 유산소운동이든 상관없으며, 나이와 체력을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혼마 이쿠오 박사는 “특별히 하고 싶거나 선호하는 운동이 없다면 걷기부터 시작해 조금씩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도 괜찮다”라고 설명한다. 퇴근길에 목적지보다 버스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걷거나 식사 후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단, 걸을 때는 가슴을 펴고 등을 곧게 세운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가슴우리가 충분히 벌어져 크게 숨 쉬면서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흡 기능이 약해졌다는 신호>
-전철 또는 버스에 타려고 조금 서둘렀을 뿐인데 숨이 찬다.
-평소에 얕고 빠르게 호흡하는 탓인지 무리해서 일하면 숨이 가빠진다.
-조금만 자극을 받아도 세찬 기침이 나와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
-폐에 공기가 충분히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 든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안을 느낄 때마다 숨이 가쁘고 심장이 뛴다.
1. 어깨 올렸다 내리기
②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어깨를 뒤로 돌려가며 내린다.
2. 목 기울이기
②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반대쪽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1. 가슴우리 넓히기
② 숨을 천천히 들이마시면서 가슴이 올라가지 않도록 손으로 지그시 누른다.
③ 숨을 천천히 내쉬면서 손에 힘을 빼고 원래 자세로 돌아온다.
2. 몸통 근육 풀기
②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팔을 위로 뻗어 기지개를 켠다.
③ 원래 자세로 돌아와 차분하게 호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