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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파트2], 영웅이자 재앙의 탄생

영화 [듄: 파트2] 리뷰 [Editor's review]

  • 입력 2024.03.05 19:10
  • 수정 2024.03.26 09:05
  • 정지환 에디터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br>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아트레이데스 가문이 황제의 힘을 업은 하코넨 가문의 모략으로 멸문했다. 폴 아트레이데스(티모시 샬라메)와 어머니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퍼거슨)는 사막으로 도망쳐 사막 부족 ‘프레멘’ 집단에 합류한다. 프레멘 부족에는 메시아가 당도해 자신들을 구원할 것이라는 예언이 있다. 폴이 예언에 따른 행보를 보이면서 프레멘 부족은 폴을 메시아로 여긴다. 프레멘의 메시아이자 지도자가 된 폴은 하코넨 가문과 황제를 향한 복수전을 펼친다.

 

‘듄’ 시리즈는 프랭크 허버트가 1965년도에 출간한 동명의 SF 대하소설이 원작이다. 소설 ‘듄’은 역사상 최고의 SF 소설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사실상 현재까지 나온 스페이스 오페라 작품에서 듄의 영향을 받지 않은 작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필자가 애정하는 ‘스타워즈’ 시리즈도 듄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듄: 파트2>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과 비교된다. 시리즈의 두 번째 영화인 만큼 세계관 구축과 해소에 부담이 없어 전후 작품에 비해 전개가 자유롭다는 점이 그렇다. 또, 듄과 스타워즈 세계관을 안다면 폴과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서사가 유사하다는 점을 이해했을 것이다.

 

<듄: 파트2>는 영화 내내 메시아 운명을 거부하던 폴이 결국 운명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그린다. 프레멘 부족을 해방으로 이끌고 가문의 복수를 행하지만, 한편으론 프레멘 부족을 전쟁으로 이끌고 듄 세계관 속 전쟁의 시작을 야기하는 셈이기도 하다. <듄: 파트2>는 그런 의미에서 영웅이자 재앙의 탄생을 그리는 작품이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br>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에서 인상깊은 건 챠니(젠데이아)의 서사다. 듄은 전형적인 메시아 서사를 따른다. 메시아로 각성하는 폴의 모습은 감동적이지만, 한편으론 전형적이다. 원작 소설 속 챠니는 수동적인 인물이다. 예언의 일부로서 폴의 서사에 기능할 뿐이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챠니를 운명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주체적 인물로 각색했다. 메시아 앞에 모두가 무릎 꿇는 매 순간, 운명이란 중력을 거슬러 우뚝 서 있는 건 챠니 뿐이다. 챠니라는 존재가 듄의 각본에 입체적인 매력을 더한 셈이다.

 

페이드 로타(오스틴 버틀러)의 등장도 인상깊다. 그가 처음 등장하는 기에디 프라임 행성 장면은 흑백으로 연출한다. 짙은 명암 대비와 오스틴 버틀러의 광기 어린 연기가 어우러져 페이드 로타라는 인물의 잔혹함을 표현한다. 새삼 오스틴 버틀러라는 배우의 강렬한 아우라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br>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듄: 파트2>는 할리우드 최고로 꼽히는 제작자가 모두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독은 시각적 묘사의 장인으로 꼽히는 드니 빌뇌브, 음악은 할리우드 최정상 작곡가 한스 짐머가 맡았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최고로 꼽히는 배우들이 즐비하다. 뛰어난 연출과 시각효과, 배우들의 명연기로 영화는 프레임 단위로 눈이 즐겁다. 모레 벌레와 함께하는 전투 장면은 전율의 연속이다.

 

광활함과 웅장함을 표현할 때 카메라를 수직, 수평으로 움직이는 연출이 많고, <다크나이트>에 <라이온 킹>을 버무린 듯한 음악이 고막을 자극한다. 최대한 좋은 상영관에서, 가능한 음향 시설이 좋은, 이왕이면 ‘아이맥스’에서 듄을 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것이 ‘덕후’의 마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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