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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자세가 척추를 망친다

  • 입력 2024.07.02 10:00
  • 2024년 7월호
  • 조수완(하이닥 건강의학기자)

척추신경외과 전문의 신동아 교수는 척추를 망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나쁜 자세’를 꼽는다. 척추를 지키는 바른 자세와 함께, 나쁜 자세가 유발하는 대표적인 척추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shutterstock<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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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중 잘못된 자세는 척추 건강을 망치는 주요 원인이다. 무심코 취하는 잘못된 자세는 척추에 과도한 하중을 가하게 되어 척추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데, 바른 자세로 앉기만 해도 척추와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을 30% 정도 줄일 수 있다. 척추 신경외과 전문의 신동아 교수는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이들은 중간중간 자주 일어나야 한다”라고 말한다. 척추의 디스크(추간판)에는 혈관이 없어 내부 세포가 활동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여야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될 수 있기 때문. 30분 앉아 있었다면 3분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걷거나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부득이하게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면 자세에 유의해야 한다. 우선,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대고 앉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나 등을 등받이에 대면 디스크 내부의 압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등받이 기울기가 130도인 의자는 디스크 내부 압력을 무려 50%가량 감소시켜 척추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현대인은 이처럼 앉는 자세에 유의하면서 일상 속 매순간순간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척추 건강을 지키는 ‘바른 자세’ 수칙 10가지>

❶ 바닥에 앉는 좌식 생활보다는 의자에 앉는 입식 생활을 권한다.

❷ 앉아 있을 때는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선택해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대고 앉는다.

❸ 다리를 꼬는 자세는 골반과 척추를 비틀게 만들어 중추신경을 압박하므로 피한다.

❹ 운전할 때는 운전석 등받이를 100도, 무릎은 60도 각도로 등을 붙이고 앉는다.

❺ IT 기기는 내려다보지 말고, 컴퓨터 모니터도 정면으로 볼 수 있게 조정한다.

❻ 베개는 너무 높거나 낮은 것은 피하고, 경추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높이인지 확인한다.

❼ 물건을 들 때는 최대한 몸에 붙이고 들어 올려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❽ 머리를 감을 때는 허리를 과도하게 숙이지 말고 샤워기를 이용해 서서 감는 자세가 좋다.

❾ 서 있을 때 한쪽 다리에만 체중이 실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❿ 부동자세를 오랫동안 취해야 할 때는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을 한다.

 

잘못된 자세가 유발하는 척추질환은?

잘못된 자세를 반복하면 체중이 전신에 골고루 분산되지 않고 척추 주변 근육에 집중돼 척추에 무리가 간다. 더 나아가 잘못된 자세가 지속되면 골격 배열에 심한 변성이 올 수 있고, 변성이 가장 심한 부위에 과도한 부하가 발생해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다리 저림을 부르는 ‘허리 디스크’

요추추간판탈출증으로 불리는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는 ‘추간판’이라는 디스크 조직이 밖으로 밀려나와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허리 디스크는 40대 이상 중년 사이에 노화로 인한 척추 퇴행성 변화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잘못된 자세를 오랫동안 취하거나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것이 원인이 되어 발병하기도 한다. 잘못된 자세는 특히 척추와 추간판, 척추 주변 인대나 근육에 스트레스를 줘 허리 디스크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허리 디스크 환자의 80~90%는 생활 습관 교정 등을 통해 6주 이내에 자연적으로 나아진다. 그러나 6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신경 손상 등을 의심하고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

 

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

정상적인 척추의 모양은 옆에서 볼 때 자연스러운 S자 형태이면서 정면이나 뒤에서 보면 일직선으로 곧은 모양이어야 한다. 허리는 앞으로 약간 볼록하게, 등은 뒤로 약간 돌출되어 있기 때문. 잘못된 자세나 습관으로 척추 형태가 C자형이나 S자형으로 옆으로 휜 경우가 있는데, 이를 척추측만증이라고 한다.

척추측만증은 원인 자체를 알 수 없는 특발성이 80% 이상이지만, 자세 이상이나 허리 디스크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측만증 환자라면 발밑에 발판을 두는 것을 추천한다. 무릎이 엉덩이보다 높이 올라오면 척추의 정상적인 S자 곡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척추측만증 환자의 약 90%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 관찰만 한다. 그러나 성장이 멈춘 이후 척추의 만곡 정도가 50~60도 이상인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만곡의 진행을 막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 걷기 힘든 ‘척추관협착증’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허리를 구부리면 통증이 사라지고 앉아서 쉬면 통증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척추관협착증 또한 자세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올바르지 못한 자세는 척추에 과도한 부하를 줘 퇴행성 변화를 촉진한다.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 자세가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통증 완화에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근육으로 가는 혈액량을 감소시켜 척추의 노화를 더욱 촉진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물리치료, 약물치료, 운동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한다. 그러나 윗몸일으키기같이 허리를 구부렸다 폈다 하는 운동은 피하는 것이 상책. 이러한 보존적 치료로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경우 신경치료, 감압신경성형술, 척추내시경술 등의 치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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