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위스키에 ‘코리안’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이들. 역사는 이들의 이름에서부터 시작한다. 코리안 위스키 계에서 독창적인 노선을 개척하는 크래프트브로스 강기문 대표의 이야기.
· 크래프트브로스 대표
누구나 ‘정통’의 길을 택하는 건 아니다. 크래프트브로스 강기문 대표는 수제 맥주업계에 건실히 자리 잡았음에도 ‘코리안 위스키’ 영역에 발을 들이며 스스로 ‘이단’의 길을 택했다.
강기문 대표는 “발효를 하면 증류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맥주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그다음 단계인 ‘증류’에 대해 막연한 비전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위스키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몇몇 미국 맥주 양조장에서 증류를 병행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전했다. 위스키 주조 공정의 60% 정도가 맥주 주조 공정과 같기에 위스키 영역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크래프트브로스는 ‘이단아’의 길을 걷는다. 맥주를 증류한 ‘IPA 뉴본’, 다른 증류소와 협업한 블렌디드 위스키 등 전통적인 위스키 업계에선 보기 드문 시도를 이어간다. 일본 나가하마 증류소, 김창수위스키증류소, 다홍바이오 등과 협업해 새로운 제품을 선보였다. “맥주업계에서 배운 열린 마인드를 위스키에도 적용했다”는 그의 말처럼, 협업을 통해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 간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3년 숙성 기간을 거쳐야 위스키다. 3년이 안 된 제품은 ‘뉴본’이나 ‘영 스프릿’이라 부른다. 크래프트브로스가 출시한 ‘뉴본(New Born)’도 그렇다. 크래프트브로스가 만들어갈 위스키에 대한 출사표인 셈이다. 그럼에도 지난 5월 열린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에서 싱글 몰트위스키 ‘뉴본 2024’와 블렌디드 위스키 ‘콜라보레이션 뉴본(Collaboration Newborn)’이 더블 골드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국내 최초로 IPA를 증류해 만든 위스키 ‘이파뉴본 2024(IPA Newborn 2024)’까지, 크래프트브로스의 독창적인 위스키는 눈여겨볼 만하다.
크래프트브로스 위스키의 특징은?
맥주와 위스키를 동시에 다루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헤리티지를 갖는 유명 위스키 브랜드들은 수백 년 역사를 어필하지만, 신생 증류소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홉이 들어간 위스키, 맥주를 증류한 제품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간다. 물론 엄밀히 따지면 위스키가 아닌 일반 증류주로 구분되지만, 이런 다양한 시도가 한국 위스키 시장 확장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맥주 증류소와 위스키 증류소를 병행하며 얻는 장점은?
맥주업계에서는 컬래버레이션이 매우 활발하다. 맥주업계의 열린 마인드가 위스키에도 적용되면서 다른 증류소들과의 협업에 능숙하다. 결국 위스키는 여러 캐스크를 블렌딩해야 제품이 나온다. 협업 노하우 덕분에 새로운 시도 측면에서 유리하다.
앞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열려 있는 셈이다
그렇다. 현재는 맥주를 증류한 위스키나 진 등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제 숙성 기간이 2년 정도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변하고, 그 제품으로도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로운 맛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코리안 위스키를 정의하자면?
확답하기 어렵다. 한국산 재료로, 한국에서 만든 위스키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당장 벌써부터 범위를 좁히면 시장이 성장하기 어렵다. 당장은 한국에서 위스키를 향한 다양한 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크래프트브로스 위스키의 비전은?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고 싶다. 다양한 블렌딩, 해외 증류소와의 협업을 이어갈 것이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 만들더라도 맛있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